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 번째 컬렉션은....
바로 일본 작가 다나카 요시키가 쓴 '은하영웅전설'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SF명작!!
일본 내에선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애니메이션, 게임으로도 제작되어 꽤나 짭잘한 수입을 벌어다주었을 바로 그 작품.

초등학교 2학년 때 친구가 학교에 1, 2, 3권을 가져왔더랬는데,
그날로 끝나기 전까지 모두 읽어버리고,(수업은? )
더 이상은 자기 집에도 없다는 말에,
그 날부터 얼마 되지도 않는 용돈을 모아 한 권씩 사 나갔던 책이다.
처음 구입했을 때 한 권에 4천원 대였으니...
한달 용돈이 5천원 이었던 당시로서는 엄청난 투자였다.
본편 열 권과 외전 네 권.
세계 명작동화나 어린이학습대백과사전 읽는 게 전부였던 당시
아주 충격적이었던 작품이랄까...
나이가 든 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던 작품이다.
그리고 거기에 담겨 있는 정치, 사회, 문화적 코드들이 어떤 건지 알고 다시 감동..
주인공 얀(양)을 따라 홍차를 마시겠다고 결심하기까지..
(지금도 커피는 전혀 마시지 않고, 홍차나 녹차 같은 차 류를 더 좋아한다 ㅋ)
재미있는 사실은... 그 시절 내가 열심히 용돈으로 사 모았던 저 책들은 '해적판'이었다는 것!
출판사가 '을지서적'이라고 되어 있고, 번역자는 '최학준'이라고 써 있는데,
실은 정식 판권 계약을 맺지 않고 그냥 번역해 책으로 만든 거란다.
(그 시절엔 그런 일도 종종)
인상적인 책 표지도 사실 어느 영화 포스터의 한 부분이었다고.....ㅋㅋ
나중에 정식판권을 얻어 새로 나온 책들도 나왔는데
어찌되었든, 지금 내가 가진 건 레어템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