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고려 말, 위화도 회군을 앞둔 이성계 앞에 그 일의 부당함을 말하다가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고 가까스로 탈출해 산적이 된 장사정(김남길)과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해적이 된 여월(손예진)은 서로 다른 이유로 명나라로부터 받아 오던 국새를 삼켜버린 고래를 추적하게 된다. 여기에 여월에 의해 쫓겨나 복수를 다짐하고 있던 전직 해적두목 소마(이경영)와 장사정 때문에 회군의 선봉장으로 출세할 수 있을 거라는 꿈이 깨져버린 모흥갑(김태우)가 얽혀들면서 아주 시끄러운 소동이 벌어진다.

 

 

 

 

2. 감상평 。。。。。。。。  

 

    처음부터 아주 작정하고 관객을 웃겨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니 아주 실컷 웃다가 나왔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지 극장 안은 떠들썩했지만 그리 기분 나쁜 소란은 아니었다. 심각하게 주름 잡으면서 보는 영화는 아니었으니까.

 

    철봉 역의 유해진이 이 개그영화의 중심축을 잡고 있었고, 여기에 김남길도 단단히 각오하고 개그전선에 뛰어든다.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이 잔뜩 등장하긴 하지만, 시원한 바다를 주 배경으로 벌이는 한바탕 소동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손예진의 경우, 물론 고난이도의 동작들은 대역을 썼겠지만, 나름 해적 두목으로서의 이미지 변신을 꾀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영화에서라면 좀 더 망가지는 역할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도 든다. 여전히 그녀는 이전의 영화들처럼 단아해 보인다. 단아한 해적이라니..

 

 

 

 

    영화를 보면서 끝까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건 굳이 해적 이야기를 하면서 산적까지 나와야 했을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산과 바다를 오고가면서 시간만 잡아먹을 뿐, 꼭 필요한 설정은 아니지 않았나 싶다. 처음부터 장사정이 이성계 진영을 나와서 해적 쪽으로 갔더라면 스토리라인도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을까. 해적과 산적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동을 느끼던 박해진의 고민(?)도 사라졌을 테고. 영화가 심각하게 비밀스러운 관계를 파고들거나, 머리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면 처음부터 좀 더 선명하게 정리하고 들어가는 것도 이런 오락영화의 미덕 중 하나가 아닐까.

 

    영화 후반부 스토리가 잘 정리되지 않으면서 약간 늘어진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그냥 편하게 즐길만한 영화로서는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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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법률 문장은,

 

법과의 의견에서 나타나든 성문법이나 매매 증서에서 나타나든,

 

영어에 대한 빈약한 지식만을 지닌 사람이 번역한 독일어 문장처럼 읽히곤 한다.

 

그 문장들은 길다. 예외 없이 어색하다.

 

예외 없이 그리고 필연적으로 수많은 추상적이고 애매하고 졸렬한 언어를 사용한다.

 

이 언어들은 법이라는 엄숙한 속임수의 필수 요소다.

 

 

- 프레드 로델, 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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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현태(지성), 인철(주지훈), 민수(이광수)20여 년을 함께 지내온 친구들이다. 소방관으로 일하는 현태, 보험설계사이지만 적당히 나이롱환자들을 이용해 뒷돈을 챙기곤 하는 인철, 오래된 세탁소를 운영서 동네에 이런저런 물건까지 납품하며 살아가는 민수는 서로 하는 일도, 처한 상황도 다르지만, 이 오랜 우정이 변치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지내왔다.

 

    어느 날 불법오락실을 운영하는 현태의 어머니에게 보험상품을 팔러 갔던 인철은, 넌지시 누가 와서 불이라도 질러 보험금을 받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그녀의 뜻을 알아챈다.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고,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는 어머니와 소원해진 현태를 도울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는 인철의 말에 민수는 결국 그 일에 참여하기로 한다. 마침내 계획된 날, 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태의 어머니가 사고로 죽으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했다.

