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우러러볼 만큼 높은 곳에 있지 않았고,

눈 내리깔아야 할 것처럼 위압적이지도 않았다.

- 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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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여 준비된 스토리텔러가 돼라
유진 로우리 지음 / 요단출판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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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기술적으로 보면 강연(Speeching)의 한 종류인 강론(설교, Preaching)은 크게 내용과 형식으로 나눠진다. 그리고 물론 좋은 내용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형식또한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최악의 경우 좋은 내용을 듣기 싫게 전달할 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전달 내용에 무관심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내용에 실패할 수도 있다.

     이 책은 강론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한 방식 중 내러티브를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1부에서 내러티브 강론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저자는 2부에서 모두 네 편의 강론 원고를 소개하면서 각각의 내용을 내러티브 강론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2. 감상평 。。。。。。。  

     한국교회에서만 해도 한 주일에 수만 편의 강론(설교)이 쏟아져 나온다.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목회자 한 사람이 한주에 준비해야 하는 원고의 편수만 해도 최소 한 편 이상, 많으면 예닐곱 편 이상까지도 써 내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매주 틀림없이 돌아오는 마감시간에 맞춰 새로운 원고를 써 내려가는 건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목회자들의 이런 부분을 도와주기 위한 신학의 분과가 생겼는데, 그게 바로 설교학이다. 이 책은 설교학 분야의 대가 중 한 명인 유진 로우리가 내러티브 설교를 하려는 목회자들을 돕기 위해 쓴 책이다.

     간단한 서론격의 1부를 지나 책은 네 편의 실제 원고를 바탕으로 진행되기에 단순한 강의가 아니라 실제적인 느낌’, 혹은 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글로 써 있는 원고를 읽는 것과 실제 강단 위에서 이루어지는 강론을 보고 듣는 것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실력 있는 설교자들의 원고를 이 수준으로 분석하는 작업은 상당히 유익하다.

     자신의 강론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설교자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책.

 

 

p.104 

명심해야 할 것은 청중들 대부분이 일인칭 서술은 짧을 경우에만 주목해서 듣는다는 것이다.

 

 

p.173

여기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어느 설교든지 그 설교의 구원의 힘은 설교자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설교자가 얻는다는 것이다.

 

 

p.212

읽거나 해석적으로 말하는 것과 등장인물이 되어 연기를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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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더 마트라는 이름의 대형마트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던 여사님. (보통 이런 데선 여직원들을 여사라는 고급스러운 이름으로 부른다.) 하지만 여사님은 그저 말을 잘 들을 때만 그런 거고, 회사는 마트사업을 매각하기 위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을 일괄적으로 해고하고 파견근로의 형태로 바꾸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다.

 

     회사 측의 부당해고에 맞서 직원들은 노조를 결정하기로 하고, 사측과 협상을 시도하지만 처음부터 회사는 그들을 대화상대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파업을 하기로 한 직원들. 그리고 그 뒤로는 우리가 신문을 통해 너무나 자주 봤던 일들 - 용역 깡패들, 엄청난 금액의 손해배상 소송, 이간질과 회유, 마지막엔 경찰을 동원한 강제진압까지 -이 매우 담담하게 스크린을 통해 그려진다.

 

 

 

 

2. 감상평 。。。。。。。   

     대형 마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영화는 몇 년 전 홈에버 사태를 직접적으로 가리키고 있지만, 사실 우리 사회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곳에서 비정규직문제로 골병이 들어가고 있다. 지난 MB정부 아래서는 전체 노동자 중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었다는 (늘 보수적으로 발표하는) 정부통계까지 있을 정도였으니까.

 

     불안한 고용상태에 월급까지 차별을 받으니 한 가족이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생활하기가 어렵다. 당연히 갈수록 경제활동은 움츠려들고 보수적인 지출을 할 수밖에 없고, 이건 다시 전체적인 경제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을 이끌어낸다. 최근 몇 년간 (물론 이전에도 기본 기조는 같았지만) 집중적으로 재벌중심의 경제정책을 편 참담한 결과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는 대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식의 주문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은 노동법에 규정된 권리마저 무시당한 채 밖으로 내던져지고 있다. 이 영화는 그렇게 소외당하고 철저하게 투명 인간 취급을 당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업 영화로서는 독특하게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단지 소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문제의식까지도 함께 드러내는, 제대로 된 노동영화라고나 할까.

