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들과 매우 유사한 사람들로 건축에 대한

물리지 않는 욕구를 불태우는 건설족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둥근 것을 네모반듯하게 바꾸었다가

다시 네모반듯한 것은 둥글게 바꾸어 놓기를 반복합니다.

이들의 욕망은 도무지 끝을 모르고 적당한 타협을 알지 못하여,

마침내 거주할 공간이나 먹고 살 음식물이 전혀 남지 않는

극단적인 궁핍에 처할 때까지 이를 추구합니다.

 

- 에라스무스, 우신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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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위기에 몰린 에단(톰 크루즈)IMF(Impossible Mission Force). 정체불명의 조직에게 납치되어 죽을 뻔한 위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에단은 곧 자취를 감추고, 그의 팀 역시 CIA에 의해 해체되어 팀원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에단을 납치했던 것은 신디케이트라는 이름의 테러조직이었고, 그는 비밀리에 팀원들을 재결집해 그 신디케이트의 음모를 막기 위해 나선다.

 

 

 

 

2. 감상평 。。。。。。。  

 

     언제나 새로운 기술과 상상력을 보여주는 미션 임파서블이다. 사실 스토리 자체는 그리 볼 게 없다는 게 안타깝지만.. 이 정도 저력에 탄탄한 내러티브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겠지만, 초기 작품들 말고는, 나올 때마다 신기술이 등장한다는 것 말고는 그닥.. 더구나 지난 편의 토끼발사건(?)도 있고, 이제 주인공 톰 크루즈도 50대 중반에 이르러 전과 같은 활동력을 보여주기도 힘들고..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역시 숨을 참고 3분 동안 모두 해내야 하는 침투공작과 작중 모로코에서 벌어지는 레이싱 추격 장면. 한쪽은 보는 사람의 숨도 막히게 만드는 긴장감을 주고, 다른 쪽은 박진감을 준다. 여기에 히로인 일사로 등장하는 레베카 퍼거슨의 몸매를 드러내주는 수영복신도 하나 끼워 넣고.

 

 

 

     하지만 문제는 앞서도 말했던 것처럼 이런 장면들을 하나로 엮어낼 만한 강한 논리적 연결이 부족하다는 점. 각각의 에피소드 자체는 물론 재미있지만, 다 보고 나면 과연 그 장면이 이야기의 전개상 꼭 그 자리에 있어야 했는가 싶은 허탈함도 지울 수가 없다. 심지어 영화 막판은 너무나 고전적인 트릭과 벼랑 끝 협상 같은 걸로 끝나고 있으니..

 

     하지만 뭐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보는 이유는 역시 볼 꺼리 쪽이니까. 킬링타임용으로 생각하면 그보단 더 재미있고, 가벼운 오락영화로는 확실히 나쁘지 않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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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우리가 복종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못합니다.

우리가 복종을 거부하면 그들의 힘은 사라집니다.

그걸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아주 작은 일 하나도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모두 영웅적인 행동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일만 해도 됩니다.

그러면 역사의 어느 시점엔가 작은 일 수백만 개가 하나로 뭉쳐 변화를 가져옵니다.

 

- 하워드 진, 역사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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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그 목격자들 - 목격자들의 증언인 복음서
리처드 보컴 지음, 박규태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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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70여 페이지에 달하는 미주를 제외하고 본문만 약 800페이지가 되는 이 책(논문)을 읽기 위해서는 먼저 양식비평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양식비평이란 복음서를 이해하는 하나의 시도로, 복음서의 기록자들이 그 안에 기록된 사건들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람들과 꽤 긴 시차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차로 인해 복음서에는 원래 일어나지 않았던 여러 이야기들이 담겨 있으며, 여기에는 그 책을 기록했던 사람(혹은 사람들)이 속해 있는 공동체의 사상과 배경이 들어있다는 것.

 

     여기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시차공동체’, 그리고 기록자를 둘러싼 정황의 삽입이다. 복음서가 실제 사건이 일어난 후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 기록되었고, 그 기록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그 과정에서 여러 후대의 관점들이 삽입되었다면, 그 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치게 순진한 행동이 되어버린다. 양식비평은 이 순진한 종교적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복음서에 끼어 있는 후대의 녹을 제거하기 위한 행동에 나선다. 소위 역사적 예수 연구예수 세미나’, ‘신학이 배제된 실제의 예수 찾기같은 용어나 움직임들은 이런 일환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리처드 보컴은 이런 기존의 주류 해석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는 파피아스의 증언을 통해, 복음전승이 애초에 전승의 기원이 되었던 목격자들과 계속해서 생생히 결합되어 있었다(65)는 견해를 내세우면서, 복음서에 등장하는 다양한 종류의 이름들에 주목을 한다. 복음서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각각의 에피소드를 교회 공동체에 전달해 준 증인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왜 복음서에 굳이 비중이 상당히 작은 인물들의 이름이 실려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동시에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실명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도 설명해준다.)

 

     저자에 따르면, 세 공관복음서(마태, 마가, 누가복음)가 열두 제자의 명단을 세심하게 보존하고 있는데, 그것은 그들이 공관복음서가 의존하고 있는 전승 모음을 형성한 공식적인 목격자 집단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저자의 독특한 주장은 이들 증인들과 복음서의 저자들 사이에 비교적 짧은 간격(아마도 직접 전해 듣거나, 한 사람 정도의 중개자를 통해)만 있었다는 부분이다.

 

     물론 이 과정은 대개 구술전승으로 이어져 왔을 터. 하지만 저자는 실제 현대에 남아 있는 구술전승에 관한 연구를 인용하면서, 사람들이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전승의 경우 그 내용이 실제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은 채 수백 년 동안도 이어져 내려올 수 있다는 사실을 덧붙인다.

