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저는 죽어야 한다
파올로 타비아니 외 감독, 지오반니 아르쿠리 외 출연 / 에스와이코마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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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이탈리아의 한 교도소 안에서 재소자들이 직접 연극을 만든다. 간단한 오디션을 통과한 그들이 하게 된 연극은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 실제로 각종 범죄를 저질러 수감 중인 배우들이 그 자신의 역할을 맡아 연기해 낸 작품.

 

 

 

2. 감상평 。。。。。。。  

 

     아주 오래 전 대학 다닐 때 국립극장에서 했던 줄리어스 시저라는 작품을 본 기억이 있다. 사극에서 주로 활약하고 있던 김명수 씨가 안토니우스 역을 맡아 연기했던 기억이 꽤나 오래 전 일인데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사실 다른 배우들은 잘 모르는 분들이라..;) 그렇게 큰 극장에서 직접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본 공연은 꽤나 인상적이었는데, 자연히 같은 작품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영화를 보면서 그 때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재소자들이 직접 연기해 내는 연극이라는 설정 자체는 흥미롭다. 더구나 그것이 단지 설정이 아니라 실제 재소자들이라고 하니 이거 뭔가싶은 느낌에 구미가 당긴다. 과연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낼까? 하지만 영화는 기대했던 것만큼의 뭔가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물론 배우들이 자신이 맡은 배역에 완전히 빠져들어가면서 나타나는 내적 변화들을 보는 맛이 약간 있긴 했지만, 배우들 각자의 과거 행적이 딱히 특별히 연출되는 것도 아니고, 전반적으로 좀 밋밋하달까.

 

     ​물론 감독을 맡은 타비아니 형제가 명성 있다고는 하지만, 굳이 영화를 보는 사람이 감독의 명성에 황송해 하며 즐겨야 하는 건 아니니까. 배우들의 전체적인 연기야 나쁘지 않았지만, 솔직히 이 작품을 보고 느껴지는 감흥이 영화에서 나오는 건지, 아니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오는 건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뭐 그만큼 영화에 잘 녹여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영화가 아니더라도 되지 않았나는 반론도 가능.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대부분 10년 이상의 중범죄를 저질렀던 사람들이다. 그 중 일부는 출소해서 실제 배우의 길에 나서기도 했다고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책을 출판하기도 했단다. 그것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만들고, 그래서 이전과는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는 용기를 얻게 해 주는 것, 이런 게 예술의 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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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뷰' 2015년 4월호의 커버스토리는 C. S. 루이스!!

 

루이스의 사진이 이렇게 전면에 실려있네요.

 

 

 

 

 

 

몇 페이지에 걸쳐서 이렇게 C. S. 루이스의 일생과 작품들에 관한 글이 있는데요,

 

홍성사에서 내고 있는 루이스 작품들의 주요 번역가이기도 한 홍종락 선생이 쓴 글이네요.

 

이래저래 루이스 팬이라면 꼭 소장해야 하는 월드뷰 4월호! ㅎㅎ

 

완소 월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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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안 소설
신연식 감독, 김인수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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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27년 만에 깨어난 신효(강신효/김인수). 잠들어 있던 지난 시간 동안 그가 젊은 시절 썼던 원고들이 출판되어 그는 전설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 뭔가 얼떨떨한 느낌으로 강연을 다니던 중,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된 소설의 결론이 예전에 자신이 썼던 것들과 달라져있음을 알게 된다. 과연 누가 그렇게 한 것일까?

 

     그의 친구이자 그가 누구보다 존경하던 작가의 아들이기도 했던 성환? 아니면 20대의 떠오르는 여류작가로 그와 동거하던 경미? 그것도 아니라면 그를 위해 헌신적인 봉사를 하다가 그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다 못해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잠을 초래했던 재혜?

 

 

 

 

2. 감상평 。。。。。。。  

 

     줄거리를 써 놓고 보니 제법 흥미로운 작품일 것 같지만, 문제는 역시 구성이다. 감독은 이 모든 스토리를 그저 시간 순서대로 흘려 내놓고 있고, 그렇게 흐르는 물은 힘 있게 쏟아져 내리지 못하고 그저 졸졸 어딘가로 스며들어 버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극의 구성을 대폭 바꿔서 현재의 나를 중심에 두고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가되, 중간중간 좀 더 임팩트 있는 장면들을 배치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등장하는 배우 중에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연기 쪽에서 크게 떨어지는 부분은 아니었기에 더욱 아쉬운 부분.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내레이션도 좀 걸린다. 영화의 주인공이 하는 일이 소설을 쓰는 것이라는 점을 반영했는지, 내레이션과 함께 화면에 약간은 길다 싶은 자막들도 수도 없이 등장하는데 이 부분 역시 좀 다른 식으로 처리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여기에 극 초반 과거에 관한 이야기가 한 시간이 넘게 이어지는 등 전체적인 균형도 좀 부족한 느낌.

