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어머니의 재혼으로 갑작스럽게 독립을 하게 된 정화(서우). 그런데 이사 온 날부터 옆집에는 밤마다 섬뜩한 차림의 여자가 방문해 노크를 하고 있다. 당연히 짐작할 수 있듯 그녀는 귀신이었고, 옆집에 사는 남자 도혁(현성)이 이상한 주술로 자신에게 묶어두었다가 그녀가 죽자 귀신이 되어 계속 찾아오고 있다는 흔하디 흔한 설정.

 

    근데 사실 자기 일도 아닌데 정화는 이 일에 이상하게 얽혀 들어가고, 친구이자 영매인 성주(주민하)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풀기 위해 나선다.

 

 

 

 

2. 감상평 。。。。。。。。  

 

    소위 텔레비전 영화라고 불리는 장르가 있다. 통상 독립적인 완성도를 가지고 있지만, 극장에 걸릴 만한 수준은 아닌 저예산 영화를 이르는 말이다. 물론 요새는 드라마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예산 부분은 쉽게 좋아지기 어려운 면도 있고 해서, 이 분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이 영화 노크역시 그런 텔레비전 영화인데, 의외로 극장에 잠시 걸리기도 했단다.

 

 

    영화의 메인소재는 이제 좀 지겨울 정도로 자주 보이는 내용이다. 옛날 텔레비전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다뤄졌던 것이고, 작년에는 구지성 이종수 주연의 꼭두각시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지긴 했다.(물론 이 영화가 더 먼저 제작되긴 했다) 그게 최면이든 주술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자신을 사랑하도록 만드는 신비한 방법을 시술(?)했다가, 그녀가 죽은 이후에도 풀리지 않아서 귀신이 된 채로도 계속 찾아온다는 이야기.

 

    이쯤 되면 뭔가 변주를 좀 줄만도 한데, 이를테면 파괴적 결과까지 초래하는 충동적인 감정의 문제라든지, 인간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가는 외로움이라든지 가만 생각해 보면 더 깊이 들어갈 부분도 제법 보이는데, 여전히 수박 겉핥기 식의 나이브한 접근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딱히 인상적인 부분은 없고, 특히 주연을 맡은 서우의 연기는 오글거리는 수준.(뭐 이런 시나리오에 몰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시종일관 글래머러스한 서우의 몸매와 친구로 등장하는 주민하의 얼굴 정도만 잠시 시선을 끄는(?) 정도고, 나머지는 그냥 지루하기 그지없다. 처음부터 별 고민 없이 시작된 시나리오는 뒤로 갈수록 황당함의 극치를 달리고, 심지어 결말부엔 뭔가 해결됐다는 느낌보다는 화장실에 다녀오고 뒤처리를 제대로 안 한 것 같은 찜찜함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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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흑인을 해방하고,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양성 평등을 이루고,

인종차별을 금지하고, 베트남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등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회적 변화들은

투표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적인 사회적 투쟁을 통해서,

법의 영역 밖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불법적인 전략을 사용한

사회운동 조직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기존 정치학 교육은 이런 현실을 기술하지 않습니다.

 

- 하워드 진, 역사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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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아내인 토미코와 함께 자식들이 살고 있는 동경(도쿄)을 방문한 슈키치. 개업의인 큰 아들 코이치와 미용실을 경영하고 있는 딸 시게코, 그리고 늘 뭔지 모르는 일로 걱정을 시키는 막내아들 쇼지(츠마부키 사토시)를 만나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처음부터 얼마를 머물겠다고 정하고 올라온 게 아니었던지라, 자신들의 일을 갖고 있던 자식들도 부모 곁에 계속 함께 할 수 없었다.

 

     어느 날 저녁 졸지에 갈 곳이 없게 된 두 부부. 자식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어렵다면서 아내인 토미코는 막내아들 쇼지의 자취방으로, 남편인 슈키치는 친구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그리고 쇼지의 집에서 그의 여자친구 노리코(아오이 유우)를 만난 토미코. 한눈에 그녀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토미코는 뿌듯한 마음으로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 날 큰 아들의 집으로 돌아왔지만, 모든 걱정을 끝내고 안심해버렸기 때문인지 갑작스럽게 쓰러진다.

