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소수의견
손아람 지음 / 들녘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 줄거리 。。。。。。。  

 

     서울의 한 재개발공사 현장에서 무력이 동원된 철거작업이 진행되던 중 두 사람이 죽었다. 하나는 철거민의 열여섯 살짜리 아들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들을 강경진압하던 경찰이었다. 현장에서 죽은 소년의 아버지는 경찰을 살해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는데, 누구도 이 가난한 철거민의 일을 맡으려 하지 않다보니 결국 사건은 국선전담변호인이었던 윤 변호사에게 맡겨진다.

 

     검찰 측에서는 좀처럼 사건 증거자료를 변호인에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아들을 죽인 것은 경찰이 아니라 용역업체 직원이고 경찰은 이유 없이 희생되었다고 주장했고, 변호인 측은 용업업체 직원이 아니라 경찰이 아들을 구타해 죽였고 이를 막기 위해 나섰던 아버지는 정당방위의 차원에서 우발적으로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는 논지를 편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국가를 상대로 한 100원짜리 소송도 함께 진행하게 되는데..

 

 

 

2. 감상평 。。。。。。。  

 

     재개발로 인한 철거민 보상 문제는 오랫동안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일단 재개발지구로 지정이 되면 건설사측에서는 지역 내 건물 소유주들과 보상금 협상을 한다. 물론 여기에도 보상금 규모를 두고 다툼이 적지 않긴 하지만, 적절히 챙긴 집주인들은 다른 곳에서 새롭게 정착을 하게 된다.(물론 여기에 지역문화의 소실 등의 부수적인 문제들도 발생하곤 한다.) 문제는 그 지역에서 세를 내며 생활하던 세입자들이다. 이들은 이 혼란한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도 못한 채 종종 보증금까지 떼어먹히거나, 상점을 운영하던 사람인 경우 적지 않은 액수의 권리금을 모두 날려버리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뭐 수천억씩 날려버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대통령과 그 측근들 같은 큰 사기꾼들이야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겨우 천만원 때문에도 살고 죽는 게 결정되는 서민들은 당연히 그대로 쫓겨 날 수 없는 게 당연. 그리고 이제부터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투쟁의 강도도 점점 강해진다. 그러면 건설사들은 용역업체라는 이름의 조직폭력배들을 동원해 그들을 협박하고 쫓아낸다. 많은 경우 재개발 사업에 극심한 폭력이 나타나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소설은 이런 재개발 사업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법정공방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활력 있는 문체로 재판의 준비과정부터 진행까지 실제 법령에 준해 실감나게 써 내려간다. 법정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답게 재판 관련 장면은 상당히 공을 들여 쓴 것이 눈에 보이는데, 인물들의 성격이나 관계가 조금 더 극적으로 묘사가 되었다면 완성도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작품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는 이야기의 종반부에 위치한 홍 검사와 윤 변호사의 만남 장면이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뭔가 거대한 음모가 끼어들기에 딱 적절하게 전개되고 있었는데, 또 이게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뻔한 전개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두 사람의 이 마지막 만남을 통해 이야기를 그렇게 상투적으로 끌고 가는 대신 좀 더 여운을 남기는 방식을 택한다.

 

 

     ​서평을 쓰려고 검색하던 중, 최근에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고 곧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게 되었다. ‘있었다고 과거형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원래 이 영화의 배급을 맡기로 했었던 CJ가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개봉일을 미루고 있기 때문. 하긴 회장이 배임으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 용산참사를 모티브로 한 이 소설의 내용이 정말로 현실과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 나아가 영화를 좀 더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거.. (이게 홍보의 일환이라면 정말 대단한 잔머리고)

 

     차기작이 기대되는 작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4-12-0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봤습니다~ 영화도 기대가 되네요!!

노란가방 2014-12-02 18:4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하네요. ㅋ
댓글 감사합니다.
 

 

1. 줄거리 。。。。。。。  

     에로 영화 전문 감독 박정우(윤계상). 촬영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들어간 집에 웬 여자(은수, 고준희)가 들어와 다짜고짜 그를 때려눕힌다. 알고 보니 계약사기를 당해 그의 집을 자기 집인 양 알고 들어왔던 것. 정우는 사정이 딱하게 되었으니 새 집을 얻을 동안 일주일의 여유를 주겠다고 말했지만, 뭐 워낙에 예쁜 여자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제안까지 한 게 아니겠어?

     어린 시절 아역배우를 했지만, 부모님과 함께 오랫동안 외국에 나갔다가 엄마의 마지막 유언 비슷한 말을 지키기 위해 한국에 돌아와 배우가 되려고 하는 은수. 정우는 그런 은수가 은근히 마음 쓰였고, 그녀를 도와주기로 한다.(예쁘니까!) 그리고 둘 사이엔 뭔가 썸타는 느낌이...

