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30대의 음악감독 정우(이상윤)와 광고기획사에서 일하는 수경(윤진서)이 만나 서로 호감을 갖고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 찰라, 수경의 회사로부터 일을 받아 작업하던 정우는 도둑맞은 기타를 찾겠다고 마감을 앞두고 강원도까지 나갔다가 폭우와 사고 등으로 차가 밀려 결국 일을 마치지 못하고 만다. 정우의 책임감 없음에 수경은 실망하고 그렇게 소원해진 두 사람.

 

     얼마 후 다시 한 번 일 때문에 함께 미국 출장을 가게 된 정우와 수경은, 정우의 천방지축 여동생 소영(이솜)과 함께 다니며, 일인지 데이트인지 알 수 없는 시간들을 보내며 관계를 회복한다.

 

 

 

 

2. 감상평 。。。。。。。  

 

     전체적으로 워낙에 잔잔하게 진행되는 영화다. 일어나는 사건에서도 특별한 부분을 찾기 어렵고, 그렇다고 캐릭터에 독특함이 묻어나오는 것도 아니다. 남는 건 배우들의 각개약진뿐인데, 그래도 이 부분에서는 윤진서라는 배우가 참 예쁘게 나왔다. 똑부러지지만 배려심 또한 함께 가진 사랑스러운 수경이라는 캐릭터를 잘 연기해 냈다.

 

     여기에 마담 뺑덕에서 정우성과 함께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이솜이 정우의 여동생 역할로 출연했던 것도 흥미로웠던 부분. 사실 이 영화 속에서 이솜이 맡은 캐릭터는 딱히 호감이 가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뭔가 좀 더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 만한 걸 가지고 오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을 살짝 가지고 있었지만..;;) 배우 자체가 가진 싱싱함으로 대략 선방했던 정도랄까.

 

 

 

 

     이야기의 구성도 치밀하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뜬금없는 미국 출장은 뭐고, 또 영화 중후반부를 뒤덮는 미국 관광은 뭔지.. 그렇다고 관광지의 멋진 모습을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라도 있었을 텐데, 그런 것도 아니고.. 전반적으로 분위기와 느낌만 강조하다보니 정작 논리적 구성이 약해진 느낌. 하지만 느낌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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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 (양장)
토마 피케티 지음, 장경덕 외 옮김, 이강국 감수 / 글항아리 / 201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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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제목을 보면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자본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본의 정의나 분류를 다양하게 할 수도 있지만, 일단 저자는 간단하게 벌어놓은 돈(혹은 부)’ 정도로 정의하고 논의를 시작한다. 이 책은 21세기에 이 자본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인가 하는 전망과 함께 여기에 문제는 없는가 하는 질문(과 함께 나름의 대책)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우선 저자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자본이 어떤 식으로 변해왔는지를 구할 수 있는 통계자료 안에서 분석한다. 우선 자본소유 구조에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이 농경지에서 주택(부동산)과 각종 비물질적 자본으로 전환되었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 시기에는 잠시 감소했으나 전반적으로 축적된 자본의 양이 소득 대비 6, 700%에 이르게 되었으며, 공공자본에 비해 민간자본의 양이 적게는 4배에서 7배 이상까지 더 많았다.

 

     특히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나타나는 주요 문제점 중 하나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게 유지되어왔다는 점을 지목한다. 이 말은 이미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더 부자가 되는 사회구조가 형성되었다는 뜻이다. 이는 갈수록 불평등의 문제를 야기할 것이고, 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자본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제안을 꺼낸다. 기존의 소득에 부과하는 누진적 세금은 종종 역진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의 효용을 인정하더라도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이것은 어느 개별국가의 제도만을 통해서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2. 감상평 。。。。。。。  

 

     책을 구입해서 한참 읽고 있는데 피케티 오류 인정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그런데 몇 개의 신문 기사들의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오류의 내용이란 게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항상 앞선다는 명제가 실제 불평등 확대를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한국경제), 역시 그 명제가 21세기 소득불균형의 미래를 예측하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라는 것(조선일보) 같은 내용이었다. 프레시안은 여기에 소득불평등도 부의 불평등의 주요 요인이라는 것을 인정했다는 내용을 덧붙인다.

