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아내인 토미코와 함께 자식들이 살고 있는 동경(도쿄)을 방문한 슈키치. 개업의인 큰 아들 코이치와 미용실을 경영하고 있는 딸 시게코, 그리고 늘 뭔지 모르는 일로 걱정을 시키는 막내아들 쇼지(츠마부키 사토시)를 만나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처음부터 얼마를 머물겠다고 정하고 올라온 게 아니었던지라, 자신들의 일을 갖고 있던 자식들도 부모 곁에 계속 함께 할 수 없었다.

 

     어느 날 저녁 졸지에 갈 곳이 없게 된 두 부부. 자식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어렵다면서 아내인 토미코는 막내아들 쇼지의 자취방으로, 남편인 슈키치는 친구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그리고 쇼지의 집에서 그의 여자친구 노리코(아오이 유우)를 만난 토미코. 한눈에 그녀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토미코는 뿌듯한 마음으로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 날 큰 아들의 집으로 돌아왔지만, 모든 걱정을 끝내고 안심해버렸기 때문인지 갑작스럽게 쓰러진다.

 

 

 

 

2. 감상평 。。。。。。。。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를 그린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은 테마다. 부모는 자식에게 늘 뭔가 미안함을 느끼고, 자식은 부모에게 또 늘 어떤 죄송한 마음을 갖곤 한다. 비단 어느 한쪽이 표독스러운 부모나, 심각한 망나니 아들이 아니라도 말이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오며 다양한 경험과 갈등 등을 공유하기 마련인 동양적 배경에서 십대에 일찌감치 독립을 하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는 서양보다 이런 감정이 더욱 강하기 마련이다. 일본에서 제작된 이 작품은 그런 부모와 자식 사이의 미묘하고, 쉽게 끊을 수 없는 정을 잔잔하게 그려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영화다.

 

     무심한 듯 호들갑스럽지 않은 모습이지만 마음속으로는 자식들이 사는 모습을 하나하나 새겨가며 안심하고 걱정하는 아버지와 살뜰하게 남편과 자녀들을 챙기는 어머니라는 캐릭터 설정도 훌륭했고 그걸 제대로 연기해 내는 두 베타랑 배우들은 이 영화에 무게를 잡아주는 축이었다. 여기에 한 배에서 나왔으면서도 서로 다른 성격의 세 자녀에 대한 캐릭터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훌륭하게 구축되어 있다. 정말로 가족 중에, 혹은 이웃 중에 이런 사람들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주니까. 쾅쾅 터지는 건 없어도, 이런 세심하고 치밀한 설정과 진행이야말로 일본영화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굽은 나무가 산을 지킨다고, 마지막까지 아버지와 함께 있었던 쇼지 커플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언제까지 함께 계실 수 없는 부모님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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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마피아, 야쿠자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폭력조직(이라고 해봤자 그냥 나쁜 놈들) 흑사회의 돈을 빼돌리려는 이들을 처리하기 위해 보내진 킬러 곤(장동건)은 실수로 한 여자 아이까지 죽이고 만다. 여기에 거래에 필요한 핵심 정보가 담긴 마이크로칩까지 사라지면서 임무는 대실패. 얼마 후 한국에 있는 모경(김민희)이라는 여자에게 단서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조직은(그녀는 앞서 나쁜 놈들 돈 빼돌리려고 했던 인물 중 하나의 아내였다) 그녀를 처리하러 곤을 보낸다.

 

    하지만 곤은 딸을 잃고 괴로워하는 그녀를 보면서 어린 시절 자신의 불행한 과거와 자신의 실수로 죽인 그녀의 딸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떠올랐는지 쉽게 처리하지 못한다. 도리어 그녀를 구해주고, 모경을 처리하려는 또 다른 움직임까지 막아내기 시작하는 곤. 그러나 엄청난 돈이 걸린 문제인지라 그와 그녀가 마주쳐야 하는 적들의 실력은 점점 더 강화되기만 한다.

