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전편인 ‘다이버전트’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후속작. 미래의
어느 시대, (아마도
전쟁 등으로) 황폐화된
세상 속에서 소수의 사람들은 인류를 각각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분파로 나누고, 각각
자신의 분파 속에서 그에 맞는 일들만 하며 살아가도록 정해놓았다. 이
세상에서 어느 분파에도 적합하지 않는 일명 ‘무분파’ 사람들은
추방된 삶을 살 수밖에 없었고, 또
하나 모든 분파의 속성을 다 가지고 있는 ‘다이버전트’들
역시 체제를 위협하는 인물들로 경계를 받는다.
주인공 트리스(쉐일린
우들리)는
다이버전트로, 무력을
담당하는 분파인 돈트리스를 지배하며 세계의 절대권력을 손에 넣으려는 제닌(케이트
윈슬렛)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남자친구인 포(테오
제임스)와
함께 투쟁에 나선 상황. 한편, 하던
대로 살면서 방해가 되는 분파들만 제거해도 됐을 제닌은 굳이 고대의 선인들이 남긴 메시지를 해독하겠다며 그 열쇠가 되는 다이버전트들을 찾아
나서고, 뻔히
예측되는 것처럼 트리스가 그 열쇠가 되는 상황. 세상의
모든 죄는 홀로 다 책임지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한 여주인공 트리스는 거길 또 기어 들어가고, 마침내
해독된 메시지는 너무나 허무한..

2.
감상평 。。。。。。。
여주인공인 쉐일린에게는 불만이 없다. 다만
그녀가 맡은 캐릭터가 한숨이 나올 뿐. 물론
희생과 이타심 같은 고귀한 가치를 조롱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그 가치들을 살릴 지혜가 부족하다는 점이고, 여기에
충동적이고 눈앞의 일 말고는 다른 식으로 볼 줄 모르는 좁은 시야까지 더해지면, 앞서의
고귀한 성품 같은 장점도 유아적 영웅심리로 비춰질까 걱정될 정도. 트리스의
좌충우돌과 조울증인가 싶을 정도의 감정적 기복은 번번이 주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곤
한다.
사실 작품의 얼개 자체도 지극히 허술해서, 결국
저렇게 될 거면 앞에 했던 뻘짓들은 무슨 소용이었나 싶은 생각이 영화를 보며 몇 번이나 들 정도. 앞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굳이 권력을 거의 손에 넣었는데 선인들의 메시지를 찾겠다며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제닌의 행동은 멍청해
보이고, 나중에
온 도시에 선포되는 홀로그램 메시지 정도야 처음부터 얼마든지 비슷하게 조작할 수도 있는 것일 텐데 (그냥
만들지 뭐했어 제닌!) 뭐
그리 대단한 것처럼 묘사되는지..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 자체는 공감하는 면도 있기 때문에,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좀 미묘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이걸
칭찬해야 돼 비난해야 돼 하는).
사실 제닌은 어떻게 보면 체제를 지키기 위한 보수성을 극단적으로 형상화한 인물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현재 체제를 수호하는 일은 무엇보다 (심지어
사람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고, 그렇게
얻은 권력으로 딱히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 같지도 않다. (오히려
인생 참 힘들게 산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청렴하다고 해서 그가 가진 사상까지 옳은 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에게 청렴이란 그 자신이 가진 사고를 더욱 독단적으로 만드는 연료가 되기도 한다.
나는 현재 우리나라의 (정말
그런 사람이 있긴 한지 모르겠지만) 깨끗한
보수가 빠진 함정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체제도 오류와 문제는 있기 마련인데 체제 자체에 집착하다보니 그 체제로 지켜주어야 할 사람들이 희생되는 상황을 초래해버린
것이다. 영화는
이를 매우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있고, 어찌됐든 영화가
담고 있는 정치적 메시지는 너무나 뚜렷하다.
하지만 영화에서 긍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다이버전트, 무분파들도
딱히 호감이 들지 않는 이유도 분명하다. 어차피
쏴 죽이는 건 피장파장이고, 그렇게
제닌을 몰아내고 난 다음엔 정확히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는 건 또 위험해 보인다. 그저
장벽 넘어로(Beyond the wall) 나가자는
메시지로 세상이 바뀌겠는가. 뭘
위해서 그렇게 바꿔야 한다는 말인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 같았지만, 결국
우리나라 같은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시아에서 미국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안하무인으로 날뛰는 아베 정권의 뒷배가 되어주거나 우리나라에 수조원이 넘는 무기 강매하는 건
매한가지.. (아.. 나
너무 비관적인가)

십대들 몇 명이 뛰어다니며 변화시키기엔 세상에 좀 커 보인다. 감독은
판을 너무 크게 벌여놓았고, 덕분에
썩 와 닿지 않는 영화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