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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왜 왔어?
정해연 지음 / 허블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일명 '날' 3부작으로 유명한 정해연 작가의 신작 소설 『우리 집에 왜 왔어?』는 제목이 어떻데 받아들이냐에 따라 여러 의미로 뻗어나갈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정해연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사랑의 민낯과 반려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총 세 편(「반려, 너」, 「준구」, 「살煞」)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는 구성이다.
가족이라는 소재는 너무나 흔하지만 우리가 가족이라는 단어에서 갖는 당연한 기대를 벗어날 때 오히려 그 빚나감에서 오는 오싹함이 분명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또 한번 파격적인 소설을 선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반려, 너」는 호두라는 반려견을 통해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 정인과 치훈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시작은 굉장히 로맨틱해 보이지만 실제 호감의 감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서로가 기대했던 속도의 차이가 둘의 관계를 끝맺게 하지만 치훈은 정인의 거절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호감이 공포로 바뀌는 것이 정말 한 순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이 서로의 자상함과 사려 깊음에 호감을 느꼈을지언정 관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의 차이는 분명 있을 것이고 결국 더 이상의 깊은 관계를 거절한다고 해서 거절한 이의 잘못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있음직한 치훈의 끊어지지 않은 구애는 무섭게 느껴진다.

「준구」의 경우에는 가족을 책임지는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인 준구가 어느 날 딸의 납치 사건 이후 평범했던 일상이 파괴되고 결국 유괴범의 요구에 따라 범죄에 가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행해지는 돌발행동이 과연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왠지 조마조마하게 생각하며 읽게 되는 작품이다.
마지막 「살煞」은 제목부터가 오싹한데 완벽하기 그지없었던 선경의 가족이 큰딸 수영의 원인 모를 병으로 인해 무너지고 선경은 그런 상황을 다른 사람들이 알까 쉬쉬하는 가운데 우연히 누군가가 수영에게 살을 날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게 그것이 가족 중에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완벽하다고 여겼던 가족들, 그렇지만 그것은 선경의 허상이였을까 싶으면서 과연 선경은 어떤 결정을 할 것이며 그 말이 사실이라면 누가 왜, 어떤 이유로 그렇게 했을지를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가장 가깝고 의지해야 할 존재들 사이의 균열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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