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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 - 경제성장을 발목잡는 에너지 딜레마
리처드 뮬러 지음, 장종훈 옮김, 허은녕 감수 / 살림 / 2014년 8월
평점 :
1.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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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물리학적 정보의 상당 부분이 과장되거나 왜곡되어 있음을 지적했던 저자는, 이번
책에서 에너지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오해와 추측을 지적하고, 수치적이고
계산적인 결과를 토대로 에너지 안보와 환경위험 사이의 적절한 타협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천연가스가 가진 경제성과 친환경성이다. 석탄이나
석유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양에 비해 천연가스는 그 양이 현저히 적으며, 심지어
가격까지 훨씬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새롭게 발견된 셰일가스나 발전된 채굴기술로 인해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의 양은 향후 수십 년에서 그 이상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많다. 때문에
저자는 이 천연가스야 말로 미래의 여타 에너지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외에도 원자력발전이 현재까지 (천연가스를
제외하면) 가장
저렴하고 공해도 덜 일으키는 방식이라는 점, 또
각종 미래 에너지라고 불리는 것들이 생각만큼 친환경적이지 않으며,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에 있어서 불리하기에 대부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저개발국가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2.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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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을 워낙에 재미있게 봐서 이 책 또한 별다른 고민 없이 집어 들었다. 과학자답게
주장에는 항상 수치와 논리적인 전개가 뒤따르며, 이
과정에서 입증된 내용만을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에 내용에 신뢰감을 준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방사능폐기물을 저장하기 위한 시설을 건축하는 문제를 두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역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당장에
엄청난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원자력발전이 손쉬운 대안이긴 하지만, 방사능
누출에 대한 염려는 좀처럼 막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그런 염려가 실제로는 매우 과장된 것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몇 번에나 걸쳐 가장 최근에 일어난 원전 사고인 후쿠시마의 사례를 들며, 이
사고로 암에 걸린, 혹은
걸릴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겨우 100여
명에 불과하다고 안심시키려 한다. 또
미국 덴버에 사는 사람들이 받는 연간 피폭량은 후쿠시마 주민들보다 더 많지만, 암
환자의 비율은 미국 내 다른 지역보다 오히려 낮다는 결과도 자주 언급된다.
방사능 피폭에 관한 저자의 주장이 옳다면 이 에너지는 천연가스와 함께 향후 우리의 중요한 자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만큼
경제적인 것도 없으니까. 다만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방사능 누출로 인한 영향이 오직 암과 관련된 것에 한정되고 있다는 점과, 덴버의
케이스가 정확히 어떤 식으로 연구되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점, 그리고
앞서의 책에서도 지적했듯 원전이 아니었으면 죽지 않아도 될 사람이 몇 명이라도 생긴다면 그걸 단지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도
되는 걸까 하는 부분은 여전히 의심스럽다.
미래의 에너지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로 ‘절약’을
꼽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저자는
절약이 불편함을 초래한다는 고정관념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쪽이
얼마나 남는 장사인지를 간단한 계산을 통해 직접 보여주기까지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저자가 에너지 절약의 예로 든 것이 집에 단열재를 넣는 것이라는 공사라는 것이 더 놀랍다. 이런
게 한 대륙을 빼앗아서 나라로 갖고 있는 규모의 차이인 걸까.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단열시공조차도 안하고 그냥 발전소를 더 짓거나 난방비를 쓰고 말겠다는 태도에 쓴웃음이 나기까지 한다.
자체적으로 유전까지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에 비해, 우리의
지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의 폭을 그리 넓지 않을 게다. 그만큼
더 치열하게 연구하고 고민하면서 한정된 국가적 역량으로 최적의 선택을 하기 위해 국민적 힘을 모아야 하겠지만, 과연
그러고 있을까. 능력도
지식도 없지만 정치적인 감각과 자기 한 몸은 지키겠다는 생각만큼은 그 누구보다 발달한 무능한 측근들만 신뢰하고 앉아 전 세계적으로 슈퍼 호구를
입증했던 전임 대통령은 물론, 측근들로
인의 장벽을 쳐 놓고 누구의 비판도 받지 않으려 하면서 권력이 주는 만족감만 혼자 만끽하고 있는 현직 대통령 역시 미덥지 못하기는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