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고통이 의미를 상실할수록

경미한 고통조차도 견딜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에게는 고통을 지붕으로 덮어주고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어떤 의미연관도, 서사도, 더 높은 심급이나 목적도 없다.

고통을 주는 완두콩이 사라지면

인간은 부드러운 매트리스로 인해 고통 받는다.


- 한병철, 『고통 없는 사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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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다운 교회 - 영광스런 목회와 가슴벅찬 신앙생활 설명서
신호섭 지음 / 다함(도서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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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이미지가 그 어느 때보다 처참하게 훼손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고, 최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유독 막말을 일삼는 목사들이 전면에 나서며 교회의 얼굴이 된 탓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이전부터 이미 한국교회는 온갖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물론 지나치고 편파적인 비판도 분명 있었지만(어느 비판이 그렇지 않으랴), 또 그런 말들이 나온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기도 했다.


교회란 무엇인지, 교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지 생각해 보지 않은 채, 아니 알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이 경우에도 교회에 관한 생각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이른바 몸으로 부딪히면서 익혀온 교회관을 갖고 있는 케이스다. 교회마다 다른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지라, 종종 어떤 전통은 외부인이나 신입에겐 이해가 되지 않은 모습일 때도 있다.


하지만 교회가 어떠해야 한다는 것은, 그저 개별 교회에 속한 사람들이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 위에 세워졌고, 그에 따라서 운영되어야 하는 조직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름은 교회라고 해도 실제로는 하나님의 이름을 붙인 친목모임에 불과할 수 있다. 이 책은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에서 설명하는 성경적인 교회론이 무엇인지를 설명해 준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교회란 무엇인가 하는 정의를, 2부에서는 교회 내 각 직분에 관한 설명을, 3부는 예배의 요소를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 4부에서는 앞서 포함되지 못했던 가정, 사회, 국가에서의 교회의 역할을 설명한다.


전반적으로 교회란 무엇이고,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해 잘 정리하고 있다. 여기에 일선 목회 현장에서 저자가 듣고 경험한 실제적인 이야기들까지 섞어서 풀어내고 있어서 지루함도 덜어준다. 결국 이런 책은 교회에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책이니 좋은 방향 설정이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교회 내 직분을 다루는 2부가 가장 흥미롭게 와 닿았다.


이론과 현실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조언들이 담겨 있어서, 실제 목회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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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는 우리의 전신을 마사지합니다.

몸만이 아닙니다. 정신과 영혼도 매만집니다.

그 손길에는 영적 터치가 따라옵니다.

미디어는 내용을 담아 나르는 전달의 도구만이 아닙니다.

미디어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시각 중심의 멀티미디어는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기본값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책이나 설교와는 매우 다른 전달 방식이며,

세계관의 형성 효과를 가집니다.


신국원, 『AI의 파도를 분별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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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5-15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위 글귀를 보니 갑자기 비디오드롬이란 오랜된 영화가 생각나네요.박찬욱감독에게도 많은 영감을 준 83년도 컬처영화인데 시각매체인 비디오가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잠식하는지 잘 보여준 작품이지요
 


영상 각도를 토대로 상황을 복구하면,

누군가 바로 앞에서 죽어가고

소방당국과 의료진, 시민이 응급처치에 나서는 와중에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렌즈를 현장에 겨누고

녹화 버튼을 누르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10.29 참사 당시 촬영된 영상이 증언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다름 아닌 구경꾼들의 존재.


김인정, 『고통 구경하는 사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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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유다 사람들을 향한 심판의 이유는

‘예배의 부족’이 아니라 ‘정의의 부족’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 교회도 귀 기울여야 할 메시지입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 역시

종교적 예배의 부족이 아니라 사회적 정의의 부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한국 교회의 근본적 문제는

예배자의 사회적 삶 속에서 정의가 실천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해 봅니다.

이사야의 선포처럼 이스라엘의 희생제사, 기도, 절기 예식 등을

하나님이 확 뒤집어엎으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당시 유다와 지금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정의로운 삶’이지 ‘경건한 종교의식’이 아닙니다.


- 차준희, 『6개의 키워드로 읽는 이사야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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