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19세기 중엽, 새 출발을 위해 유럽을 떠나 미국에 도착한 존(매즈 미켈슨). 그러나 이 무법천지에서 재수 없게도 불량배들을 만나 아내와 아들을 잃게 된다. 기어이 복수를 하는 존. 하지만 그가 죽인 불량배들은 마을을 지배하던 갱단의 두목 델라루의 동생이었고, 델라루는 그를 잡아 매달고는 천천히 복수를 시작하려 한다.

     하지만 복수는 한 방에 가야지 그렇게 매달아놓고 있으면 누가 와서 구해가라고 하는 꼴. 존의 동생은 목숨을 걸고 형을 구한 후 대신 죽고, 존은 이제 델라루를 향해 마지막 복수를 꾀한다.

 

 

 

 

2. 감상평 。。。。。。。  

     간단한 줄거리 요약에도 복수라는 단어서 쉴 새 없이 사용되는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영화는 복수라는 주제를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달려간다. 복수가 복수를 낳고, 다시 복수에 대한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초래하는, 끝없는 연쇄반응. 결국 다 죽이고 주인공 혼자 살아남아 서부로 떠나면서 모든 게 끝나버리지만, 썩 개운치는 않다.

     오랜만에 보는 서부영화다. 누구나 총을 들고 다니면서 스스로 옳고 그름을 가리며 판결을 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형벌까지 부여하는, 말 그대로 정글과 같은 힘의 원리만 통하는 시대. 자기 동생이 죽었다고 죄 없는 마을 사람들을 마음대로 쏴 죽이는데도, 보안관을 비롯한 사람들은 그가 가진 힘이 두려워 찍소리도 못하고, 오히려 그에게 설설 기며 협조할 수밖에 없는 시대.

     문득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점점 이런 서부시대로 되돌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젠 총 대신 돈다발을 쥐고 있는 이들의 뜻대로 모든 일들이 돌아간다는 것과, 법 따위는 우습게 보는 그들을 응징할 수 있는 과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있는 길 자체가 거의 막혀버렸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 덴마크에서 온 서부 총잡이 존

 

 

     공권력 행사를 위임받은 보안관마저 악당에게 쩔쩔매고, 눈앞에서 이웃들이 죽어 가는데도 모두들 자기 한 몸 보전하기가 두려워 누구도 말 한 마디 하지 못하는 모습은, 공안정국 아래서 좀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흩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는 듯도. 모두가 함께 일어섰다면 좀 더 일찍 델라루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겁을 먹은 사람들은 그저 양떼에 불과했고, 양떼는 아무리 많아도 늑대 한 마디를 이길 수 없는 법이었다.

 

    ​ 심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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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립다 - 스물두 가지 빛깔로 그려낸 희망의 미학
유시민.조국.신경림 외 지음 / 생각의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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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5. 그를 기억하는 스물두 명의 사람들이 각각 그에 대한 추억이 깊이 배어 있는 글을 써 모았다. 익히 알려진 유시민, 조국 같은 이들도 있지만, 대통령의 요리사, 이발사처럼 좀처럼 알 수 없었던 이들도 있다. 시인, 평론가, 연출가, 기생충연구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글 모음집.

 

 

2. 감상평 。。。。。。。    

 

    지나치게 낯간지러운 찬사로 가득 찬 책이면 어쩔까 싶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저렴한 언사들은 제대로 된 그의 지지자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행위였다. 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이 묻어나오기는 하지만, 그건 그의 소탈함과 가식 없는 모습, 나아가 진정성에 대한 찬사지 그를 영웅이나 반인반신으로 떠받들려는 무엇과는 궤를 달리한다.

 

     그의 장점은 오직 그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무엇은 아니었고(물론 여느 정치인들에게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부분이긴 했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한계 역시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없는 유한한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질 수밖에 없었던 문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아 그는 선의를 가지고 직무를 수행하려고 애썼던 인물이었던 것만은 분명하고, 역대 대통령들의 면면을 두고 볼 때, 이 점만 해도 그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여러 저자들이 다양하게 기고한 글들이기에 몇몇은 굳이 노무현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야 할 이유가 있나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저 자신의 수더분한 일상의 이야기를 늘어놓고 그대로 끝내버리는 글 같은 경우가 그렇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이라는 존재가 반드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특정한 방향의 감상을 강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렇게 일상 속에 아주 작은 바람 한 조각만 부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머리보단 가슴으로 읽어볼 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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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홀로 아이를 키우던 중 너무 힘들어 두 아이를 보육원에 맡기도 떠난 엄마. 얼마 후 형은 미국으로 입양되어 갔고 그렇게 형제는 30년을 서로 헤어진 채 지나게 된다. 한 방송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동생을 찾아 한국으로 건너 온 상연(조진웅). 마침내 동생 하연(김성균)을 만나지만, 이런.. 형은 목사, 동생은 무당일 줄이야..

 

     게다가 아뿔싸 함께 왔던 어머니가 사라지고 만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는 어느 틈엔가 방송국 밖으로 나가버리고, 이런 저런 소동들을 일으키며 기어코 여수를 향해 가고 있다. 만난지 30분 만에 어머니를 찾아 나선 이 어색한 조합의 형제들.

