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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위드 러브
우디 앨런 감독, 알렉 볼드윈 외 출연 / UEK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1.줄거리 。。。。。。。。
로마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각각 독립적으로 일어난 네 건의 사건들을 그리고 있는 영화.
묘하게 흘리고 다니는 여자 친구의 친구와 바람이 난 남자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우연한 만남이 <s>순진한</s> 순진해 보이는 커플에게 일으킨 변화, 샤워부스 안에서만 노래를 할 수 있었던 사돈을 무대에 세우기 위해 샤워하면서 공연을 한다는 초유의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은퇴한 공연기획자의 이야기, 평범한 시민이 어느 날 갑자기 유명인사가 되어 언론과 사람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된다는 스토리 등이 담겨 있다.

2.감상평 。。。。。。。。
로마라는, 그 자체가 유적지인 도시에서 벌어지는 러브스토리 같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살짝 실망했다. 확실히 우디 앨런의 전작인 ‘미드나잇 인 파리’와 같은 느낌을 기대해선 안 될 것 같다.
우선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란 게, 멀쩡한 여자친구 놔두고 뻔히 계산되는 친구의 친구의 유혹에 빠져 껄떡이다가 바람맞는 한심한 인물이나 이제 갓 결혼해 놓고서 좋아하는 영화배우와 섹스하러 호텔에 가는 순진한 척 했던 아내와 우연히 호텔방에 잘못 들어온 성매매여성과 어영부영 같이 다니다가 풀숲에서 그짓하는 새신랑 정도가 이야기의 절반이니까. 어딜 봐도, 어떻게 꾸며도 예쁜 러브스토리라고 하기엔 확실히 부족하다. 나머지 두 이야기는 개그코드를 중심으로 확실히 재미있게 볼 수는 있었지만, 그게 ‘로마 위드 러브’라는 낭만적인 제목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 건지를 묻는다면 글쎄..

대신 감독은 또 다른 부분에서 흥미꺼리를 보여준다. 바로 점잖은 척 위선을 떨고 있지만 뒤로는 각종 욕망의 노예가 되어서 헐떡이는 인간의 비루함이랄까. 복잡한 사정으로 졸지에 한 주인공의 아내 역할을 하고 다니는 고급 창녀 안나를 파티에서 만난 로마의 상류인사들은 하나같이 안나와 약속을 잡으려고 안달하고 있고, 은폐된 진실를 고발하고 비리를 파헤쳐야 할 언론은 하나같이 별 가치가 없는 가십거리에 목을 맨다.
한줄평을 하자면 로맨스를 가장한 풍자영화? 가벼운 개그코드는 영화의 날카로운 칼끝을 살짝 가려주는 천조각의 역할을 했던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