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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전트
닐 버거 감독, 테오 제임스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가까운 미래, 큰
재난(아마도
전쟁?) 이후
사람들은 시카고에 높은 벽을 쌓고 그 안에서만 살아가고 있다. 더
이상의 다툼을 막기 위해 위대한 지도자들은 살아남은 사람들을 다섯 개의 분파로 나눠 각각 자신들의 천성에 맞는 일을 하도록
나눈다. 분파의
선택권은 본인에게 있지만 한 번 정해진 분파는 절대로 바꿀 수 없고, 만약
자신의 분파에서 나온 사람은 무분파로 간주되어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홈리스처럼 살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헌신적인 분파 애브니게이션 출신의 베아트리스(쉐일린
우들리)는
선택의 순간 모험을 좋아하고 조직에서 일종의 경찰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는 돈트리스라는 분파를 선택한다. 하지만
그녀는 태생적으로 통제와 범주화를 싫어했던 성격의 소유자, 일명
‘다이버전트’였다.
어느 날 똑똑한 머리로 학문과 연구를 전담하던 에러다이트 소속의 재닌 박사(케이트
윈슬렛)의
일당은 돈트리스 사람들의 정신을 통제해 이 사회를 접수하기 위한 쿠데타를 일으켰고, 베아트리스는
이를 막기 위해 적의 심장부를 타격하러 나선다.

2. 감상평
。。。。。。。
요새 들어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작품들이 자주 보인다. 물론
이런 소재가 단지 최근에 비롯된 것은 아니긴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디스토피아가 처음부터 그것을 의도했던 것이 아니라 그 반대였다는 점. 유토피아를
위한 인간들의 노력이 도리어 디스토피아를 만들어버렸다는 일종의 반성과 회의가 보인달까.
‘더
기버’에선
분쟁의 소지가 될 인간의 감정을 제거하려고 했던 지도자들은 이 영화에서는 철저한 신분제도의 확립을 통해 서로가 담당할 영역을 나눠버림으로써
불필요한 충돌을 방지하려고 한다. 양쪽
모두 목적은 훌륭했지만, 문제는
그 사회제도를 실천해 감에 있어서 인간의 본성을 적대시하고 있다는 점. 가끔은
충동적이고, 틀에
갇히는 것을 싫어하는 자유로운 성격을 ‘다이버전트’라고
부르며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로 경계하는 모습은 이를 잘 보여준다. 다이버전트가
세상을 망칠지 모르니 그들을 보호하는 사람들을 없애버려야 한다는 생각은, 그들이
정말로 지키고 있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 그들의 특정한 생각이었을 뿐임을 드러낸다.

자본주의니, 민주주의니
하는 것들도 결국은 사람들이 잘 살도록 하기 위해서일 텐데, 인류는
어느 순간부터 이를 지키기 위해 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잡아 죽이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기에 이른다. 마치
거기에 신성한 무슨 힘이라도 부여된 것처럼.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이지만, 정부를
장악한 특정한 정권을 비판하면 나라를 비판하는 것인 양 호들갑을 떠는 수준 이하의 정치의식을 가진 인간들이 이 나라 국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예일 것이고.
남에게 방해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생각을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선택할 수 있고, 그리고
자신이 속한 체제나 질서에 대해서 근본적인 의문이 생기면 얼마든지 묻고 탐구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오래 갈 수 없다. 마르크스와
레닌의 위대한 실험이 실패로 돌아갔던 가장 큰 이유도 결국 이런 디스토피아로 변질되어갔기 때문이고, 오늘날
자본주의와 다양한 형태의 민주주의가 세계 곳곳에서 흔들리고 있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같은 이유다.
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으냐에 따라 계급이 결정되고, 소수의
특권층들이 일반인들과는 거의 상관없는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멋대로 권력을 주무르고 그 열매를 빨아먹는 상황이 영원할 리
만무하다. 역사에는
그런 상황에서 일어난 수많은 ‘영웅들’에 관한
기사로 가득 채워져 있지 않던가. 그래서
영화는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오히려
과거의 어떤 역사적 사건을 보는 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안녕, 헤이즐’에서
사랑에 빠진 십대 말기 암 환자 역을 훌륭히 소화했던 쉐일린 우들리가 점차 각성하는 자유의 여전사 베아트리스 역으로 출연해 전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고, 늘
예쁘게만 나왔던(물론
이번에도 예쁘긴 했지만) 케이트
윈슬렛이 악역으로 출연해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전체적으로 구성이 탁월했다거나 (배경과
인물성격) 묘사가
섬세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런대로
볼만 했던 작품. 후속편도
준비 중이라니 기대해 볼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