 

     정리하자면 피케티가, 자신이 이 책에서 21세기 부의 불평등 문제의 핵심적인 원인으로 꼽았던 지나치게 높은 자본수익률이라는 요인에, 그것이 유일한 요인은 아니며 여기에 최근 불거지고 있는 소득불평등이라는 요소도 더해야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럼 이게 과연 오류 인정이라고 불릴만한 것일까? 흥미로운 부분은 피케티 역시 책 속에서 자본수익률과 함께 임금의 불평등(소득불평등)이 미래 경제구조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498).

 

앞으로의 세계는 과거의 가장 나쁜 두 세계가 결합된 모습일 것이다. 즉 상속자산의 불평등도 극심하고, 매우 심한 임금의 불평등은 능력과 생산선 측면에서 정당화되는(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실에 거의 근거하지 않은 주장이다) 세계다.

 

     일부 언론도 이 포인트를 오류라고 부를 수 있는 건지 확신이 들지 않았던지, 그렇게 되면 다른 학자들이 주장하던 것과 큰 차이가 없어지므로 피케티의 독특성이 사라진다는 식으로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피케티 개인이 노벨상을 받느냐 못 받느냐에는 큰 영향을 줄지는 모르지만, 그가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부의 불평등 문제 그리고 그 원인으로서의 과잉 자본수익 라는 논점 자체가 무효화되는 것은 아니다.

 

 

     또 한 가지 지적되는 부분은 피케티가 그의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자료가 조작되었다는 점인데, 이게 사실이라면 앞서의 공격보다 훨씬 더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신문기사들을 보면 그가 자료를 종합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논지에 맞는 부분들을 취사선택했으며, 일부에는 수치적인 오류 혹은 조작(어떤 이들은 엑셀 연산상 오류라고 말하기도)이 있었다는 것. 결과적으로 실제로 자본수익률이 늘 경제성장률보다 높지는 않으며, 최상위층이 보유한 부의 비율 역시 과장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케티 역시 책 속에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늘 높은 것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을 인용하는 기사는 전혀 없었다는 게 함정(428).

 

요약하자면 부등식 r>g는 특정한 시기와 정치 환경에서는 성립되지만, 다른 시기와 정치 환경에서는 성립되지 않는 불확정적인 역사적 명제다.

 

 

     그리고 일부 언론에서 피케티의 통계에 문제가 있다는 기사를 내며 인용했던 파이낸셜타임즈의 자체조사 역시 피케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해냈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 그래프를 보면, 소득상위 10%에 해당하는 이들의 소득 비중은 거의 차이가 없으며, 상위 1%의 경우 약 10%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이 10%라는 차이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상위 1%의 소득을 얻는 사람들이 전체 부의 30%가 아니라 20%를 가져간다는 말이 무슨 큰 차이가 있을까? 30%는 문제가 있는데 20%는 괜찮다는 뜻인가?

 

     물론 그래프는 지난 100년 동안 부의 격차가 점점 낮아지는 듯한 추이를 보여주고 있고, 이는 부의 불평등이 증가하고 있다는 피케티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그래프를 정확하게 살피면 1900년대 초반 두 차례의 큰 전쟁 덕분에 소득상위 1%의 소득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그 이후에는 큰 변동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좀 더 큰 기간을 두고 보면 이 5, 60년 사이의 변동이 어떤 큰 흐름의 일부인지는 아직 알 수 없으며, 피케티의 말처럼 오늘날 부가 과거만큼 불평등하게 분배되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1945년 이후 충분한 시간이 흐르지 않았기 때문임이 증명될 수도 있는 게 아닐까.

