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의 키워드로 읽는 이사야서 LTC 주제강연 6
차준희 지음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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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유니온에서 진행했던 LTC(Leadership Training Course)에서 했던 강의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당시는 코로나가 한창이라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었고나도 그 참가인원 중 하나였었다.


이 강의는 구약 성경에서 읽기가 쉽지 않은 이사야서를 다룬다우선 그 볼륨도 클뿐더러예언서 특유의 각종 상징들이 잔뜩 등장하기 때문에 전체 윤곽을 갖는 것도 쉽지 않은 책이다저자는 단순히 1장부터 설명해 나가는 방식 대신소명예배평화고난 받는 종선교하나님의 영이라는 여섯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책 전체를 훑어보는 방식을 취한다괜찮은 방식이다.


또 한 가지선지자의 예언을 이해하기 위해서저자는 이 책이 크게 세 시기에 걸쳐 기록되었다는 본문비평적 관점을 취하는데여기에 제1, 2, 이사야라는 명칭을 붙인다각각 주변의 인근의 강대국의 변화에 따라 아시리아바빌론페르시아 주도기라고 시대를 특정한다. (최소세 명의 인물이 이사야라는 이름으로 이 책을 기록했다는 것.(이 부부분에 관해선 충분히 다른 관점도 가능하다)


이사야라는 책에 관해 전반적인 윤곽을 그리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주석과는 다르기에 모든 구절들을 하나하나 살피는 건 아니지만이사야라는 방대한 책을 처음 공부하는 거라면 이 정도의 해설도 좋을 것 같다이 책이 주석책은 아니지만일부 본문에 관해서는 간략하면서도 좋은 주석들이 담겨 있어서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다이사야라는 책에 관해 전체적으로 건전한 소개를 담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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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결코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과거를 불러내고 미래를 예측한다.

마치 미래가 다가오는 속도가 너무 더뎌서 재촉이라도 해보려는 듯이,

또는 너무 빨리 날아가 버린 과거를 붙들어 두기라도 할 듯이 도로 소환해 낸다.

인간은 얼마나 슬기롭지 못한지 제 몫이 아닌 시간 속을 헤매고,

반면에 유일하게 스스로 어찌해 볼 수 있는 시간에 관해서는

조금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 블레즈 파스칼, 『팡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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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뱃속 창작그림책
명은주 지음 / 고래뱃속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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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약 1/3을 쏟는 일이 바로 잠이다아주 어린 시절에는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잠으로 보내다가자라면서 점점 자는 시간이 줄어들어 가끔은 밤잠을 설치면서 뭔가를 하기도 한다늙으면 잠이 줄어든다는 말도 있지만사실 깨어있는 시간이라고 해서 모두 명료한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 어쩌면 다시 잠자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잠은 꿈꾸는 시간이기도 하다다양한 제약들로 현실 속에서는 이루지 못했던 일들이 꿈속에서는 무의식의 도움을 받아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기도 한다어떤 경우 그건 간절히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기회이자 기쁨이기도 하지만물론 악몽과 같은 일들도 있다어찌되었든 잠은 그렇게 인간 상상력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그런 잠을 대체로 좋아했던 것 같지만(학생 때는 왜 이렇게..), 또 항상 잠을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늦은 밤까지 해야 할 일(시험 공부라던가게임이라던가)이 있다면 잠은 언제나 늦추고 싶은 불청객이었고그보다 조금 어렸을 때는 사춘기와 연결되어서 죽음에 관한 감각의 한 자락을 마주하는 것 같은 두려움도 있었다최근엔 침대에 누워도 쉽게 잠이 들지 않아서 더 걱정이지만.



서론이 길었다이 책은 잠에 관한 심리적사회적 연구를 담은 게 아니라그림책이다큼지막한 판형에딱 동화 같은 그림체로잠이 들지 못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재미있게 그려낸다.


재미있는 건 작가가 잠에 빠져 들어가는 것을 정말로 어떤 구멍 속으로 빠지는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부분이다교실이든 침대든심지어 버스 안에서도잠이 드는 사람 밑에는 어김없이 커다란 구멍이 하나씩 만들어진다필요할 때마다 그런 구멍을 만들어서 잠에 빠질 수 있다면 참 편할 것 같다.


그림이 귀여워서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자기 전 읽어주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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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은 없지만 욕구는 가득 - 뚜렷한 취향도 나만의 색깔도 없지만 그래도 괜찮아
이솜 지음 / 서랍의날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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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이 말을 하고끊임없이 일을 벌이고사고 또 사면서 항상 채우지만또 그렇다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고시에서는 금세 지쳐버리고잠도 일찍 드는 작가가 쓴 에세이이렇다 할 분류에 딱 맞아떨어지지도그렇다고 뭔가에 엄청난 두각을 나타내며 인정을 받는 것도 아니지만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충만한 작가는지나친 염려와 불안걱정실패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들을 내려놓고하루를 잘 살아가는 게 최고라는 자신의 깨달음을 조심스럽게 내어놓는다.


사실 우리 대부분이 그렇지 않던가예전엔 혈액형요새는 MBTI(사실 이것도 예전에 유행이 한 번 돌긴 했었다)에 따라서 나를 이런저런 틀에 따라 분류하고 따로 담는 게 유행이지만어느 날에는 이쪽에또 다른 날엔 저런 사람인 듯한 기분이 드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70억이 넘는 인류를 겨우 열댓 가지의 분류로 나누는 게 애초에 말이 될 리가 없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 사는 법이 어딘가 법전이나 신전의 벽에 적혀있기라도 한 것처럼 살아가곤 한다모두가 그것을 따르기만 하면 좋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비슷한 꿈을 꾸고비슷한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삶을 점점 더 팍팍해지고간절히 바라던 것이 어느 순간 버거워짐을 깨닫게 된다하지만 그 트랙에서 벗어나면 큰일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니 한숨 자고 일어나서 다시 달려간다.






유통기한이 끝난 꿈이라도유효기간이 지난 건 아닐 수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작가의 어머니가 공부를 시작하셨다는 이야기와 함께 등장하는 표현인데이전보다 훨씬 더 바쁘게 하고 싶은 일들을 하시며 보내는 어머니도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우리 어머니도 이젠 그렇게 사셔도 좋을 텐데.


결국 중요한 건남에게 내가 어떻게 비출까 하는 게 아니라내가 정말로 행복할 수 있느냐다물론 다른 사람들의 인정도 행복을 느끼게 만드는 한 요소이긴 하지만그렇게 만들어진 자의식이 제제로 우리를 지지할 수 있을 리 없다마치 별풍선에 목매는 BJ처럼 점점 자극적이고 꾸며낸 모습에 집착할 수밖에뒤에 남는 공허함은 자신의 몫이고.



요즘 들어 살면 얼마나 산다고라는 식의 생각을 종종 한다사람들의 눈치를 보고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당겨서 걱정하고그렇게 삶에서 즐거운 일들은 늘 언젠가라는 뒤로 미루기만 하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모습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일까그러고 보면 최근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은 조금 답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또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는 거니까.


조금은 가볍게 살아다는 건 생각 없이 대충대충 시간을 보낸다는 것과 다르다이쪽은 삶을 좀 더 밀도 있게 살아갈 수 있는 한 가지 방식인 반면저쪽은 그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사실 책이 뭔가 대단한 길을 알려주거나 방식을 소개해주는 건 아니다다만 우리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는하지만 굳이 지지 않아도 되는 짐을 잠시 내려놓고 나를 찾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필요하다는 메시지는 충분히 도움이 된다책 후반부에는 살짝 무게감이 느껴지는 글도 몇 개 있지만전반적으로는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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