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줄거리 。。。。。。。。
늘 어디를 가나 산소통이 담긴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호흡기를 달고 다녀야 하는 말기 폐암환자 헤이즐. 부모님의 권유로 억지로 나간 암환자 모임에서 한눈에 반해버린 어거스터스를 만난다. 그 자신도 오른쪽 다리에 생긴 암으로 의족을 달고 있었던 어거스터스는 안구에 암이 생겨 곧 실명하게 된 친구를 위해 모임에 참여한 차였다.
비슷한 처지의 두 사람은 곧 서로에게 빠져들었고, 그렇게 이 풋풋한 소년, 소녀의 만남은 시작된다. 헤이즐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의 작가를 만나게 해 주기 위해 암스테르담으로의 여행까지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마침내 그 때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2.감상평 。。。。。。。。
시한부 생활을 하는 여주인공과 암에서 회복된 남자친구라는 구도가 끝까지 갈 줄 알았다. 그런데 감독은 여기에 미묘한 비틀림을 주었고, 그게 이 익숙한 소재를 가지고 제작된 영화가 평범해지는 것을 막아주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런 게 아니라도, 이 사랑스러운 커플의 연애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다. 특히 여주인공 헤이즐 역의 쉐일린 우들리는 예쁜 외모임에도 긴 머리를 싹둑 잘라버리고 풀 메이크업 대신 적절한 분장으로 나서서 변신을 꾀했는데, 아직 젊은 배우임에도 상당 수준의 연기력을 보여주며 보는 사람들을 빨아들인다. 상당히 매력적인 배우. 상대역인 어거스터스를 연기한 앤설 에거트가 좀 묻혀 보일 정도.
영화 속에는 이 예쁜 커플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라, 헤이즐을 언제나 지지하며 그를 위해 헌신적으로 애쓰는 부모님들도 있었다. 큰 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둔 부모들이 다 그렇지만, 24시간 비상모드로 대기한 채 모든 걸 쏟아가며 행여 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건 아닐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런 게 부모의 마음인가 싶은 생각이 저절로..
죽음까지도 이기는 사랑 같은 과도하게 낭만적 주제가 아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제대로 맞이하는 어려운 문제에 대해 영화는 나름의 해답을 제시해준다. 상대를 생각해준다며 억지로 냉정한 척 굴다가 돌아서서 혼자 우는 유치한 짓 말고, 그냥 끝까지 더 많이 사랑해주며 보내주라는 것 말이다. 그리고 선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 모두가 그러게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생각해 본다면, 할 수 있는 대로 더 많이 사랑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은 확실히 설득력이 있다. 꽤 괜찮은 멜로 영화.

덧. 영화 초반부 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을 잠시 고민하게 만드는 장면이 등장한다. 헤이즐이 보고 있는 텔레비전 화면에 멀더와 스컬리가 등장하는 엑스파일 텔레비전 시리즈의 한 장면이 방송되고 있었다. 이건 케이블 재방송인가.
그리고 이런 건 역시 남자 혼자 볼 게 아니라 연인과 함께 봐야 하는 영화인데 하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