 

 

 

 

2. 감상평 。。。。。。。。

 

    감독의 전작 중 하나인 아저씨와 전반적으로 비슷한 느낌이지만, 흥행은 훨씬 실패했던 영화. 이유가 뭘까? 배우가 원빈에서 장동건으로 바뀌었다는 점, 그리고 남자가 지켜야 하는 대상이 어린 소녀에서 딸을 잃은 엄마로 달라졌다는 점을 빼면 크게 변한 게 없는 것 같은 느낌인지라 신선함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 물론 원빈-김새론 조합보다 장동건 -김민희 조합이 연기력에 있어서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지만, 아니 후자 쪽이 좀 더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소위 케미(케미스트리)라고 부는 합()이 잘 맞는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할 부분.

 

 

     우선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쉽게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애매하다. 곤의 마음은 사랑인가? 아니면 동정? 엄마를 향한 그리움의 투사? 또 곤에 대한 모경의 생각 역시 두려움과 의존 사이에도 오고간다. 물론 영화 곳곳에 이런 복잡한 심리를 묘사하려고 애쓰는 게 보이긴 하는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게 좀 충분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잘만 되었다면 액션과 멜로의 괜찮은 결합이 될 뻔도 했었는데..

 

    대신 액션 부분은 크게 부족함이 없었다. 아니 슬래셔 무비인가 할 정도로 폭력의 과잉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영화다. 총기 소지가 엄격하게 제한된 우리나라에서 어지간히 총을 사용하고 싶었던 건지 동유럽계로 보이는 전문 킬러들까지 등장시켜 시종일관 기관총에 샷건, 권총을 내키는 대로 난사한다. 재미있는 건 백주대낮에 그렇게 뻥뻥 터지고 총질을 하는데도 경찰은 거의 하는 일이 없다는 것. 사실성은 떨어지고 폭력에 대한 일종의 판타지만 강조되는 느낌.

 

    무엇보다 이런 원톱 영화는 주인공의 매력이 흥행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제는 장동건도 더 이상 시종일관 폼만 잡아도 알아서 관객들이 찾아오는 정도는 아닌 것도 사실이니까.

 

 

 

 

    개인적으로는 극 중반에 사건의 전모가 조금씩 밝혀지는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여기엔 그다지 힘을 주지 않는 모양이라, 애매한 관계의 남녀를 중심으로 시종일관 총만 쏴대는 그저 그런 영화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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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dU 2014-08-1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반으로 정정합니다 :-P

노란가방 2014-08-16 23:00   좋아요 0 | URL
아... '원반'이 뭘까 한참 고민했는데.... 제가 원빈을 현빈이라고 썼군요..ㅋ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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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똥장수 - 어느 중국인 노동자의 일상과 혁명
신규환 지음 / 푸른역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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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책은 똥장수라는 독특한 직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청나라 말, 일제의 침략과 독립, 그리고 중화민국과 중국공산당의 지배가 차례로 교대되고 있던 격동기에,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였던 베이징에서 활동하던 이 특수직업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여러 자료들을 근거로 풀어낸다.

 

 

2. 감상평 。。   

 

    똥장수라는 직업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었지만 그 실제 메커니즘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아직 구식 변소가 일반적이었던 근대에, 변을 처리하는 방법은 인력을 동원해 직접 퍼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그렇게 수거된 변들은 어디로 갔을까? 똥장수들에 의해 수거된 폐기물들은 분창(糞廠, 똥창고)이라고 불리는 시설에 모아졌고, 분창주들은 그렇게 모아진 변들을 말리고 숙성시켜서 농사에 필요한 퇴비로 가공해 재판매했다. 똥장수들은 분창주들에게 고용되어 일정한 대가를 받고 일을 했다.

 

    그런데 여기엔 또 한 가지 단계가 있었으니, 일정한 범위의 집들로부터 분뇨를 수거할 수 있는 권리인 분도라는 개념이 존재했던 것이다. 자신의 분도를 갖지 못한 똥장수들은 분뇨를 수거하기 위해 분도주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없었던 똥장수들은 각 가정으로부터 소위 떡값이나 용돈을 뜯어내곤 했는데, 그 분도 안에서는 독점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는 분야였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단지 이 직업이 돌아가는 구조만을 설명하는 게 아니다. 앞서도 말했듯 이 책이 서술하고 있는 기간은 대단히 역동적인 시대였다. 정부 당국자들은 그 폐해가 심했던지 분벌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었던 이 분뇨처리과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개혁조치들을 시도하지만, 이득을 뺏기지 않으려는 관련 업자들의 반발로 쉽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특정한 목적을 지닌 정책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도록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역사란 파면 팔수록 재미있는 것들이 튀어나오는 보물상자 같다. 크게 보면 크게 보는 대로, 또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그 나름대로 정말 다양한 인간들이 등장해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내가 이래서 역사를 좋아한다. 중국 근현대의 사회 하층에 속해있던 사람들의 생생한 한 장면을 볼 수 있었던 괜찮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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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리의 꿈 - 한국어 더빙 수록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 오구리 슌 외 목소리 / 이오스엔터 / 2013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1. 줄거리 。。。。。。。。  