 

 

 

     영화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각각의 캐릭터들이 안고 있는 문제보다는 전체의 문제에 좀 더 집중하는 그림이다. 때문에 그들의 이름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혼한 뒤 홀로 어린 아들을 키우던 누구, 없는 살림에도 기꺼이 동료의 아들 수학여행비를 내어주는 누군가,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책임을 떠넘기기 보단 앞에서 견뎌주던 청소노동자, 정규직이면서 비정규직인 여사님들과 끝까지 함께 했던 대리, 뭐 이런 식으로만 기억이 난달까. 사실 이들은 단지 영화 속 캐릭터들이 아니라 수많은, 진짜 우리의 이웃 누군가이기도 한 거니까.

 

     감독은 애써서 눈물을 짜내지 않지만, 오히려 그런 감정과잉을 빼고 담담하게 그려냈던 것이 다행스러웠다. 혹시 극단적인 상황으로 인물들을 몰아가기라도 했다면, 영화를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줄어들었을지도 모르니까.

 

 

     베타랑 배우들은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조연급 배우들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그녀들이 당하고 있는 불합리한 상황을 좀 더 분명하게 설명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긴 했지만, (만약 그랬다면 이 영화의 파괴력이 보다 강해졌을 것이다) 한 번 볼만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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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는 먼저 그 말을 행하고, 뒤에 그 말을 하느니라

 

- 『공자의 논어』 위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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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돌아왔다
티무르 베르메스 지음, 송경은 옮김, 김태권 부록만화 / 마시멜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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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줄거리 。。。。。。。  

 

    2차 세계대전의 말미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히틀러가 사실은 죽지 않았다. 마치 오랜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정신을 차려보니 2011년 독일. 오래된 군복을 입고 있는 이 이상한 사내를 만난 신문가판대 주인은 그를 한 연예프로덕션에 소개를 했고, 그는 그곳에서 과거 자신이 주장하던 극우적 내용들을 연설했지만 사람들은 이를 그저 역설적인 코미디라고 생각했고 그의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기까지 한다. 갈수록 승승장구하며 마침내 자신의 쇼까지 만들게 된 히틀러. 과연 그는 어디까지 성공하게 될까.

 

 

2. 감상평 。。。。。。。  

 

     아주 짙은 블랙 코미디물이다. 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21세기에 깨어난 히틀러. 그의 눈에 비친 현대의 독일의 모습은 엉망진창이었고, 곧 그는 과거에 그가 했던 것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독일민족을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의 시민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고, 과연 예전처럼 그의 말이 통하기는 할까, 당장에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되는 건 아닐까 싶을 즈음, 놀랍게도 그의 말에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물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의 말을 철저하게 반어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차이가 있긴 했지만..

 

 

     작가는 연예인과 정치인의 구분이 점점 더 모호해져가고 있는 현대의 풍조를 위트 있게 풍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연일 터져 나오는 국회의원들의 망발이나 정부의 고위 인사들의 한심한 인식과 행동들을 비판할 때 쓰는 개그콘서트보다 웃기는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여기에 요즘은 소위 의식 있는 연예인들이 SNS를 통해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고 사람들이 지지하는 (이거 원래 정치인들이 하던 거다) 모습들까지 나타나면서 이 두 직업군 사이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이 확실해 보인다. 사실 둘 다 사람들의 인기로 먹고 산다는 점까지 비슷하다!

 

     자신의 역할을 진작 잊어버린 정당들은 이젠 선거 때마다 유명인들을 후보로 모시려고 안달하고 있고, 그들의 일터에서는 시민들이 심심하지 않게 끊임없이 쇼를 펼치게 된지 오래다. 뭐 출신이 어떻든 새롭게 맡은 역할을 잘해낸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몇 년 전에도 오랫동안 탤런트를 하다가 장관이 돼 온갖 뻘짓을 다 하고 이미지마저 말아먹은 양반도 있었듯, 이 일이 쉽지만은 않은가 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상황 자체가 주는 아이러니함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막상 히틀러가 하던 연설 자체는 그다지 큰 울림이나 의미가 느껴지지 않아서 살짝 아쉽기도 했지만. 너무 심각하게 읽을 것까지는 없을 것 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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