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9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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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도쿄 교외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사고가 일어난다. 갑자기 일어난 사고로 사람들은 크게 당황하며 대피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수십 명이 죽고 그 이상이 다치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 하지만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들어간 소방대원이나 이후의 조사결과 어디서도 무엇이 이 사고를 일으켰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어떤 독극물도, 가스도, 화재의 흔적도 없었다.

 

     소설의 초반은 이 사고와 관련된 사람들을 한 명씩 인터뷰하는 조사의 내용으로 이뤄져있다. 책 제목이기도 한 질문과 답변이란 형식은 계속 이어지지만 책의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사건 현장에서 약간 거리가 있는 사람들, 사건을 이용하는 사람들, 심지어 앞선 챕터에서 사건 조사원이었던 인물로 추정되는 사람들까지 나와 이 사건에 관한 기억들을 풀어낸다.

 

 

2. 감상평 。。。。。。。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과 답변이라는 구조로 되어 있는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다. 목격자의 눈으로 본 사건의 모습이라는 게 늘 부분적이고 왜곡될 수도 있는 법인지라, 인터뷰가 계속되어 갈수록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기는커녕 사건의 미스터리한 성격만 강해진다. 처음부터 원인이 뭔지를 알 수 없는,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죽은 사건이라니..

 

     처음엔 단순히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한 소설인 것으로만 생각했지만, 질문과 대화가 계속되어 가면서 작가는 사고를 둘러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한 심리의 일그러진 표출과 충격을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탐욕스러움, 사건을 둘러싼 과장된 해석과 소문 등등 다양한 인간 군상의 심리를 단지 질문과 대답만으로도 실감나게 묘사해낸다.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작품.

 

     메시지까지 찾아내기는 쉽지 않지만 확실히 재미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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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잘못된 시간에 옳은 곳에,

옳은 시간에 잘못된 곳에 있었다.

언제나 서로를 놓쳤고,

언제나 간발의 차이로 전체적인 일을 알지 못했다.

리의 관계는 결국 그렇게, 잃어버린 기회의 연속이 되고 말았다.

 

그 이야기의 조각들은 처음부터 모두 거기에 있었지만

누구도 그것을 어떻게 이어 붙여야 할지 몰랐다.

 

- 폴 오스터, 달의 궁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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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심리학
데이브 그로스먼 지음, 이동훈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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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오랜 군생활을 해왔던 저자는 흥미로운 통계로 시작한다. 전쟁에 나가 있는 군인들이 실제로 상대방을 향해 총을 발사하지 않는 비율이 꽤 높다는 것이다. 통상 20% 미만의 병사들만 상대를 향해 실제로 총을 쏘았다. 저자는 제법 많은 분량을 왜 병사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가 하는 요인들을 분석하고, 이 비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서술하는데 할애한다.

 

    결국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전장에서 병사들로 하여금 상대방에게 저항 없이 공격을 가하도록 할 수 있는지 그 사회/심리학적 조건을 연구하는 책인가보다 할 즈음, 거의 결말부에 이른 저자는 갑자기 시선을 바꿔 미국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강력범죄라는 문제를 끄집어낸다. 그리고 그 주요한 이유들로 미디어와 게임 각종 영상물 등을 통해 살인에 대해 지나치게 익숙해져가고 있기 때문(사실 이것들은 앞서 나왔던 사격비율을 올리기 위한 새로운 훈련프로그램과도 비슷하다)이며, 장기적으로 이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2. 감상평 。。。。。。。 

 

 

    저자는 전장에서 살해가 실제로 어떻게 일어나고, 그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도록 막는 요인들은 무엇이고,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또 어떤 것인지를 분석하는, 군사학책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살해라는 극단적인 행동이 단지 전쟁터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그 강도가 좀 약해졌다 뿐이지 일상생활 속에서도 다양한 공격적 행동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다양한 차원에서 적용할 만한 부분들이 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군인들이 실제로 상대편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일이 드물다는 사실은 인상적이다. 전쟁을 일으킨 윗대가리들이 어떤 식으로 미쳐 있는지와는 상관없이, 전선에서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 병사들의 차원에서는 아직 인간성이 완전히 닳아 없어지지 않았다는 말일 테니까. (하지만 이 부분도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시킨 결과 베트남전에선 90% 이상의 병사들이 실제로 발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다양한 거리는 이런 살해행위를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한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상대방도 나와 같은 인간이란 점을 인식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쉽게 살해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것. 상대에게 모욕적인 별칭을 붙이는 건 그가 나와 똑같은 인간이 아니라고 인식하도록 만들어 더 쉽게 공격하게 만드는 방법인데, 우리나라에서 자칭 보수진영에서 종종 사용하는 좌빨이니 좌좀이니 하는 딱지붙이기도 그런 예다. 상대의 인간성을 말살시킴으로써 그를 공격하는 자신의 양심의 가책을 덜어내려는 행동이다.(가련한 인간들..)