 

    아빠, 엄마, 그리고 여동생 네리와 함께 이하토브 숲에서 살고 있는 보라색 고양이 부도리. 하루하루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던 그의 가족에게 어느 날 갑자기 닥친 추위는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화근이었다. 몇 해가 계속된 추위로 마침내 먹을 것이 다 떨어지자 아버지는 집을 나가버렸고, 어머니마저 그런 아버지를 찾아 숲으로 사라졌다. 하나 남은 동생 네리와 함께 근근이 버텨나가는 것도 한계에 부닥칠 무렵, 갑자기 나타난 수상한 고양이게 동생을 데려가버리고 만다.

 

     더 이상 집에 남아있을 이유가 사라지자 부도리는 산 밖으로 나와 동생을 찾아 나섰고, 그 과정에서 농부 붉은 수염, 비단공장장, 구보 박사 등을 만나 일을 하며 조금씩 세상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구보 박사의 소개로 화산연구소에서 일하게 된 부도리. 다시 한 동안 모든 게 평화로웠지만, 어느 날 다시 한 번 이전의 대추위가 찾아올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 부도리는 문득 지금 연구하고 있는 탄산성분을 많이 함유한 화산을 분화시키면 추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렸고, 마침내 이를 위해 자신을 바치기로 한다.

 

 

 

 

 

2. 감상평 。。。。。。。。  

 

    부도리의 꿈은 아마도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그 가족을 재구성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영영 되돌릴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그의 꿈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어린 시절 집을 떠난 부모님을 다시 만나는 것도, 헤어진 동생을 다시 찾는 것도 애니메이션이 끝날 때까지 실현되지 못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여기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이 꿈을,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단는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전환시킨다.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의 희생한다는 이타심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숭고한 결심 중 하나다. 물론 일본의 경우 이런 이타적 감정을 전쟁에 동원하기 위해 가미가제라는 저주스러운 논리를 개발하기도 했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 부도리가 가진 이타심의 방향은 파괴보다는 보존과 공존 쪽에 방향이 맞춰져 있다. (참고로 제작자는 이 영화를 2001년 일본 지하철역에서 승객을 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잃은 고 이수현 씨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에 있다. 우선 이야기의 구조가 그리 탄탄하게 연결되지 못하고 있고, 처음부터 동생 네리를 찾아 나선다면서 여기 저기 들릴 곳은 다 들리며 몇 년간이나 보내고 막상 동생의 흔적을 발견하고도 찾는 둥 마는 둥.. 부도리의 성장기를 그려내려고 했다면 그가 지나온 여정들에서 뭔가 성장하는 요소들이 발견되어야 하는데 딱히 시간만 보냈던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떤 사람은 이 영화가 너무 대놓고 교훈적 요소를 집어넣으려고 했다는 감상을 남기기도 했는데, 이 말은 영화의 최종부분에만 해당하지, 나머지는 딱히 그런 느낌을 주지 않는다.

 

 

 

 

     영화 내내 자연의 모습이 내내 강조된다. 함께 살아야 하는 건 동료 인간(고양이?)만이 아니라 자연도 그 상대라는 느낌? 덕분에 비록 애니메이션이지만 푸른 녹음과 산촌풍경, 그리고 약간의 판타지가 가미된 근대화시기의 도시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데, 그게 상당히 눈을 즐겁게 한다. 여기에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까지 등장하니.. 전반적인 스토리 구조는 아쉽지만 볼만은 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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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하게 말하면,

 

정부는 피통치자의 허락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내가 허용해 준 부분 이외에는

 

나의 신체나 재산에 대해서 순수한 권리를 가질 수 없다.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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