 

    범인을 잡아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현태와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친구의 어머니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철과 민수. 이들은 언제까지 좋은 친구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

 

 

 

 

2. 감상평 。。。。。。。。  

 

     한동안 한국영화에서 남자들 사이의 우정은 깡패라는 소재를 끼지 않으면 못 그려지는 것처럼 여겨졌다. 대한민국 남자는 다 깡패 아니면 양아치인 양 그려지던 시기가 지나고 이제 이 우정이 좀 더 실제적인 영역으로 들어왔다. 이익을 위해 뭉치는 조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로 유지되는 진짜 우정.

 

    지성, 주지훈, 이광수의 연기력이 우선 탄탄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주지훈의 조금은 건들건들한, 하지만 속은 진국인 성격을 그려내는 연기였고, 몇 차례 연기를 하기는 했지만 좀 가벼운 이미지였던 이광수의 예상 외 선전, 그리고 지성까지. 주변 인물들은 딱 정당한 정도로만 사용하고 메인 캐릭터 세 명에 집중하는 감독의 선택도 적절했다. 덕분에 배우들은 그들이 가진 것을 거의 다 쏟아낼 수 있는 판 위에서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물론 불법적인 일이긴 했으나, 나름 좋은 의도로 시작했던 일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고, 이 사건이 세 친구에게 끼친 엄청난 영향과 그로 인한 심리 변화를 지켜보는 게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데, 쏠쏠한 재미를 준다.

 

    여기에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반전이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데, 바로 워크맨 사건이다. 이들이 언제부터 친구였는지를 보여주던 장면을, 정확히 언제부터 친구가 아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바꿔버린 지성의 대사 한 마디는 엄청난 충격을 던져준다. 그리고 이 대사는 이 세 명의 친구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와 구도를 한 번에 바꿔버린다. 대박 설정.

 

 

     기대했던 것보다는 괜찮았던 영화다. 다양한 포인트를 즐길 수 있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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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 전 오랫동안 일본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시달리던

이 땅의 조선 사람들은 드디어 고대하던 독립을 얻어냈습니다.

비록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고 우리 민족 스스로 독립을 쟁취해내지는 못했지만,

그 날을 위해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여러 애국지사들,

일본 침략군과 맞서 싸우며 소중한 생명을 잃으셨던 독립군들,

비록 실행되지는 못했으나 서울진공작전의 최종단계까지 준비하셨던 광복군​들까지..

수많은 분들의 ​피와 땀이 큰 힘을 더했던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우리 민족에 의한 이런 독립에의 의지와 노력들이 인정되지 않았다면

종전 이후 연합군​의 전후처리에서 우리의 독립이 쉽게 인정받을 수 없었을 테니까요.

그 날의 독립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었을 게 분명합니다.

물론 일제에 협력하며 호의호식​하던 친일, 부일배들의 마음은 불편했겠지만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력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재산의 많고 적음과도 관계없이,

남녀노소, 지역을 가리지 않고 그 날 나와서 기뻐했을 겁니다.

 

 

 

최초의 대한민국 정부수립 기념식(1945. 8)

 

 

하지만 아쉽게도 이후 우리나라의 상황은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물론 초대 정부 주요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독립운동가들의 얼굴도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국군은 광복군과 독립군의 전통과 조직을 이어받기 보다는

일본제국군에서 복무하던 이들이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찰 역시 일제 아래서 순사로 일하던 이들과 조직이,

심지어 독립군들을 잡아 고문하던 양아치들이 그대로 넘어왔습니다.​

정부 조직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긴 했지만,

그 핵심은 여전히 조선총독부에서 일하던 행정관료들이 장악합니다.

해방 직후 남한 지역을 통치하던 미군정 당국이 그걸 원했기 때문이죠.

대한민국은 한 번도 친일파들을 제대로 정리한 적이 없습니다.

