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 일반판 - 아웃케이스 없음
김태용 감독, 현빈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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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어린 시절 함께 자라왔던 오빠의 친구 왕징은 애나(탕웨이)의 첫사랑이었다. 이미 결혼을 한 몸이었지만 어느 날 나타나 자신과 함께 가자고 하는 왕징으로 인해 그녀가 고민을 하고 있을 무렵,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눈치 챈 남편과의 다툼이 일어났고 남편이 죽고 만다. 7년을 복역하고 있을 무렵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애나는 사흘간의 특별 휴가를 받아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른다.

 

    애나가 탄 버스에 갑자기 올라타 그녀에게 30달러를 빌려달라고 말하는 훈(현빈). 돈을 받고 여성을 즐겁게(?) 해 주는 일을 하고 있는 그는, 관계를 맺던 여자의 남편으로부터 쫓기고 있는 중이었다.

 

    모든 걸 포기한 듯한 모습으로, 어떤 일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애나의 주변을 계속 맴돌던 훈. 그와 함께 하면서 애나는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응어리를 마침내 쏟아낼 수 있게 되었다. 전혀 관계없이 살아오던 두 사람은 그렇게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가혹한 세상은 모든 걸 두 사람에게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2. 감상평 。。。。。。。。   

 

    굉장히 강렬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영화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남녀가 만나서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만들어 가는 에피소드들은 매우 압축적이라 지루할 틈이 없고, 여기에 두 사람이 처한 상황도 만만치 않으니 두 사람의 앞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예측도 힘드니 몰입도가 높아진다.

 

    차가운 가을 공기가 느껴질 듯한 분위기 있는 영상에, 주연을 맡은 두 배우의 훌륭한 연기력까지 더해지니 간만에 명품 영화를 봤다. 특히 오랫동안 억눌려 있다가 자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훈의 태도에 힘입어 마침내 자신을 배신한 남자를 향해 왜 이 사람의 포크를 썼느냐고 소리치는 애나와 그런 애나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왕징과 몸싸움을 벌이고 뜬금없이 그가 자신의 포크를 사용하고도 사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어이없는 이유를 둘러댔던 훈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다.

 

 

 

 

    영화의 마지막을 어떻게 그려낼까가 꽤나 궁금했었는데, 감독은 이 마지막 장면도 아주 인상적으로 처리한다. 훈과 마지막 만남을 가졌던 그 휴게소 식당에 앉아 홀로 바로 앞의 빈 자리를 바라보며 대화를 시작하는 결말이라니.. 그런 걸 어떻게 생각해 냈을까.

 

    딱, 아침저녁으로 살짝 쌀쌀해 지는 이맘 때 볼만한 영화.

 

 

 

    . 작품 정보를 찾아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이 작품이 무려 두 번째로 리메이크 된 만추였다. 1966년 신성일 주연의 만추가 제작되었고, 다시 1982년에는 김혜자, 정동환 주연의 만추로 다시 나왔다. 메인 스토리는 거의 비슷한데, 이번 탕웨이와 현빈의 만추는 그 무대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여주인공의 국적과 남자의 일이 살짝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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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4-09-01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성일 문정숙 주연 만추는 필름이 없어져 버렸다고 하죠.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라 하는데 영화를 감상하면서 확인할 길이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죠.이 영화의 감독인 이만희 씨 딸이 영화배우 이혜영 씨입니다.

노란가방 2014-09-01 23:4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라.. 아쉽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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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도한 내용이 언제나 (말 그대로, 사실적인 의미로 볼 때) ‘허락되지는않습니다.

이것은 기도가 약한 원인이라서가 아니라 더 강한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기도가 효과를 발휘할 때는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한 내용을 허락하실지 거절하실지

재량권을 쥐고 계십니다.

그런 조건이 없다면 기도는 우리를 파괴하고 말 것입니다.

 

- C. S. 루이스, 피고석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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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100번 째 생일을 앞두고 양로원의 낮은 창문을 뛰어 넘어 탈출(?)을 시도한 알란. 처음부터 무슨 진지한 계획을 세우고 감행한 것이 아닌지라, 일단 나와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다보니 어느 순간 그의 손에는 엄청난 금액의 범죄조직의 돈다발로 가득한 가방이 들려져 있었다.

 

     잃어버린 돈을 찾기 위해 쫓아오는 약간 모자란 갱단의 추격을 피해, 내키는 대로 어디론가 계속 떠나기 시작하는 알란. 그 과정에 곧 양로원에 들어갈 처지가 된 줄리어스와 너무 관심이 많아서 십 수 년 째 공부만 하고 있는 베니, 서커스단에서 (자유를 주기 위해) 훔쳐낸 코끼리와 함께 살고 있는 구닐라 등과 일행이 된다.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천하 태평한 노인이 벌이는 작은 모험 이야기 뒤에는, 훨씬 더 크고 국제적인(?) 젊은 시절의 파란만장한 모험이야기가 곁들여진다.

 

 

 

 

2. 감상평 。。。。。。。。  

 

    한국에선 자주 보기 힘든, 어쩌면 인도영화보다 익숙지 않은 스웨덴 영화다. 예전에 누미 파라스가 주연했던 밀레니엄시리즈 3부작 이후로는 오랜만이었다.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인데, 약간의 슬랩스틱이 가미되기는 했지만 주로 상황이 주는 아이러니함을 통해 웃음을 유발한다. 백세나 되어 힘도 하나 없는 노인이 조직의 돈을 얻어내거나, 그를 추격하려는 갱과 형사들의 시도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는 모습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영화에서 힘을 주고 있는 것은 주인공 알란의 과거이다.

