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더
마트’라는
이름의 대형마트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던 ‘여사님’들. (보통
이런 데선 여직원들을 ‘여사’라는
고급스러운 이름으로 부른다.) 하지만
‘여사님’은 그저
말을 잘 들을 때만 그런 거고, 회사는
마트사업을 매각하기 위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을 일괄적으로 해고하고 파견근로의 형태로 바꾸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다.
회사 측의 부당해고에 맞서 직원들은 노조를 결정하기로 하고, 사측과
협상을 시도하지만 처음부터 회사는 그들을 대화상대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파업을 하기로 한 직원들. 그리고
그 뒤로는 우리가 신문을 통해 너무나 자주 봤던 일들 - 용역
깡패들, 엄청난
금액의 손해배상 소송, 이간질과
회유, 마지막엔
경찰을 동원한 강제진압까지 -이 매우
담담하게 스크린을 통해 그려진다.

2. 감상평
。。。。。。。
대형 마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영화는 몇 년 전 홈에버 사태를 직접적으로 가리키고 있지만, 사실
우리 사회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곳에서 비정규직문제로 골병이 들어가고 있다. 지난
MB정부
아래서는 전체 노동자 중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었다는 (늘
보수적으로 발표하는) 정부통계까지
있을 정도였으니까.
불안한 고용상태에 월급까지 차별을 받으니 한 가족이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생활하기가 어렵다. 당연히
갈수록 경제활동은 움츠려들고 보수적인 지출을 할 수밖에 없고, 이건
다시 전체적인 경제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을 이끌어낸다. 최근 몇
년간 (물론
이전에도 기본 기조는 같았지만) 집중적으로
재벌중심의 경제정책을 편 참담한 결과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는 대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식의 주문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은 노동법에 규정된 권리마저 무시당한 채 밖으로 내던져지고 있다. 이
영화는 그렇게 소외당하고 철저하게 투명 인간 취급을 당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업 영화로서는 독특하게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단지 소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문제의식까지도 함께 드러내는, 제대로
된 노동영화라고나 할까.

영화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각각의
캐릭터들이 안고 있는 문제보다는 전체의 문제에 좀 더 집중하는 그림이다. 때문에
그들의 이름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혼한
뒤 홀로 어린 아들을 키우던 누구, 없는
살림에도 기꺼이 동료의 아들 수학여행비를 내어주는 누군가,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책임을 떠넘기기 보단 앞에서 견뎌주던 청소노동자, 정규직이면서
비정규직인 여사님들과 끝까지 함께 했던 대리, 뭐 이런
식으로만 기억이 난달까. 사실
이들은 단지 영화 속 캐릭터들이 아니라 수많은, 진짜
우리의 이웃 누군가이기도 한 거니까.
감독은 애써서 눈물을 짜내지 않지만, 오히려
그런 감정과잉을 빼고 담담하게 그려냈던 것이 다행스러웠다. 혹시
극단적인 상황으로 인물들을 몰아가기라도 했다면, 영화를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줄어들었을지도 모르니까.
베타랑 배우들은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조연급
배우들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그녀들이
당하고 있는 불합리한 상황을 좀 더 분명하게 설명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긴 했지만, (만약
그랬다면 이 영화의 파괴력이 보다 강해졌을 것이다) 한 번
볼만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