 

     한 마디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이지만, 또 나름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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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낸 조그만 상처조차 견디지 못한다면

금식하고 철야기도를 하고 금욕적인 삶을 살면서

몸을 학대한들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

 

-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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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04-13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이네요.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어서요.
노란가방님, 좋은하루되세요.

노란가방 2015-04-13 10:24   좋아요 1 | URL
생각의 깊이가 남다른 말이나 문장들이 그렇지요.
반갑습니다. 이번 한 주도 힘 내세요~
 
담바고 문화사
안대회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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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담배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그 약효가 주목을 받았다. 가래를 가라앉히고, 소화를 돕고, 속을 안정시켜준다는 식의 담배의 효능에 대한 믿음이 그 확산에 큰 기여를 했다. 비교적 근래에 들어온 이 새로운 작물은 곧 전국으로 퍼져 단숨에 제일 가는 기호품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잘 아는 인물들 중에 정조는 이름난 골초로, 심지어 책문을 통해 담배의 유익에 대해 써 내라는 질문(으로 위장된 옹호론)을 하기도 했고, 정조의 심기를 잘 살폈던 정약용 역시 담배 없이는 못 사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 오늘날 담배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골초라는 단어는 청나라의 장군 용골대가 이름난 애연가라는 데서 온 말이라는 설명도 재미있다.

 

     책은 이 외에도 담배가 조선시대 우리나라에서 차지했던 경제적인 가치, 담배를 두고 벌어지는 찬반양론, 문학과 예술작품에 등장하는 담배의 모습들 등 담배와 관련된 근대 한국의 문화사적, 미시사적 연구를 집대성했다.

 

 

2. 감상평 。。。。。。。  

 

     최근 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을 올려서 말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담배를 피지 않고, 오히려 담배 냄새가 굉장히 불쾌하게 느껴지는 사람으로서 딱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없다. 그리고 어차피 담배라는 게 생필품보다는 기호품에 - 그것도 일부에게는 굉장히 불쾌감을 주는 - 속하는 거니까. 비싸서 못 필 것 같으면 이참에 건강을 생각해서 끊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은 쪽이다.

 

     언젠가 종로에 나갔다가 큼지막하게 금연구역이라고 쓰여 있는 기둥 앞에서 줄지어 담배 연기를 피워대는 무개념 공무원들을 보며, 담배라는 게 사람의 공중도덕심을 약화시키는 뭔가 특별한 성분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객쩍은 생각까지도 했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인식은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자주 떠오르곤 했나보다. 이미 조선시대에도 담배의 약효(?)에 대한 주장 못지않게 그 해악에 관한 각종 주장들도 제기되어 왔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일상 속의 소소해 보이는 소재들을 통해 한 시대를 읽어가는 방식은 확실히 재미가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부분에 상당한 재능을 보여준다) 기존의 편년체적 서술로는 정조의 담배사랑을 다룰 이유도, 여유도 없었겠지만, 담배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옆으로 접근해 들어가면 기존에는 보이지 않았던 역사 속 풍경들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정공법과는 또 다른 공략방식이고, 여기에 그 공격로가 자신의 관심이 있는 분야라면 더욱 재미있을 터(아쉽게도 내 경우에 담배는 아니었지만).

 

     문화 컨텐츠라는 것도 결국 이렇게 조금씩 더 쌓여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관상을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담배를 소재로는 또 안 될 것도 없지 싶다. 병자호란 이후 중원의 정치적 혼란기와 맞물려 가난했던 조선이 경제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담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사실은 이제까지 어디에서도 읽어보지 못한 재미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담배가 가지고 있던 또 다른 의미 역시 상당히 흥미롭다.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또 다른 건축물들을 장식하고 쌓아올리기에도 유용할 듯한 일종의 학문적 벽돌, 혹은 장식물이 될 듯.

 

 

     전반적으로 책은 단단하게 잘 만들어졌지만, 편집상의 실수도 보인다. 218쪽의 대화는 잘못 들여쓰기 된 부분이 여러 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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