 

 

 

 

2. 감상평 。。。。。。。。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를 그린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은 테마다. 부모는 자식에게 늘 뭔가 미안함을 느끼고, 자식은 부모에게 또 늘 어떤 죄송한 마음을 갖곤 한다. 비단 어느 한쪽이 표독스러운 부모나, 심각한 망나니 아들이 아니라도 말이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오며 다양한 경험과 갈등 등을 공유하기 마련인 동양적 배경에서 십대에 일찌감치 독립을 하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는 서양보다 이런 감정이 더욱 강하기 마련이다. 일본에서 제작된 이 작품은 그런 부모와 자식 사이의 미묘하고, 쉽게 끊을 수 없는 정을 잔잔하게 그려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영화다.

 

     무심한 듯 호들갑스럽지 않은 모습이지만 마음속으로는 자식들이 사는 모습을 하나하나 새겨가며 안심하고 걱정하는 아버지와 살뜰하게 남편과 자녀들을 챙기는 어머니라는 캐릭터 설정도 훌륭했고 그걸 제대로 연기해 내는 두 베타랑 배우들은 이 영화에 무게를 잡아주는 축이었다. 여기에 한 배에서 나왔으면서도 서로 다른 성격의 세 자녀에 대한 캐릭터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훌륭하게 구축되어 있다. 정말로 가족 중에, 혹은 이웃 중에 이런 사람들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주니까. 쾅쾅 터지는 건 없어도, 이런 세심하고 치밀한 설정과 진행이야말로 일본영화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굽은 나무가 산을 지킨다고, 마지막까지 아버지와 함께 있었던 쇼지 커플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언제까지 함께 계실 수 없는 부모님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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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마피아, 야쿠자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폭력조직(이라고 해봤자 그냥 나쁜 놈들) 흑사회의 돈을 빼돌리려는 이들을 처리하기 위해 보내진 킬러 곤(장동건)은 실수로 한 여자 아이까지 죽이고 만다. 여기에 거래에 필요한 핵심 정보가 담긴 마이크로칩까지 사라지면서 임무는 대실패. 얼마 후 한국에 있는 모경(김민희)이라는 여자에게 단서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조직은(그녀는 앞서 나쁜 놈들 돈 빼돌리려고 했던 인물 중 하나의 아내였다) 그녀를 처리하러 곤을 보낸다.

 

    하지만 곤은 딸을 잃고 괴로워하는 그녀를 보면서 어린 시절 자신의 불행한 과거와 자신의 실수로 죽인 그녀의 딸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떠올랐는지 쉽게 처리하지 못한다. 도리어 그녀를 구해주고, 모경을 처리하려는 또 다른 움직임까지 막아내기 시작하는 곤. 그러나 엄청난 돈이 걸린 문제인지라 그와 그녀가 마주쳐야 하는 적들의 실력은 점점 더 강화되기만 한다.

 

 

 

 

2. 감상평 。。。。。。。。

 

    감독의 전작 중 하나인 아저씨와 전반적으로 비슷한 느낌이지만, 흥행은 훨씬 실패했던 영화. 이유가 뭘까? 배우가 원빈에서 장동건으로 바뀌었다는 점, 그리고 남자가 지켜야 하는 대상이 어린 소녀에서 딸을 잃은 엄마로 달라졌다는 점을 빼면 크게 변한 게 없는 것 같은 느낌인지라 신선함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 물론 원빈-김새론 조합보다 장동건 -김민희 조합이 연기력에 있어서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지만, 아니 후자 쪽이 좀 더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소위 케미(케미스트리)라고 부는 합()이 잘 맞는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할 부분.