 

 

    저자는 진지하게 사람들이 영화나 텔레비전, 각종 미디어들을 통해 폭력적인 장면들에 반복적으로 쉽게 노출되는 것을 우려한다. 영화 속 장면들처럼 상대를 향해 무차별적인 난사를 하고, 찌르고 베어 죽이는 일은 실제 전장에선 잘 일어나지 않을뿐더러, 사실 그런 장면들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연습하도록 하는 것이 실제 군대에서 병사들로 하여금 살해행위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만드는 훈련 과정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심지어 효과까지 증명되었다!!) 폭력적인 환경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 분명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영화들에도 액션이나 스릴러를 표방하면서 거의 슬래셔 무비에 가까운 장면들을 잔뜩 등장시키는 것이 거의 유행처럼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의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특히 젊은(그리고 어린) 세대들에게 좀 더 사람들을 쉽게 공격할 수 있도록 열심히 가르치고 훈련시키고 있는 셈. 어차피 돈의 지배를 받고 있는 미디어의 속성 상 스스로 자제하고 정화할 리는 만무한데, 폭력성에 관해 지적을 할라치면 검열이니 뭐니 하며 펄쩍 뛴다. (뭐 다 같이 죽자는 거지)

 

 

    꽤나 충실하게 연구를 했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종류의 사회학적 성격의 연구는 그 특성상 오랜 시간과 많은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가 필요한 법인데, 꽤 묵직한 내용의 책을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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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전설적인 타짜가 되었던 전편의 고니의 조카인 대길(최승현)은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로 도박 비스무리한 것에 능통했다. 사고로 고향을 떠난 그는 강남의 도박판을 전전하며 제법 돈을 벌지만, 조직의 보스를 치려는 녀석들의 계략에 말려 장동식(곽도원)에 의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어린 시절 첫사랑이자 장동식에게 잡혀있던 미나(신세경)의 도움으로 간신히 도망을 치게 된 그는 삼촌 고니의 파트너였던 고광렬(유해진)을 따라다니며 기술을 연마하게 된다.

 

    마침내 사람들을 모아 자신의 뒤통수를 쳤던 인물들을 찾아 복수를 시작한 대길. 착착 계획대로 진행되나 싶었지만 장동식은 그리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고, 영화 말미 지겹게 등장하는 배신의 배신까지 겹쳐지면서 대길과 미나는 마지막 대결로 몰리게 된다. 모든 걸 걸고 벌이는 도박 한 판. 결과는 뭐 예상대로..

 

 

 

 

2. 감상평 。。。。。。。。   

 

    사실 신세경 때문에 봤다. 기대했던 것만큼 적지 않은 비중으로 출연하고 있었고, 캐릭터 자체가 가볍지는 않았지만 신세경만의 통통 튀는 느낌은 살아있었다. 주연을 받은 최승현은 이미 몇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한 바도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었는데(물론 유해진과의 콤비에서는 많이 부족해보였고, 짧은 등장이지만 임팩트를 보여주는 이경영 등과 비교하는 건 좀 가혹한 일일 테고), 이하늬 쪽은 여전히 주조연급 중에서는 가장 연기력이 부족해 보였다.

 

 

    영화는 대체로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페이스를 잃어버린 채 급하게 에피소드들을 조합하려고 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 지겹게 등장하는 배신의 연속은 영화 포스터에 쓰여 있는 그 누구도 믿지 마라라는 문구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좀 지루했다. 뭐 처음부터 대길과 장동식의 대결이 피날레를 장식할 것이 분명해보였는데, 굳이 또 김윤식이 맡은 아귀라는 캐릭터를 등장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전편과의 연결을 위한 코드였던 걸까), 지나치게 많은 등장인물을 다 언급하려니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늘어져버렸다.

 

    물론 빠른 화면 전환과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은 보는 맛을 더해주었지만, 이런 식의 화면전환이 이 영화만의 독특한 특성도 아니고 이미 다른 영화들에서도 자주 써 먹었던 부분이니까. 도박과 복수라는 소재도 화투장이 아닌 바둑판이 등장했다는 점만 빼면 얼마 전 개봉했던 신의 한 수쪽과도 별 차별성이 없어 보인다. 아무튼 덕분에 막판엔 좀 지치기까지 했다.

 

 

 

 

    소재와 결말이 어느 정도 예상되는 영화라면 뭔가 흥미를 돋울만한 포인트가 필요했는데, 언론을 통해 자주 홍보되었던 노출 부분도 정작 극장에선 충격적이랄 것까지도 없었고.. 이 정도 속옷패션은 텔레비전 속옷 광고에서도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던가.(더구나 이하늬의 경우는 실제 속옷 모델이기도 하고) , 신세경은 이 정도 선까지만..

 

 

    큰 화제성을 가질만한 작품은 아니다. 러닝타임까지 길어서 가볍게 보고 나올만한 오락영화라고 하기에도 좀 뭐하다. 솔직히 이 정도 영화는 누가 돈을 내 줄테니 다시 보라고 해도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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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 반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친미주의는 좋지 않다. 반미주의도 역시 좋지 않다.

 

친미주의와 반미주의는 전략에 불과한 친미와 반미를

 

이념적 목표 또는 도덕적 가치로 삼기 때문이다.

 

 

- 유시민,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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