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시작하자마자 동유럽의 가상국가 소코비아의 한 오래된 성에 자리잡은 적 기지를 공격하고 있는 어벤져스 팀. 가까스로 기지를 점령하고 적들이 연구하던 로키의 창을 획득해 온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초록색 괴물에서 돌아온 배너 박사(마크 러팔로)와 함께 창 속 보석을 베이스로 울트론이라는,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궁극의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오류로 괴물이 탄생해버렸다. 지구의 평화를 해치는 것이 바로 인간들이라고 판단한 울트론은 인류를 멸망시키고 다음 단계로의 진화를 위한 계획을 세운 것. 별 수 있나, 힘 합쳐서 물리치는 수밖에. 눈 덮인 소코비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욕, 서울까지 오고가는 범지구적 싸움이 벌어진다.

 

 

 

2. 감상평 。。。。。。。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 부은, 압도적인 영상들은 두 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눈을 자극한다. 지구의 남북, 동서를 오고가며 촬영한 이 거대한 영화는 스케일에서 만큼은 뭐라 덧붙일 말이 없을 정도. 물론 이 정도로 촬영했다면 오히려 이제는 그 내용을 알차게 채웠느냐에 더욱 관심이 가는 게 인지상정..

 

     어벤져스 팀이 보여주는 액션과 눈이 휘둥그레 해 지는 능력들은 필연적으로 그것을 사용할만한 대상, 즉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적들을 필요로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총알 따위는 비비탄인 양 튕겨내는 헐크와 천둥의 신 토르,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설치는데 어지간한 인간들은 상대도 안 될 테니까. 그래서인지 이들 팀이 싸우는 대상은 하나같이 휴머노이드 로봇들이다.

 

     하지만 어디 그 정도로 만족할까. 역시 강력한 최종보스가 필요한데, 이 영화에서는 그 역할을 울트론이라는 녀석이 차지하고 있다. 일단 울트론은 기본적으로 지능을 갖고 있는 엄청나게 복잡한 연산을 해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슈퍼컴퓨터 정도라고 할까. 물론 이 가공할만한 인공지능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의 네트워크를 장악하게 되면 그 위험이야 결코 작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어벤져스 팀이 눈에 보이지 않는 프로그램과 싸울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좀 때리고 맞고 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형태의 무엇인가가 필요했는데, 허수아비가 별로 강해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

 

 

 

     여기에 울트론이 굳이 그렇게 날뛰는 이유(지구의 평화를 위해 인류를 전멸시키고 더 진화한 새로운 종을 탄생시키겠다는) 역시 그닥 설득력이 없어 보이고, 이를 위해 녀석이 사용하겠다는 방식 역시 지나치게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훨씬 쉬운 방법들, 예를 들어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주요 요인들을 암살해버린다던가, 군부의 실권을 쥔 인물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포섭, 혹은 회유한다던가 하는 쪽이 훨씬 눈에도 덜 띄면서 쉬워보이는데, 굳이 도시 전체를 공중에 띄울 것까지야..

 

     화면이 전반적으로 어둡다. 일반상영관에서 봤기 때문에 더 그렇게 보였을지는 모르겠지만, 밝으면 밝을수록 실사처럼 만들기 위해 CG에 돈을 더 들여야 하기 때문에 그랬던 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그만큼 깊은 철학적 성찰이나 함의까지 담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했던 듯하다.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하는 만큼 각각의 캐릭터들에 기계적인 출연시간 배분을 하는 문제나, 그래픽 쪽에 더 많은 고민을 했던 듯. 뭐 오락영화로서야 그닥 나쁘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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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 우리가 자신에 대해,

그리고 그리스도의 제자 된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정직하다면,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과 경험을 표현할 기회를

자주 얻게 될 것이다.