 

 

     저자의 논지를 종합하면 이렇다. 복음서는 목격자의 증언이 직접, 혹은 짧은 시간을 두고 신뢰할 만한 전달자를 통해 기록된 책이다. 즉 복음서는 후대의 사람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재구성한 내용이 아니라, 원 증인들의 목소리가 담긴 책이라는 것. 이 모든 과정은 광범위한 고대 문헌연구를 통해 뒷받침 되고 있다.

 

     물론 저자의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 증언이 진실인가 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결론부에서 저자는 복음서에 기록된 일들과 같이 다시 반복되지 않는 사건들은 증언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역사기록으로서의 성격을 획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과도한 역사실증주의는 일종의 지적 자살이며, 애초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기본적으로 신뢰할 만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

 

 

2. 감상평 。。。。。。。

 

     중간에 이런저런 행사와 일들이 끼어 있긴 했지만, 꽤나 오래 손에 들고 있었던 책이다. 두께도 두꺼운 데다가, 책 자체가 논문의 형식이라(종종 한 페이지 전체를 차지해버리는 각주들과 그냥 지나가는 것 하나 없이 일일이 논증을 해야 하는 그 철저함 등등) 그냥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다만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신학적 의미와 파장은 그리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다. 관련된 논의에 대해 언뜻이라도 들어봤던 사람이라면, 저자가 말하는 내용을 그냥 지나칠 수 없으리라.(‘이게 뭔 소리야하면서 심술이 섞인 불평이나 비판을 하거나, ‘그래, 이거야하면서 열심히 귀담아 듣거나)

 

 

     앞서 설명한 양식비평의 논의가 시작된 이후, 복음서에 관한 연구는 말 그대로 그 책을 면도칼로 난도질 한 후, 핀셋으로 자신이 원하는 문장들만 끄집어 내 새로운 문장들을 만드는 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 시작은 예수의 실제 모습을 찾아내겠다는 야심찬 의도였을지 모르지만, 결국 이 과정을 거친 후 남은 것은 지극히 현대적인 모습의 예수, 연구자에 따라 제멋대로 만들어 낸 또 하나의 가상의 인물이었을 뿐이라는 점이 아이러니였다. 그런데도 복음서에서 시작된 이런 식의 태도는 성경의 나머지 부분을 연구하는 데에도 별다른 고민 없이 그대로 적용되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이 나온 이후, 이제 더 이상 그런 식의 시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결코 학술적인 태도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생기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이 양식비평을 비판하기 위한 책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양식비평에서 주장하고 있는 대전제들을 모두 부정하는 논거를 상당히 설득력 있게 진행시키고 있으니까.

 

 

     물론 오래된 문헌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든 연구가 그렇듯, 이 책의 핵심 주장이나 논의들 역시 해석의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 책의 내용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까지가 한계라는 것. 하지만 저자가 책의 마지막 장에서도 말했듯이, 이 책의 주장을 부정하는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또 문헌에 대한 이 책의 해석이 잘못임을 보여줄 수 있는 상당한 수준의 주장이 등장하기 전에는, 이 정도라면 신뢰해도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에게나 읽어보라고 추천하기에는 어려운 책이지만, 복음서의 기록과정이나 역사성에 관해 진지하게 물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 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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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책 - 사춘기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불온서적들
이재익.김훈종.이승훈 지음 / 시공사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1. 요약 。。。。。。。

 

     책을 쓴 세 명의 공저자는 모두 SBS 피디로 입사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입사해서 그들이 한 일도 두 시 탈출 컬투쇼김창렬의 올드스쿨같은 예능성 짙은 프로그램을 맡았고. 저자이력을 보니 이 세 명은 얼마 전부터 씨네타운 나인틴이라는 이름의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이 세 명의 피디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읽었던 책들 중 깊은 인상을 주었거나 큰 영향을 받은 것들을 뽑아, 그와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은 책이다. 크게 3부로 나눠져 있지만 한 사람이 한 부를 맡아 쓴 것은 아니고, 세 명의 저자가 쓴 글들이 (정확히 순서대로는 아니지만) 교대로 실려 있다.

 

     제목인 빨간 책은 여기에 소개되고 있는 책들이 일반적인 권장도서목록에 들어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소개 되는 책들은 대부분 직접 읽어 볼만한 것들이다.

 

 

2. 감상평 。。。。。。。

 

     다니는 도서관 신간코너에 꽂혀 있길래 집어 온 책이다.

 

     이런 기획의 출판에 직접 참여해 본 적이 있다. (물론 그 때는 겨우 한 꼭지의 글만 실었을 뿐이었지만.) 역시 이런 기획에서 중요한 건, 각각의 글들의 수준을 맞춰 가는 부분이다. 일단 저자가 한 사람이 아니고, 소개되는 것이 책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그 분야도 깊이도 제각각인 형편이니까. 특히 시종일관 툭툭 장난스러운 문장들로 분위기를 깨는 이승훈 같은 경우는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이건 개인의 취향이니까 나와는 다른 느낌을 받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개중에는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도와주는 글들도 있다. 가장 앞에 실린 100°C’에 대한 소개인데, 역시 편집자로서도 임팩트 있는 글을 앞쪽에 배치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나보다.(재미있는 건 이것도 이승훈의 글이라는 점 ㅋ)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리 기억에 남는 글들은 별로 없다. 300페이지가 훨씬 넘는 책을 읽을 것 치고는 좀 초라한 결론이다. 일관된 맥이 없이 중구난방으로 흩어지는 느낌이 강하고, 쉽고 재미있게 써야한다는 생각이 있어선지 군더더기도 많아졌다.

     뭐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일종의 독서 로드맵을 얻으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소개하고 있는 책들의 면면은 떨어지지 않지만, 그걸 잘 소개했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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