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강조하다 보니

현대인들이 이혼하거나 비참한 상태에 이르는 것이 아닌가?

사랑의 감정이 사그라질 때,

자신들의 결혼이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리기 때문일세.

하지만 사실 그들은 이제 막

진짜 결혼 생활이 시작되는 지점에 도착한 것뿐이네.

 

 

- C. S. 루이스, 당신의 벗,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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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통아프리카사 - 개정판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역사
김상훈 지음, 김윤진 감수 / 다산에듀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책 제목이 이 책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저자는 인류 역사의 시작점으로 알려져 있는 아프리카 대륙의 역사를 현대까지 시대적 흐름에 따라 한 권에 담아낸다. 세계 4대문명 가운데 하나인, 잘 알려진 이집트 문명에 관한 소개가 2장에 실려 있고, 3장에는 이집트 이외의 지역의 역사가 고대로부터 중세까지 설명되어 있다. 이어서 유럽의 침탈이 시작된 시기에 관한 4장과 열강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시작한 현대의 이야기가 실린 5장이 이어진다.

 

 

2. 감상평 。。。。。。。   

 

 

    아프리카의 역사라는 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역사에서 아프리카가 중심이 되었던 적이 고대 이집트 문명 말고는 딱히 없었으니까. 우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리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던 것도 아니기도 해서 딱히 자주 접하기 어려운, 가끔 프리미어리그 구단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아니라면 그 이름도 생소했을 대륙이 아프리카였다.

 

    이 책은 그런 낯선 대륙 아프리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여주기 위한 교양서적이다. (사실 청소년들의 학습을 돕기 위한 책인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고대와 중세의 이집트 이외 지역의 역사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노크 문명이라든지 가나왕국’, ‘송가이왕국같은 제법 번성했던 큰 나라들, 그 외 중남부의 다양한 국가들에 관한 설명은 지루한 감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역시 아프리카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면 서구 열강의 악랄한 식민정책과 약탈, 학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에도 그 부분이 적지 않게 등장하는데, 어쩌면 오늘날 아프리카 대륙이 대체로 저개발 상태에 만성적인 빈곤에 시달리는 것도 이런 역사 때문일지도 모르건만, 식민지배에 대한 책임은 전혀 지지 않은 채 문명국입네 행사하는 꼴이란..

 

 

    다만 책 곳곳에 잘못된 정보들이 몇 개 보이는 건 아쉽다. 먼저 저자는 서문에서 아프리카라는 이름이 2차 포에니전쟁의 영웅인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고 설명하지만 완전 잘못된 설명이다. 실은 그 반대의 순서가 맞다. 아프리카누스는 스키피오 장군이 카르타고 세력과의 전쟁을 끝내고 아프리카(정확히는 북아프리카)를 평정했음을 기념해서 붙여준 존칭이다. 60페이지에 실려 있는 지도는 위치 표시가 엉망인데, 팔레스타인을 시나이반도 북부로 표시하더니, 원래 팔레스타인 지역에 있어야 할 유대와 이스라엘이라는 지명을 지금의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쪽으로 옮겨 놨다. 시리아 여기시 동쪽으로 치우쳐있고. 심지어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는 아예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에서 멀리 떨어져있기까지 하다. 144페이지의 예수 그리스도가 묻힌 예루살렘이라는 표현도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다.

 

    그래도 나 같은 비전공자가 읽기엔 괜찮은 교양서적.

 

 

※ 이 책은 '통아프리카사'의 개정판이라는데, 저자이름이 다르다. 서문의 내용은 동일한데 끝의 저자 이름만 김시혁에서 김상훈으로..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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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전세계를 멸망시킬 수도 있었던 거대한 전쟁 이후, 소수의 엘리트들은 인간 세계를 좀 먹는 불의와 분노, 살해와 다툼으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 특별한 공동체를 만든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절되는 그 곳에서는 엘리트들이 정해준 대로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고, 인위적으로 조정된 가족에서 성장하고, 배정된 직업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

 

    이 유물론에 기반을 둔 유토피아(?)’에도 구멍이 있었으니, 바로 기억보유자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과거의 기억을 갖고 새로운 후계자에게 그것을 전달해주는 전달자(Giver)이기도 했다. 엘리트들은 자신들이 만든 새로운 세계에 혹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나머지 사람들에게서는 지워버린 기억을 가진 사람들을 남겨두도록 했던 것.

 

    새롭게 성인이 되어 직업을 배정받게 되는 날, 조너스(브렌튼 스웨이츠)는 새로운 기억보유자가 되도록 지명을 받는다. 교육이 계속되면서, 강렬한 끌림과 충격을 받은 조너스. 마침내 그는 정해진 선 밖으로 나가 진실을 대면하기로 결심한다.