 

    자신을 보는 사람들마다 왜 소리를 치는지 모르겠다는 알란은 너무 깊게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어머니의 유언에 충실한 삶을 살아오지만, 또 그게 아주 파란만장하다. 어린 시절부터 뭔가를 폭발시키기를 좋아하던 그는, 젊은 시절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의 목숨을 우연히 구해 그와 함께 파티에 참여하고, 2차세계대전 말미에는 오펜하이머에게 원자폭탄의 기폭장치를 설계하기 위한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더니, 전후에는 러시아의 독재자 스탈린에게 스카우트되기까지.. 각각의 에피소드는 진지하기보다는 약간은 어이없음의 정서가 짙게 묻어 있는 개그 에피소드다.

 

 

 

 

     영화 소개글을 보고 살짝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영화 전체에 걸쳐서 등장하는 사건들이 하나같이 지나치게 가볍게만 그려지고 있다는 점. 코미디 영화라는 걸 어느 정도 감안하고 들어가더라도, 시종일관 시시한 농담 따먹기만 주고받으며 사람이 죽어가는 것까지도 우스갯거리로 전락시키는 모습을 옆에서 보는 게 그닥 재미있지만은 않다. 여기에 역사상 굉장히 중요한 자리들에 주인공을 배치시켰는데도 아무런 고민 없이 그저 남의 일처럼 멀뚱히 지켜보는 식의 관점만 등장하니 그다지 공감이 되는 면도 없고..

 

     영화 전체에 걸쳐서 그냥 내키는 대로 즐겁게 살라는 주제와는 달리 냉소적인 시선이 두드러진다. 격동의 현장에 있었으면서도 그까지 것 뭐 그리 중요하냐는 식이랄까.. 뭐 저 먼 북유럽에 살던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영화 속 알란과 만난 사람들은 그렇게 간단히 넘겨버릴 수 있는 이들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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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은 다른 사회 정책과 너무나 유사합니다.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돈으로 부자들에게 뒷돈을 대주는 형태입니다.

 

 

- 노암 촘스키,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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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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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다시 작가의 길로 돌아온 저자가 자신의 지난 발자취를 찬찬히 되돌아보며 이라는 주제에 대해 편하게 서술한 에세이집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쉴 때는 지나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을 정도로 유쾌하게 즐기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산다면 그것이 가장 잘 사는 게 아니겠느냐는 속 편한 소리를 담고 있지만, 또 그가 물려받은 재산으로 편하게 살다가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생각해 보면 특히 지난 몇 년간 무엇이 그를 이렇게 변화시켰는지 생각하게도 만든다.

 

 

2. 감상평 。。。。。。。   

 

    이 책까지 하면 유시민이 쓴 책을 대여섯 권 정도 읽은 것 같다.(그리고 또 한 권이 내 책상 위에 있다) ‘대한민국 개조론에 담긴 자유무역과 복지에 대한 그의 소신을 읽으며 FTA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를 재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운명이다를 통해서는 노무현이라는 인물에 대한 인간적인 그리움에 함께 젖어들었었다. 그가 정치판에 몸담고 있을 땐 주변에서 종종 싸가지가 없다는 소리를 듣곤 했지만, 좀 날카로운 면은 있어도 그가 하는 말에 논리적인 오류가 크게 발견되지는 않았기에 (난 억지 부리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그런 평들에 크게 신경 써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유독 최근 읽은 두 편의 에세이 - ‘후불제 민주주의와 이 책 -에서는 이전과 같은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다. 에세이라는 장르 자체가 유시민이라는 인물과 잘 어울리지 않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 어쩌면 그가 펼쳐놓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익숙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지식소매상으로서의 그의 자기정체성에 충실한 글쓰기 방식 때문이 아닌가 싶다.

 

 

    책에서도 몇 번 언급되지만, 저자가 생각하는 지식소매상이란 여러 책이나 인터넷 정보들을 참고해 자신의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글쓰기 형태를 말한다. 소수의 전문적인 연구자를 제외하고는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식일 수밖에 없지만, 이 방식의 글쓰기에는 치명적인 약점도 있다. 한 가지 입장을 끝까지 고수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오류는 적당히 피해가면서,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켜버리는 것이다. 근거가 되는 정보 자체의 오류나, 서로 다른 논리들을 대충 하나로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논법은 글의 신뢰도에 영향을 준다.

 

    다시 말하면, 내가 유시민의 책을 읽으며 가장 높이 샀던 논리적 일관성이 많이 약화된 것 같다. 한 예로 유물론적 인간이해가 아니고서는 인간 정신을 이해할 수 없다는 독단적인 주장(96)에서 어떻게 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족즐거움’, ‘사랑같은 주제들을 뽑아낼 수 있는지 잘 와닿지 않는다. 그 입장을 정말 끝까지 끌고 가 본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다.

 

    글의 내용에서도 상황의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다른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애쓰는 것 같다는 받는다. 그를 개인적으로 만나보지는 못했으니, 실제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뜬금없는 크라잉넛에 대한 찬사에 이르면 살짝 당황스러울 정도다. 여기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놀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게 잘 사는 것이라는 속 편한 소리는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과 그리 다르게 들리지도 않고..

 

 

    저자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던 진보와 연대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읽으며 생각할 꺼리들이 여러 개 보였다. 그리고 여기서도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전체적으로 보면 그래도 나아지고 있으니 너무 실망하지 말자는 식의 논조는 확실히 부드러워 보인다. 글의 전반적인 논지에는 딱히 트집 잡고 싶은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워낙에 비슷한 내용들을 말하는 사람들이 여럿이니.. (어차피 비슷한 내용을 말하려면 이왕이면 먼저 말하는 쪽이 점수 따기가 쉽다) 이 책만의 독특함이 뭔지 와닿지 않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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