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마카오에서 여행 가이드를 하다가 친구와 함께 여행사를 차렸지만, 바로
그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빈털터리에 빚까지 잔뜩 지게 된 지연(임수정). 어느
날 일하고 있던 바에서 동료가 전해준 전단지를 받는다. 마카오
카지노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는 회장의 간병인을 구한다는 것. 면접을
보러 간 자리에서 회장의 아들인 성열(유연석)로부터
제안을 하나 받게 된다. 회장의
유언장에 따르면 그가 죽으면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게 되어있는데, 지연이
회장과 결혼해 유산을 받게 되면 그것을 자신과 반으로 나누자는 것.
돈을 빌려준 폭력배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지연은 제안을 수락하고, 성열은
아버지이자 회장이 좋아할 만한 여자로 그녀를 만들어 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단순한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니었고, 영화의
절반은 아직 남아 있었다.

2.
감상평 。。。。。。。
영화 포스터는 뭔가 에로티시즘이 가미되어 있는 작품처럼 그려놨지만, 내용은
좀 다른 장르였다. 아, 주인공이
임수정이라는 걸 깜빡했다. 요새
어지간한 영화들에는 여배우들이 벗고 나와 눈요깃감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지만, (물론
모든 노출이 B급으로
불릴 이유는 없다) 임수정은
그렇게까지 해서 떠야겠다는 압박감과는 거리가 좀 있는 배우다.(비슷한
캐릭터로는 감아중, 김하늘, 송혜교
등등)
영화의 초반은 돈을 위해 고집불통의 심술 맞은 회장에게 접근하는 작전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거의
50분
정도 이어지는, 이
약간은 발칙하면서도 잘 짜인 계획은 꽤나 흥미롭게(딱히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니까) 진행된다. 시간이
벌써 이만큼이 지났나 싶을 정도로.
중반을 넘어서면서 영화는 급격하게 분위기가, 아니
장르가 달라진다. 축제
같았던 호화요트 생활이 끝나고, 육지로
올라오면서 이제는 사건과 그것을 감추고 조작하려는 사람들 사이의 머리싸움으로, 마지막
얼마 동안은 잠시 스릴러 같은 느낌까지도 준다. 일종의
반전을 목적으로 한 ‘더
거대하고 오래된 음모’인데, 뭐
그 자체로 나쁘진 않았지만 덕분에 영화 속에서 좀 더 깊게 할 수도 있었던 ‘고민’이
사라진 점은 아쉽다.
예컨대 영화 속 지연이 회장에게 접근하는 과정은, 물론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그 자체로 꽤나 오래된 윤리적 질문이기도 하다. 결혼이란
무엇인지, 또
그 목적과 방식은 어떠해야 하는지 하는 것 같은. 하지만
영화를 속도감 있게 진행시키려다보니 지연의 고민은 지나치게 짧게 끝나버렸다. 또, 여기에
성열이라는 캐릭터가 지닌 복잡한 감정 역시 좀 밋밋하게 끝나버린 느낌.

임수정, 유연석이라는
두 배우를 보는 맛은 확실히 있다. 임수정은
그렇게 힘주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영상을 만들었고, 유연석도
그런 베타랑 연기자인 임수정 앞에서 나름 괜찮은 연기를 했다. 그리고
영화의 초중반 무게를 잡아 준 이경영도 빼놓을 수 없고.
다만 영화 제목 센스는 꽝이다. ‘은밀한’이라는
단어가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었고, 이건
영화 포스터와 함께 그저 떡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동명의 영화들이 이미 있지 않던가. 차라리
영어 제목(Perfect Proposal)처럼
‘완벽한
제안’이
나을 뻔.(이쪽도
좀 심심했나..;)
뭐 나쁘진 않았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