 

 

 

 

2. 감상평 。。。。。。。。  

 

    영화를 보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모두가 똑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고, 같은 모양의 자전거를 타고, 정해진 직업과 삶을 살아가는 철저한 통제의 사회라는 디스토피아는 사회주의에 대한 오래된 두려움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또 어떻게 보면 낙원을 약속하며 사회를 통제하려는 권위주의에 대한 반발 같기도 하고. 물론 영화 속 원로들이라고 불리는 엘리트들은 통제의 대가로 자기들만 호의호식 하고 있는 건 아니었으니 그들은 낭만적 소셜리스트라고 불러야 하나.

 

    이 완벽하게 통제되는 사회에는 인간을 격동시킬 만한 일체의 것들이 금지된다. 심지어 사랑과 같은 애매한단어들은 사용해서는 안 되고, 악기도 음악도 없다. 영화 전체에 걸쳐 옅은 회색빛이 모든 생생한 색들을 덮어버린다. 물론 엘리트들이 바랐던 대로 그곳에는 싸움도 분쟁도 없었지만, 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적합하지 않은사람들은 임무해제라는 이름으로 제거해야 했다는 점이 또 아이러니한 부분. 폭력을 없애기 위해 폭력을 사용한다?

 

 

 

 

     화와 평등이라는 가치는 물론 좋은 것이지만, 이 두 가치를 위해 나머지 모든 것을 희생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점은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이미 오래 전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를 담은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이퀼리브리엄이라는 영화에서도 지적되었듯, 인간에게 있어서 감정이라는 부분이 제거되었을 때 남는 건 아무 개성이 없는 회색사회일 뿐이니까. 그런 사회에서 인간이란 전체의 부속품에 불과하고, 부속품은 처음부터 얼마든 교체 가능한 것에 불과한 법이다. 인간이 부속품으로 여겨지는 사회를 과연 좋은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구성이 아주 탄탄하고 짜임새가 있지는 않았지만, 그 소재나 제기하는 질문은 생각해 볼만했던 작품. 그래도 그렇게 늘어지는 감 없이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덧. 모든 것을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남겨두려고 했던 영화 속 엘리트들의 시도는 명백히 유물론에 기초해 있다. (인간의 존재와 본질, 미래까지도 계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좀 극단적인 면은 있지만) 그리고 이런 목소리는 계몽주의 시대의 교만한 학자들에서, 근대의 마르크스를 비롯한 사회철학자들에게서, 그리고 유산(遺産)은 자연의 자체적인 품질관리일 뿐이라고 논평하는 히친스나 도킨스 같은 소위 진화사회학자들의 주장을 통해 여전히 살아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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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9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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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도쿄 교외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사고가 일어난다. 갑자기 일어난 사고로 사람들은 크게 당황하며 대피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수십 명이 죽고 그 이상이 다치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 하지만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들어간 소방대원이나 이후의 조사결과 어디서도 무엇이 이 사고를 일으켰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어떤 독극물도, 가스도, 화재의 흔적도 없었다.

 

     소설의 초반은 이 사고와 관련된 사람들을 한 명씩 인터뷰하는 조사의 내용으로 이뤄져있다. 책 제목이기도 한 질문과 답변이란 형식은 계속 이어지지만 책의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사건 현장에서 약간 거리가 있는 사람들, 사건을 이용하는 사람들, 심지어 앞선 챕터에서 사건 조사원이었던 인물로 추정되는 사람들까지 나와 이 사건에 관한 기억들을 풀어낸다.

 

 

2. 감상평 。。。。。。。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과 답변이라는 구조로 되어 있는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다. 목격자의 눈으로 본 사건의 모습이라는 게 늘 부분적이고 왜곡될 수도 있는 법인지라, 인터뷰가 계속되어 갈수록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기는커녕 사건의 미스터리한 성격만 강해진다. 처음부터 원인이 뭔지를 알 수 없는,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죽은 사건이라니..

 

     처음엔 단순히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한 소설인 것으로만 생각했지만, 질문과 대화가 계속되어 가면서 작가는 사고를 둘러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한 심리의 일그러진 표출과 충격을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탐욕스러움, 사건을 둘러싼 과장된 해석과 소문 등등 다양한 인간 군상의 심리를 단지 질문과 대답만으로도 실감나게 묘사해낸다.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작품.

 

     메시지까지 찾아내기는 쉽지 않지만 확실히 재미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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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잘못된 시간에 옳은 곳에,

옳은 시간에 잘못된 곳에 있었다.

언제나 서로를 놓쳤고,

언제나 간발의 차이로 전체적인 일을 알지 못했다.

리의 관계는 결국 그렇게, 잃어버린 기회의 연속이 되고 말았다.

 

그 이야기의 조각들은 처음부터 모두 거기에 있었지만

누구도 그것을 어떻게 이어 붙여야 할지 몰랐다.

 

- 폴 오스터, 달의 궁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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