 

 

     오히려 책을 보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람들이 이 책에 관해 가장 많이 떠들어 대던 글로벌 자본세라는 주제가 생각보다 훨씬 적은 분량만 등장하고 있고, 또 그 자체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점이었다. 피케티는 자본세를 국가 재원 조달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제 분야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때문에 그가 제시하는 세율도 100만 유로(12억원) 이하의 부에 대해서는 0%, 100~500만 유로(12~60)에 대해서는 1%, 500만 유로 이상에는 2%에 불과하다.

 

     평균자본 수익률이 약 4~5%라는 것을 생각하면,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지도 않을 것이고, 부자들의 경우 그걸 다 내고도 수익을 낼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누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가 분명히 드러날 것이고, 이것은 향후 자본주의의 중요한 폐단 중 하나인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다만 이 주장이 실제로 가능한가 하는 부분에는 좀 회의적이다. 우선은 이를 위한 국제적인 공조가 제대로 이루어질지 알 수 없고(아니 안 될 것 같다), 나아가 각국의 정부가 늘 옳은 판단만을 하는 정의로운 정부가 아니라는 점 또한 집고 넘어가야 할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광범위한 세무조사가 필요할 텐데 여기에 들어가는 자원과 노력도 만만치 않을 테니..

 

 

     피케티는 이 책이 진리를 담고 있는 거룩한 문서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는 사회과학적 연구 자체가 정밀과학이 아니며, 끈기 있는 연구를 통해 패턴을 찾아내고 분석함으로써 민주적인 토론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10). 그렇다면 최근 이 책의 출판을 계기로 부의 불평등문제, 그리고 자본소득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나오고, 또 한 편으로는 이 책을 반박하는 논리들이 개발되고 하는 현상 자체를 피케티는 반가워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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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캐나다 셔브룩 대학 병원의 조사를 따르면

임산부의 93퍼센트, 태아의 80퍼센트에서

킹콘의 유독 성분이 검출되었다.

임신하지 않은 여성의 69퍼센트에서도

유독 성분이 검출되었다.

몬산토사의 설명은 거짓이다.

현대 미국인은 유전자 조작 옥수수의

살충 독소에 오염되어 있다.

 

- 후나세 슌스케, 몬스터 식품의 숨겨진 비밀

※ 킹콘 : 유전자조작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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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정당에 대한 호불호를 잠시 접어두고 보자면,
현재의 새누리당은 정말 탁월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두 차례에 연속으로 대선에서 승리를 한 것은 확실한 증거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들이 취하고 있는 정략은 새로운 게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의 자민당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를 거의 빼다 박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주의 정당인 자민당은
1955년 이후 현재까지 약 4년을 제외하고는 항상 여당의 자리를 놓지 않은
사실상의 반영구집권 중인 독특한 정당이다.
물론 의원내각제 형태의 정치제도를 가지고 있는 일본에서
어느 정도 타협을 통해 연립여당을 구성한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물론 이 때도 총리의 경우는 다수당인 자민당에서 맡곤 했다.

 

이 엄청난 장기집권은 비슷한 꿈을 꾸고 있는

우리나라 보수정치인들에게도 매우 인상적이었던지,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의 보수정당은 그들의 행태를 충실하게 벤치마킹하기에 이른다.
그럼 어떻게 그들은 영구집권을 하게 되었을까.

 

 

 


먼저, 적과 아군을 확실히 나누고 적에게 빨갱이라는 딱지를 붙여야 한다.
여기에는 진실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유언비어와 거짓말을 동원해서라도 상대편이 위험하다는 편견을 심어주면 된다.
물론 이 때 표현의 자유 같은 것들은

(그게 헌법에 보장되어 있든 말든) 절대로 언급하지 않는다.
한 번 덧칠된 빨간색은 그 진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 되고,
이후 두고두고 쓸 수 있는 전가의 보도가 된다.