 

- 릭 리처드슨, 스타벅스 세대를 위한 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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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피터 어센딩
라나 워쇼스키 외 감독, 채닝 테이텀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이모네 가족들과 함께 청소 대행업을 하며 살고 있는 러시아계 이민자인 주피터(밀라 쿠니스). 어느 날 그녀를 노리는 외계인들이 나타났고, 다시 그런 외계인들을 막아내고 그녀를 구하려는 케인(채닝 테이텀)도 나타난다.

 

     영문도 모른 채 케인과 함께 우주로 날아간 주피터는, 자신이 우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브라삭스 왕조의 계승자라는 말을 듣게 된다. 현재는 만년이 넘도록 살며 다스리던 여왕이 죽고, 그의 세 자녀인 발렘, 칼리크, 티투스가 왕국을 다스리고 있는데, 죽은 여왕과 정확히 동일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그녀가 왕국의 정당한 상속자라는 것. 여기에 지구 같은 행성들은 왕조가 필요한 힘을 얻기 위해 만든 농장에 불과하며, 인간은 수확정제된다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까지..

 

     냉철한 사고와 판단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빌렘과 허허실실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뒤로 음모를 꾸미는 타이터스는 저마다 주피터를 손에 넣기 위해 힘을 쓰고, 그들의 손아귀에서 주피터를 구해내기 위해 케인은 자기 한 몸 바쳐 거의 역대급 활약을 펼친다. 주피터는 왕조의 주인이 되어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뭐 영화니까..)

 

 

 

2. 감상평 。。。。。。。  

 

     일단 그래픽 하나는 입이 떡 벌어진다. 유럽의 중세 고딕 양식을 재현한 높은 첨탑들과 복잡한 구조의 건축물들이 우주 공간에 세워져 있고, 하늘을 날게 해 주는 부츠(이게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소품)와 케인이 타고 다니며 적진을 휘젓는 비행체 등은 이 영화가 CG에 꽤나 공을 들였음을 짐작케 한다.

 

     영화 자체도 나름 철학적인 질문을 담아내려고 시도했던 것 같다. 예컨대 초반에 스팅어가 자신의 신분에 대해 믿지 못하는 주피터에게 했던 말 - 당신이 무슨 일을 하는가가 아니라 누구냐의 문제다. -이나, 정확히 같은 유전자 배열을 띠고 태어나는 것을 환생이라고 부른다는 칼리크의 코멘트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은 말 그대로 그냥 지나가는 말일 뿐이고, 그 이상 파고들어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한 화려한 장면들을 빼면, 그저 또 하나의 신데렐라 이야기 정도? 남의 집 청소를 하며 살던 가난한 이민자가 지구를 포함한,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왕조의 주인이 된다는.. 다만 신데렐라가 그랬던 것처럼, 천성적으로 순수하고 선했다는 점을 빼면, 여주인공은 판단력도 부족하고, 새로운 정보와 힘을 습득하는 속도도 늦으며, 무엇보다 책임감도 별로 없어 보인다. 이 정도의 큰 이야기를 벌여 놓고서, 다시 여주인공을 케인과의 러브스토리라는 소용돌이로 밀어 넣은 감독들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다른 소재가 눈에 더 들어왔다. 지구가 거대한 인간농장에 불과하고, 그보다 위에 있는 누군가가 그들을 수확하려 하고 있다는 부분 말이다. 인간 백 명을 정제해서 빛나는 액체 한 통을 만들고, 그것이 그 자체로 왕조의 부가 되는 상황, 그 모양까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 아닌가.

 

    150년 전만 해도 공식적으로 미국에서도 남아 있었던 노예제, 아프리카 등지에서 납치해 온 엄청난 수의 노예들이 희생 위에 미국의 경제가 돌아갔고, 경제적인 이유로 인간을 인간 이해로 대우하는 제도를 없애려는 움직임은 제지받고 있었다. 물론 공식적으로 이런 제도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 전근대적 플랜테이션 산업이 움직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첨단의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그 고가의 새 장난감을 유럽과 미국의 구매자 손에 쥐어주기 위해 중국과 아시아의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혹사당하는 모습은, 영화 속 그것과 별로 다른 점이 없지 않은가.

