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세계 최초로 배아복제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며 유력한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이장환 박사(이경영). 단숨에
그는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지만, 이 모든
게 조작되었음을 알고 있던 전직 연구원 심민호(유연석)는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하고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 피디인 유민철(박해일)에게
전모를 밝힌다.
처음엔 단지 불법적으로 난자를 매매한 것 정도로 생각했던 민철은, 아예
줄기세포 자체가 만들어진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다. 보도
하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자,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감추려는 자 사이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진다.

2. 감상평
。。。。。。。
잘 알려진 ‘황우석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로, 실제
사건의 얼개와는 거의 맞아떨어진다. 영화 속
주인공은 윤민철 피디와 정보제공자인 심민호 연구원, 그리고
그 반대쪽 대척점에 서 있는 이장환 박사로, 영화는
처음부터 선과 악의 대결구도가 선명하게 그려진다. 심지어
영화를 보는 우리는 그 결과까지 대략 짐작하고 있으니 특별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
감독은 영화 속에 ‘진실과
국익이 충돌하면 어느 것이 우선인가’ 하는
질문을 의도적으로 반복해 넣으면서 이 영화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넌지시 던지는데, 아쉽게
영화의 진행은 이 질문에 적절하게 대응되지 못하고 있다. 이장환
박사의 연구가 (설사
조작이라고 하더라도 유지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윤민철의 취재를 방해하는 세력이나 인물이 당연히 나와야 하는데, 영화
말미에 잠깐 등장하는 정부측 인사를 빼면 딱히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취재를
방해하는 건 자신의 거짓이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박사와 그의 연구 결과로 나올 치료법을 기대하고 있는 일부 순박한 환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박사의 개인 지지자들인데, 이들 중
누구도 국익을 언급하는 사람은 없다.
이 부분이 재미있는 지점인데, 황우석
박사의 사기극이 드러날 당시는 소위 진보의 우상 중 한 명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직하던 상황이었다는 점이 대놓고 정부쪽을 악으로 묘사하지
못하도록 만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지나고
나서 이야기이지만, 사실
당시 노 전 대통령도 이 사기극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으니... 고의적인
책임까진 아니라도 아주 관련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터..
개인적으로는 문제의 초점을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언론과 상황과 분위기에 묻어가며 진실마저 은폐하려는 거짓 언론, 혹은
감정에 휩쓸리는 가벼운 여론 등의 대결구도로 잡아갔다면 좀 더 괜찮은 그림이 나오지 않았을 싶었지만, 아무튼
결과적으로는 그냥 이장환 박사만 나쁜 놈으로 묘사하고 끝. 쩝.

영화 속 진실은 결국 방송으로 내보내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현실
속에서는 정권교체 이후 낙하산으로 내려온 바지 사장이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사실을 자꾸 보도하는 방송 자체를 없애버리고, 입을
막는 새드엔딩으로 진행되고 만다. 천안함
프로젝트나, 다이빙벨처럼
정권의 주장과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 상영을 막겠다고 설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도 여전히 변함없이 일어나고 있고.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이
진화하고 있다는 주장은 거짓말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