 

이 연장선상에서 자신들만이 국가의 안보를 위해 헌신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필요도 있다.
이건 자민당만이 아니라 세계의 보수정당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인데,
미국 공화당 출신의 아들 부시 대통령의 경우 '악의 축'을 운운하며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전쟁을 일으키고도 재선까지 이뤄냈다.
자민당 역시 마찬가지의 전술을 사용해 안보라는 의제를 독점하려고 한다.
물론 여기엔 적군파 등의 극좌폭력집단의 뻘짓도 한 몫을 했지만..

 

보수정당들은 대개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자유주의를 택한다.
그리고 이 경우 상대적으로 재벌들의 지지를 받기 쉽다.
시장경제는 규제가 적을 수록 마치 도박판에서처럼
밑천을 많이 가지고 있는 쪽이 이기기 쉬운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들은 풍부한 정치자금을 확보하기가 쉬워지고,
사실상 돈으로 치르는 선거에서 훨씬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벌놀이다.
일본 정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대놓고 파벌을 과시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여야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그런데 자민당의 경우 이를 거의 예술적인 경지에 올려 놓는다.

 

쉽게 말해 이런 식이다.
일단 어떤 정파가 당내 힘을 얻어 총리직을 차지하면
그에 반대, 혹은 견제하는 정파 역시 함께 두드러진다.
양측은 틈이 날 때마다 서로 티격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실상 한패이다.
이 경우 현재 집권하고 있는 정파가 실각을 하게 되더라도
곧이어 치러질 선거에서 같은 정당의 다른 정파가 나서면서
자신들은 이전의 실패와 상관이 없기에,
자신들을 뽑는 것이 사실상 정권을 교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으로
유권자들의 착각을 유발시킨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전략들까지 더해지면 이는 꽤 설득력있게 들린다.

 

15대에 이어 16대 대통령 선거까지 연이어 패배하면서
당시 한나라당은 이런 자민당의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이른바 친이, 친박 놀이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특정한 계파 수장을 따르는 다양한 정파들이 있긴 했지만,
김영삼 대통령까지는 대통령이 곧 당수이면서 공천권까지 행사했기에
여당 내에서 함부로 대통령에게 반항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친이와 친박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였다.
그들은 17대 대선을 준비하면서 서로 대거리를 시작하더니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남아서 티격대기를 계속했다.
친이 쪽의 공천 학살 시도가 결국 실패하고 돌아온 친박세력은
이후 여당 내 야당이라는 가면을 쓰고 국민들을 기만하기 시작한다.
18대 대선에선 마침내 박근혜를 찍으면 사실상 정권교체나 마찬가지라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 결과 어지간히 인기 없는 전임 대통령에 이어
같은 당에서 또 다른 대통령이 선출되는 결과를 이뤄낸다.

 

이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아래서도 계속 비슷한 전략을 펴고 있다.
끝난 줄 알았던 친이, 혹은 비박 세력을 다시 부상시켜서
갈수록 밑천이 드러나고 있는 이 정권 이후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이 가장된 파벌놀이는 일견 무질서해보이지만,
사실 명확한 목적을 향해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김무성이 당대표가 됐다고 새누리에 새바람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

어차피 다 그 나물에 그 밥.(심지어 사람이라도 바뀐다면 말도 안 하겠다)

 

 

 

하지만 그에 반해 야당 쪽의 파벌은
놀이가 아니라 진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다음 글을 통해 좀 더 언급할 생각이다)
후자 쪽이 좀 더 솔직하다고 할 수는 있을지 모르나,
어차피 정당의 기본적인 목표가 정권 획득에 있음을 생각해 본다면
여당 쪽도 자신의 목표에 충실하고 있으니 비난할 꺼리가 될 수는 없는 걸까.

 

여기서 다시 한 번 중요한 건
겉으로 드러나는 거짓말 이면을 볼 수 있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정치의식인데,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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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입니다.

1년 전 오늘 저는 후배의 부탁으로 의정부 쪽에 강의를 하러 갔더랬죠.

점심을 먹으려고 좀 일찍 식당에 들어갔는데, 그 뉴스가 나왔습니다.

여객선이 침몰했고, 다행이 전원 구조됐다는.

그런데 같은 뉴스를 보는데도 계속해서 자막이 바뀌더군요.