 

 

     우선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쉽게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애매하다. 곤의 마음은 사랑인가? 아니면 동정? 엄마를 향한 그리움의 투사? 또 곤에 대한 모경의 생각 역시 두려움과 의존 사이에도 오고간다. 물론 영화 곳곳에 이런 복잡한 심리를 묘사하려고 애쓰는 게 보이긴 하는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게 좀 충분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잘만 되었다면 액션과 멜로의 괜찮은 결합이 될 뻔도 했었는데..

 

    대신 액션 부분은 크게 부족함이 없었다. 아니 슬래셔 무비인가 할 정도로 폭력의 과잉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영화다. 총기 소지가 엄격하게 제한된 우리나라에서 어지간히 총을 사용하고 싶었던 건지 동유럽계로 보이는 전문 킬러들까지 등장시켜 시종일관 기관총에 샷건, 권총을 내키는 대로 난사한다. 재미있는 건 백주대낮에 그렇게 뻥뻥 터지고 총질을 하는데도 경찰은 거의 하는 일이 없다는 것. 사실성은 떨어지고 폭력에 대한 일종의 판타지만 강조되는 느낌.

 

    무엇보다 이런 원톱 영화는 주인공의 매력이 흥행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제는 장동건도 더 이상 시종일관 폼만 잡아도 알아서 관객들이 찾아오는 정도는 아닌 것도 사실이니까.

 

 

 

 

    개인적으로는 극 중반에 사건의 전모가 조금씩 밝혀지는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여기엔 그다지 힘을 주지 않는 모양이라, 애매한 관계의 남녀를 중심으로 시종일관 총만 쏴대는 그저 그런 영화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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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dU 2014-08-1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반으로 정정합니다 :-P

노란가방 2014-08-16 23:00   좋아요 0 | URL
아... '원반'이 뭘까 한참 고민했는데.... 제가 원빈을 현빈이라고 썼군요..ㅋ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북경 똥장수 - 어느 중국인 노동자의 일상과 혁명
신규환 지음 / 푸른역사 / 201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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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책은 똥장수라는 독특한 직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청나라 말, 일제의 침략과 독립, 그리고 중화민국과 중국공산당의 지배가 차례로 교대되고 있던 격동기에,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였던 베이징에서 활동하던 이 특수직업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여러 자료들을 근거로 풀어낸다.

 

 

2. 감상평 。。   

 

    똥장수라는 직업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었지만 그 실제 메커니즘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아직 구식 변소가 일반적이었던 근대에, 변을 처리하는 방법은 인력을 동원해 직접 퍼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그렇게 수거된 변들은 어디로 갔을까? 똥장수들에 의해 수거된 폐기물들은 분창(糞廠, 똥창고)이라고 불리는 시설에 모아졌고, 분창주들은 그렇게 모아진 변들을 말리고 숙성시켜서 농사에 필요한 퇴비로 가공해 재판매했다. 똥장수들은 분창주들에게 고용되어 일정한 대가를 받고 일을 했다.

 

    그런데 여기엔 또 한 가지 단계가 있었으니, 일정한 범위의 집들로부터 분뇨를 수거할 수 있는 권리인 분도라는 개념이 존재했던 것이다. 자신의 분도를 갖지 못한 똥장수들은 분뇨를 수거하기 위해 분도주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없었던 똥장수들은 각 가정으로부터 소위 떡값이나 용돈을 뜯어내곤 했는데, 그 분도 안에서는 독점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는 분야였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단지 이 직업이 돌아가는 구조만을 설명하는 게 아니다. 앞서도 말했듯 이 책이 서술하고 있는 기간은 대단히 역동적인 시대였다. 정부 당국자들은 그 폐해가 심했던지 분벌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었던 이 분뇨처리과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개혁조치들을 시도하지만, 이득을 뺏기지 않으려는 관련 업자들의 반발로 쉽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특정한 목적을 지닌 정책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도록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역사란 파면 팔수록 재미있는 것들이 튀어나오는 보물상자 같다. 크게 보면 크게 보는 대로, 또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그 나름대로 정말 다양한 인간들이 등장해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내가 이래서 역사를 좋아한다. 중국 근현대의 사회 하층에 속해있던 사람들의 생생한 한 장면을 볼 수 있었던 괜찮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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