 

     아브라삭스 왕조가 아닐 뿐이지, 이미 이 세상은 높은 탑위에 사는 소수의 지배자들의 농장으로 전락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노동자들을 정제해 손에 쥔 부로, 그들은 로비를 통해 입법기관을 손에 넣고, 사법기관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행정기관에는 아예 자기들의 수족들을 보내 좌지우지 하고 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감독들이 이런 쪽을 그려봤더라면 어땠을까 싶었지만, 그들의 시선은 좀 더 먼 곳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지나치게 과장된 홍보만 아니었으면 그럭저럭 괜찮은 오락영화 정도라고 했을 텐데, 뭔가 엄청난 게 있는 양 선전을 해두니 상대적으로 실망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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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2disc)
황인호 감독, 이민기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한 시골 장터에서 노점에서 채소를 팔고 있는 복순(김고은)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하나뿐인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똑똑한 동생을 보고 있으면 무엇보다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반사회성 성격장애(일명 사이코패스)를 갖고 있는 태수에 의해 동생이 살해되고, 복순은 태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를 찾아 나선다.

 

 

 

 

2. 감상평 。。。。。。。  

 

     영화를 나름 길게 봤는데도 줄거리 요약이 고작 이만큼 밖에 안 된다. 한 마디로 내용물이 충분히 채워져 있지 않은 크로켓을 먹는 느낌이랄까. 뭔가 이것저것 맛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그것들이 합쳐져 조화로운 맛을 내는 것도 아니고, (마치 와사비와 당면, 고기와 파프리카를 넣은 듯한..;;) 그나마 속이 충분히 채워져 있지도 않다.

 

 

     영화는 두 명의 장애인 지적장애와 반사회성 인격장애 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데,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이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잘만 엮으면 영화로서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나올 수도 있었을지 모르는데, 감독은 영 감을 잡지 못했고 이야기는 산으로 가버린다.

 

     복순과 함께 등장하는 음악과 표정이 지나치게 밝은 것도 거슬린다. 물론 이건 그녀의 성격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겠지만, 사실 영화의 전체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은데다 역설적으로 그로테스크한 느낌까지 준다. 여기에 영화 전반에 걸쳐 폭력의 과잉에다가 두 명의 주인공이 가진 뇌 구조상의 문제가 그들의 행동에 별다른 이유를 부여하지 않아도 되는 면죄부가 된다고 생각했는지, 별다른 설득력이나 이유, 목적 같은 것도 보이지 않는다. 총체적 난국이라고까지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매력이 부족한 건 사실.

 

 

 

     그러는 중에서도 두 명의 주연배우와 한 명의 아역배우의 연기는 유달리 눈에 띈다. 워낙에 볼 것 없는 스토리여서 오히려 사람 쪽에 좀 더 집중하게 된 걸까. 특히 김고은은 착실하게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애쓴 보람이 느껴지지 않는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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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망친 가장 큰 주범을 하나만 꼽으라면

전경련도 아니고, 삼성도 아니고, 조선일보도 아닌 헌법재판소를 꼽겠다.

그들은 사교육이 어떤 식으로 장기적인 효과를 만들어낼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 우석훈, 솔로계급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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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2015-05-0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이런 핵심의 본질을,,헌법재판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여지가 있군요,,

노란가방 2015-05-04 10:25   좋아요 0 | URL
사실 헌법재판소라는 기관의 존재가 당연한 것도, 일반적인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나라의 특수한 정치 상황과 역사가 반영된 기관인데..

네오 2015-05-04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런데,,개인의 기본권 보장측면에서는,, 그래도, 괜찮다말이죠, 재소자의 변호권 보장, 형사소송법측면등등분야에서요,

노란가방 2015-05-04 10:41   좋아요 0 | URL
저도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발전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근데 헌재는 꽤나 정치적인 기구이기도 해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