수 백 명이 아직 구조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자료화면을 보면서 아직 저렇게 많이 배가 물 위로 떠 있는데,

딱히 뭐 불이 난 것 같지도 않은데,

주변에 저렇게 해경도 잔뜩 와 있는데,

곧 대부분 구조되겠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예상은 완전히 틀려버렸고,

배가 다 가라앉을 때까지 그 주위에 있던 수많은 어른들은

그저 우왕좌왕하다가 수백 명의 아이들을 물에 빠뜨려 죽였습니다.

 

분명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게 아닙니다.

적어도 수 시간 동안 배는 물 위에 떠 있었고,

하려고만 했다면, 분명 수백 명의 아이들을 구할 수 있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죠.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게 이성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뭐 저는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심리학, 사회학, 정치학 학위 같은 건 없으니까요)

이 사건이 가진 사회적 의미에 대해 감히 뭐라 덧붙일 능력은 없습니다.

​다만 이 사건 이후 지난 1년의 과정을 되돌아 볼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낯뜨거운 맨 얼굴이 드러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선 이 나라의 주류 언론과 정치세력은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다는 게 분명 드러났습니다.

수백 명의 아이들이 죽었는데도, 그게 채 몇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사방에서 잊어버리자는 말을 되풀이 하며 세뇌시키려고 난리였습니다.

한 해 일어나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 운운하며 별 것 아니라고 치부하려는 인간들은

흔히 말하는 소시오패스, 사회적 공감능력이 상실된 괴물들 아닌가요.

그런데 그런 괴물들이 꽤나 높은 자리에, 그리고 크게 떠들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게

좀 흠짓하기까지 합니다.

잊어버리는 게 능사는 아닐 텐데...

물론 여기에도 그놈의 경제 타령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제 이 나라는 사람 죽어도 돈 안 벌리는 게 더 문제인 지경에 이르렀나봅니다.

 

 

소위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이들 - 경찰과 검찰, 각종 행정부처들, 그리고 청와대? -은

이런 상황을 해결할 능력이 아주 없다는 것도 분명해졌습니다.

1년 내내 헛발질만 해대던 그들은,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무시하기 바빴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버려두고 도망친 선장과 선원들을 포함한 200여 명의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겨 유죄판결을 받아내긴 했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민들도 함께 잡아 넣었죠.

​정권을 보호하는 게 진실에 대한 요구보다 더 중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모두가 뭔가는 하는 듯 보였지만, 사실 된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까놓고 말해 유병언이 배 침몰시켰나요?

물론 그가 저지른 횡령은 그 대가를 치러야겠지만,​

형식적인 검사로 배가 제대로 된 상태가 아닌데도 출항시킨 협회 관계자들,

그런 사람들의 뒷배가 되어준 해경, 정치권, 관가 관계자들은 그대로 빠져나갔습니다.

(힘은 늘 그것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한 법이죠)​

무엇보다 몇 시간 동안 그저 시간만 보내고 앉아 있던 밥버리지들은 ​

이번에도 새로운 부서를 만들더니 밥상을 차려서 자기들이 먹기로 했습니다.

 

 

 

 

​집단적 우울증.

누군가는 그렇게 표현하더군요.

​슬픈 일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정상적인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우울증의 치료는 주변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들이 혼자가 아니고, 그들을 지지해 주는 친구와 가족, 이웃들이 있다는 것.

아쉽지만 이 나라의 권력자들, 힘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의 생명에 관심도 없고, 지켜줄 능력도 없다는 게 드러난 지금,

이 집단적 우울증을 극복하는 길은

​우리끼리 좀 더 단단히 연합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 밖에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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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루 2015-04-16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하루종일 너무 춥고 춥고 춥네요. 우울증을 넘어 울화병....

노란가방 2015-04-16 22:47   좋아요 0 | URL
힘 내야지요. 이 나라를 여기까지 이끌어 온 건 그렇게 밟히고, 무시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버텨온 사람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