 

 

 

 

2. 감상평 。。。。。。。   

 

     장진 감독의 코미디 영화는 어느 정도 익숙하다. 뭔가 심각하게 진행될 것 같으면, 갑자기 어디선가 튜브의 바람이 빠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실소를 자아낸다. 옛날 아는 여자때부터 그동안 많은 영화들을 통해 보여주었던 방식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일단 초반에 설정된 코미디 코드를 가지고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정신없이 진행되다가 (여기엔 감독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여러 카메오들도 잔뜩 출연한다) 막판엔 살짝 찡한 장면으로 마무리 된다. 딱 그만큼.

 

     뭐 모든 영화가 생각할 꺼리들을 던져줄 필요는 없는 거니까. 이런 식으로 그다지 많은 생각할 필요 없이 즐길만한 영화도 나쁠 건 없다. 그리고 워낙에 영화보다 더 심각하고 황당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에 살다보면 가끔은 그냥 행복한 영화적 상상 속에 빠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그래도 영화가 좀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주는 건 아쉽다. 뭔가를 잔뜩 이야기하긴 했는데, 그 이야기들이 잘 엮어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 뭐 그런? 심지어 기면증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이 형제들을 계속 따라다니던 여일 역의 윤진이 같은 경우는 감독에게 잊혀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돌 초반 이후 푸쉬를 받지 못하고 사라져버린다.

 

     그냥 깊은 생각 하지 않고 보기에는 괜찮은 오락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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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손아람 지음 / 들녘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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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서울의 한 재개발공사 현장에서 무력이 동원된 철거작업이 진행되던 중 두 사람이 죽었다. 하나는 철거민의 열여섯 살짜리 아들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들을 강경진압하던 경찰이었다. 현장에서 죽은 소년의 아버지는 경찰을 살해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는데, 누구도 이 가난한 철거민의 일을 맡으려 하지 않다보니 결국 사건은 국선전담변호인이었던 윤 변호사에게 맡겨진다.

 

     검찰 측에서는 좀처럼 사건 증거자료를 변호인에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아들을 죽인 것은 경찰이 아니라 용역업체 직원이고 경찰은 이유 없이 희생되었다고 주장했고, 변호인 측은 용업업체 직원이 아니라 경찰이 아들을 구타해 죽였고 이를 막기 위해 나섰던 아버지는 정당방위의 차원에서 우발적으로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는 논지를 편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국가를 상대로 한 100원짜리 소송도 함께 진행하게 되는데..

 

 

 

2. 감상평 。。。。。。。  

 

     재개발로 인한 철거민 보상 문제는 오랫동안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일단 재개발지구로 지정이 되면 건설사측에서는 지역 내 건물 소유주들과 보상금 협상을 한다. 물론 여기에도 보상금 규모를 두고 다툼이 적지 않긴 하지만, 적절히 챙긴 집주인들은 다른 곳에서 새롭게 정착을 하게 된다.(물론 여기에 지역문화의 소실 등의 부수적인 문제들도 발생하곤 한다.) 문제는 그 지역에서 세를 내며 생활하던 세입자들이다. 이들은 이 혼란한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도 못한 채 종종 보증금까지 떼어먹히거나, 상점을 운영하던 사람인 경우 적지 않은 액수의 권리금을 모두 날려버리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뭐 수천억씩 날려버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대통령과 그 측근들 같은 큰 사기꾼들이야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겨우 천만원 때문에도 살고 죽는 게 결정되는 서민들은 당연히 그대로 쫓겨 날 수 없는 게 당연. 그리고 이제부터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투쟁의 강도도 점점 강해진다. 그러면 건설사들은 용역업체라는 이름의 조직폭력배들을 동원해 그들을 협박하고 쫓아낸다. 많은 경우 재개발 사업에 극심한 폭력이 나타나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소설은 이런 재개발 사업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법정공방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활력 있는 문체로 재판의 준비과정부터 진행까지 실제 법령에 준해 실감나게 써 내려간다. 법정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답게 재판 관련 장면은 상당히 공을 들여 쓴 것이 눈에 보이는데, 인물들의 성격이나 관계가 조금 더 극적으로 묘사가 되었다면 완성도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작품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는 이야기의 종반부에 위치한 홍 검사와 윤 변호사의 만남 장면이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뭔가 거대한 음모가 끼어들기에 딱 적절하게 전개되고 있었는데, 또 이게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뻔한 전개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두 사람의 이 마지막 만남을 통해 이야기를 그렇게 상투적으로 끌고 가는 대신 좀 더 여운을 남기는 방식을 택한다.

 

 

     ​서평을 쓰려고 검색하던 중, 최근에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고 곧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게 되었다. ‘있었다고 과거형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원래 이 영화의 배급을 맡기로 했었던 CJ가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개봉일을 미루고 있기 때문. 하긴 회장이 배임으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 용산참사를 모티브로 한 이 소설의 내용이 정말로 현실과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 나아가 영화를 좀 더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거.. (이게 홍보의 일환이라면 정말 대단한 잔머리고)

 

     차기작이 기대되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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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12-0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봤습니다~ 영화도 기대가 되네요!!

노란가방 2014-12-02 18:4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하네요. ㅋ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