이승만 정부 당시​ 일시적으로 활동했던 반민특위는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이 대통령의 묵인 아래 이뤄진 백색테러에 의해 해산되고 말았고,

결국은 일본 왕에게 충성맹세까지 하며 출세하고자 했던

한 한국 장교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스스로 대통령에 오르면서

친일행위자들에 대한 결정적인 면죄부가 발부된 것과 ​마찬가지가 되었죠.

심지어 오랜 군사정부가 끝나고 민주화가 된 이후에도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하는 일마저 자칭 보수우익세력에 의해

번번이 방해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실제 기록으로 남은 친일행위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그들은 과오가 있기는 했어도​ 시대적 상황을 이해해야 하며,

또 다른 측면에 공로도 있으니 친일인사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는

아주 어이없는 논리를 펼칩니다.

뭐 수 천 명의 시민들을 학살하고 권력을 휘두르다가

결국 내란 수괴로 법적 처벌까지 받은​ 전직대통령을

자랑스런 동문, 선배라고 소개하는 정신나간 이들도 존재하는 나라니

이 정도는 애교라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문제는 단지 친일파 정리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물론 해방 이후 대한민국은 부침이 좀 있었을지 모르나

분명히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여전히 우리는 문제를 모두 해결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일제의 식민지가 된 것이​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되었을까요?

단지 우리와는 다른 민족이 최고통치자가 되었다는 점이 문제입니까?

​물론 이 부분은 민족적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는 민감한 문제지만,

통치자의 국적이 바뀌었다고 해도 사람들의 삶이 실제로 변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진정한 독립을 얻었다고 하기에는 어려울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36년 동안의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정치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장 피부에 와 닿는 것들이었습니다.

조선 사람들은 정치적인 권한을 거의 행사할 수 없었으며

경제적으로도 그들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착취당했습니다.

문제는 광복 69주년이라는 오늘까지 이 문제는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정치적 의사를 표시할 권한이 상당하게 제한되고 있습니다.

시민의 정치행위는 단지 선거일에만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교육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함께 모여 그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지만,

권력자들은 온갖 법률과 자의적인 잣대, 그리고 편법을 동원해

이런 헌법적 권리를 언제라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각종 지방자치단체장, 의원들은 선거로 뽑히지만,

이 과정에서 심각한 언론통제, 여론왜곡과 조작, 그리고 선동이 넘쳐나기에

시민들은 제대로 된 정치적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은 더욱 참혹합니다.

비정규직과 파견노동자라는 제도는 시민의 경제적 자유를 억압하는 주요 도구입니다.​

그들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고,

똑같은 일을 해도 정규 노동자들에 비해 적은 대가를 받아야 합니다.

빈부격차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고,

소수의 재벌들은 대한민국 부의 대부분을 손에 넣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들이 먹고 남은 것들을 서로 쪼개 써야 하는 처지입니다.

 

 

 

 

파견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4인 가구의 가장이 일을 하던 중 상해를 입어도

치료 과정에 아무런 보상이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두어 달의 치료 기간 동안 당장 가정의 생계가 막막해 지는 게

2014년의 대한민국입니다.

이런 이들을 지원하고, 재기할 수 있는 데 사용해야 할 국가예산은

대통령 개인의 이름을 남기기 위한 삽질에 낭비되고 있고,

지역 국회의원들의 재선을 위한 사업에 퍼부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는 좀처럼 허가받지 못하고,

대통령을 풍자하는 미술작품조차 전시하려면 눈치를 봐야하고,

​인터넷에 정책과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 처벌받는 게

2014년의 대한민국입니다.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독립을 한 걸까요.

​통치자의 국적 말고도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어쩌면 광복절은 단지 어제의 일을 기억하기 위한 날만이 아니라

그 정신을 끊임 없이 구현해 내기 위한 새로운 다짐을 하는 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게 독립을 위해 피땀을 흘리신 조상들의 후손으로서의 도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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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집 없는 사람이 노숙하다가 죽는 것은 뉴스가 되지 않지만

주가 지수가 2% 떨어진 것은 뉴스가 된다.

 

- 프란치스코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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