     생계를 위해 에로영화를 만들고는 있지만, 언젠가는 부모님 앞에도 떳떳하게 낼 수 있는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정우는 과연 그의 꿈을 이룰 것인가. 그리고 은수와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2. 감상평 。。。。。。。  

     에로 영화라는 눈길을 끄는 소재를 영화 속에 집어넣었지만, 영화 자체가 B급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물이었고, 마지막엔 진심이 통하게 될 것이라는 소박한 바람을 담고 있는, 주제면으로는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사실 뭔가 특별함을 느끼기엔, 주연을 맡은 남녀 배우의 연기력이 엄청나게 훌륭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고(물론 둘 다 착실하게 배워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는 했다),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의 전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단지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보조 소재로만 여겼던 에로영화 제작팀이라는 소재에 어떤 진정성 같은 것을 담아내려고 했던 게 더 눈에 와 닿았다.

 

 

 

 

     영화제작사라고 해봐야 스텝은 고작 세 명에 이제 갓 들어온 신입 한 명, 그리고 배우들은 죄다 벗을 줄만 아는, 연기력이라고는 도무지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온갖 종류의 패러디 제목을 가져다 붙이지만 내용이랄 것까지도 없는 그런 B, C급 영화들일 뿐. 그런데 그런 그들이 꿈을 꾸고 있다.

     감독인 정우는 물론, 그를 형으로 따르며 함께 하는 스텝들은 언젠가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의 배우들역시 비록 연기력이 부족하고 얼굴도 외모도 기성 작품들의 주연을 꿰어 차기엔 한참 부족했지만, 기회가 주어졌을 때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재미있게 참여할 줄 아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은 그들이 하는 일을 한심하게 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사람마저 한심하게 보면 안 된다는 것. 뛰어난 외모의 주연 여배우보다 오히려 이들의 이야기가 좀 더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이런 진정성 때문이었던 것 같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본다면 생각했던 것 이상의 작품을 봤구나 싶은 생각이 들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니아 연대기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교장 선생의 후원자들은 그 여자가 교장 자격이 없는 것을 알고는 다른 교장들을 감독하는 자리에 앉혔다. 그러나 그 일마저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그 여자를 의회로 보냈고, 그 여자는 그 후로 행복하게 잘 살았다.  - 본문 중

 

 

 

1. 줄거리 。。。。。。。   

 

     모두 일곱 개의 독립적인 이야기로 구성된 이 대서사시는 거의 평생을 대학에서 일했던 C. S. 루이스가 어린 아이들을 위해 쓴 동화다. (실제로 출판된 순서와는 다르지만) 1장에서 나니아가 창조되고 마지막 7장에서 그 나라는 무너지고 그와 비슷하지만 질적으로 훨씬 더 우월한 새로운 나라가 나타난다. 2장은 가장 유명한 내용으로 옷장을 통해 환상 속의 새로운 나라인 나니아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 네 명의 남매 이야기가 실려 있고, 나머지 이야기들에서는 그 남매들을 비롯한 또 다른 아이들이 이 세계 속으로 들어가면서 얽히고설키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2. 감상평 。。。。。。。   

 

     지난 여름 생일 선물로 받았지만, 읽어야 할 다른 책들 때문에 좀처럼 펼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숙제였다. 일단 펴면 한 번에 읽어야 하는 데 중간중간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는 재미를 놓칠 수 없었고, 독서모임을 시작하기도 했고, 그 사이에 새로운 일들을 몇 가지 시작하다보니 마음에 여유가 좀 없었달까. 하지만 그 모든 어려움은 23일간 충분한 반 강제(?) 독서 시간을 보장해준 예비군 훈련이 해결해 주었다. 무서운 일은.. 본문만 105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다 읽었는데도 예비군 훈련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 (내년엔 뭘 들고 가야 하나)

 

 

     일반적인 책들보다 가로, 세로가 약 3cm 가량 더 큰 제본인데도 무려 1000페이지를 훌쩍 넘는 압도적인 분량으로 베고 자기 좋다는애교 섞인 투정을 받기도 하지만, 따로 읽어도 좋은 일곱 개의 이야기가 서로 논리적 일관성을 가지고 만들어 낸 거대한 세계를 읽어내기 위해서는 이정도 분량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그래도 개인적으론 이런 무지막지한 합본은 책장에 꽂아두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독서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루이스는 이야기 전반에 걸쳐 성경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창조와 타락, 대속과 부활, 믿음과 새 창조의 완성 등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은 신학적 명제들이 이야기 속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나온다. 물론 이야기 자체가 어린 아이들을 위해 쓰였기에 이런 신학적 설명들은 철저하게 이야기라는 맥락에서 등장할 뿐이다.

 

     그러나 아무리 이야기에 기독교적이 내용이 담고 있다고 해도, 재미가 없으면 누가 이런 두꺼운 책을 읽을까. 그런 차원에서 루이스는 자신의 탁월한 문학적 재능을 마음껏 이 작품에서 표현해 낸다. 앞서 말한 신학적 명제들은 어느 것 하나 지나치게 두드러지지 않을 정도로 잘 짜인 이야기를 통해 전달되고 있어서 문학적으로 완성도가 높다.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함께 차를 탔던 훈련 동기 한 명은 내가 사자와 마녀와 옷장에 담긴 기독교적 은유를 설명해주기 전까지는 전혀 짐작조차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니) 뿐만 아니라 책 전체에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풍자들은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동화지만 단지 어린 아이들에게만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른들도 꼭 한 번은 읽어 볼만한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며칠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습니다.

 

나니아연대기를 다 읽었는데도 안 끝나더군요...;;;

 

내년이 두려워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