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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열애
진 에드워즈 지음, 최요한 옮김 / 죠이선교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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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진 에드워드를 처음 만난 건 고등학생 때였다. 당시 나는 교내 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1년 선배가 “세 왕 이야기”라는 책을 빌려주었다.(그 선배 잘 지내시나) 사울과 다윗, 그리고 압살롬이라는 세 인물의 관계를 특별히 내면에 집중해서 풀어내는 독특한 작품이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바로 그 진 에드워드가 쓴 또 하나의 유명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근래에 서로 독립적인 사람들로부터 두 번이나 추천을 받았던 책이라 직접 읽어보기로 했다. 마침 구름책방과 협업관계인 죠이북스에서 나온 책이었다.





책은 제목처럼, 하나님의 열렬한 사랑을 묘사한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의 성경의 전 역사 가운데, 끊임없이 그분의 백성들을 사랑하셨던 하나님의 이야기다. 그런데 이 묘사를 신학적 서술로 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로 그려낸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작가는 문학적 상상력을 말 그대로 폭발시킨다.


작가가 작품에서 그려내는 상상력이 꽤나 파격적이다. 흔히 신학적 용어 안에서 “안전하게” 묘사되는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라, 마치 남녀 사이에서 주고받을 법한 짙은 밀어 같은 느낌이다. 마치 중세의 유명한 신비주의자였던 아빌라의 테레사가 했을 법한 고백 같은 느낌이랄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상상력이 “신학적 구토반사”를 일으킬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검사를 위해 내시경 기구가 식도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는 걸 그대로 느껴야 했는데, 그게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닌지라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헛구역질이 올라오는 걸 피할 수는 없었다. 반사작용이라는 게 그런 거다. 특히나 나처럼 신학에 절여져(?) 있는 사람들은.


하지만 이걸 문학으로 본다면, 그리고 그 문학 속에서 발견되는 신학적 설명이 우리가 익히 배워온 그것과 조금 다르지만 또 아주 멀지는 않다는 사실을 안다면 조금은 진정(?)할 수 있지 않을까.





작품 전체에 걸친 강렬한 사랑의 묘사가 인상적이다. 아가서에서 볼 수 있는 노골적인 성애적 묘사를 넘어서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해 보면 성경 속 묘사되는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상상력을 아득히 초월하는 그런 것일 게다. 이런 식으로라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상력의 한계를 깨뜨려주는 작업이 종종 있지 않다면, 우리의 상상 속 하나님은 점점 쪼그라들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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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리더십에

명확하고 선명한 ‘비전 선언문’과 ‘달성 가능목표’가 포함되면,

즉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겠다는 집착이 리더십의 일부가 되면,

우리의 따르는 능력은 위축된다.

우리의 주된 정체성이 ‘리더’가 되면

‘팔로워’라는 지위는 주변적인 것으로 전락하는데,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관심은

바로 이 팔로워 지위에만 쏠려 있는 것 같구나.


유진 피터슨, 『젊은 목사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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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 전쟁의 기원에서 미래의 전쟁까지, 한 권으로 읽는 전쟁의 세계사
제러미 블랙 지음, 유나영 옮김 / 서해문집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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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퍽 거창하다. 그리고 읽다보면 제목만이 아니라 정말로 제목에 쓰인 내용을 담으려고 책을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은 연대순을 따라 인류가 경험한 주요 전쟁들, 혹은 재구성된 전쟁의 상황들을 열거한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그 이전의, 자연(혹은 짐승들)과의 투쟁까지도 언뜻 언급이 된다. 말 그대로 인류가 싸워온 역사를 그대로 다루고자 한 것.


당연히 이 방대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그것도 보통의 벽돌책과는 다른 정도의 양에 담아내는 건 쉽지 않다. 때문에 서른아홉 개의 작은 장들에 간단히 소개하는 식으로 책은 구성된다.





이렇게 요약적으로 훑어보는 의미는 어떤 게 있을까? 언뜻 드는 생각은 이런 이야기를 굳이 책으로까지 엮어야 했을까였다. 당장 위키백과 검색만 하더라도 이 정도의 간략한 요약보다 훨씬 더 자세한 설명을 찾을 수 있는 시대니 말이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어쩌면 이 구성 자체가 이 책에서 중요한 부분일 지도 모르겠다는 결론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이런 식의 서술에서는 서양에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 서양의 제국주의의 식민지로서의 아시아 정도를 서술하는데 그치는데, 이 책에서는 중국과 인도에서 활짝 폈던 영광스러운 문명의 이야기들도 등장하고, 임진왜란이나 정유재란도 소개된다. 하지만 역시 그 분량에 있어서는 서양 쪽이 월등히 많은 건 어쩔 수 없는데, 이건 아메리카 쪽의 역사까지 서양으로 구분할 경우 더 강화된다.


또 하나, 통상 이런 책들은 역사를 통시적으로 조망하면서도 그 중에 어떤 주제를 잡아 집중적으로 설명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 책의 경우 그런 것도 잘 보이지 않는다. 무기의 역사라든지, 전투 방식의 역사, 혹은 전투의 목적 같은 부분에 집중할 만도 했는데 말이다. 결과적으로 책을 읽는 내내 좀 산만하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물론 좀 더 깊은 내용을 원한다면 아주 만족스러운 책은 아닐 듯하다. 하지만 교양 수준으로, 전쟁사라는 부분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보는 데는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겠다. 일단은 서술에서 특별히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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