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우연히 참여하게 된 고스톱 판에서 안 교수(김홍파)를 만나게 된 청년 상이(이승준). 교수는 자신의 수첩에 뭔가를 끊임없이 적고 있었고, 상이는 그것이 사람들의 주민번호라는 것을 알게 된다. 교수는 자신이 도박과 관련된 패턴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 판에 참여하고 있는 최 여사 앞에 놓인 화투패들이 특정한 사람의 주민번호를 가리키게 되면 그 사람이 곧 죽게 된다는 미스터리를 추적하고 있었다.

 

     거액의 빚을 갚기 위해 안 교수의 계획을 도와주기로 한 상이는, 자신을 위협하는 사채업자 두목을 제거하는 데 최 여사의 능력을 사용하기로 계획을 세운다. 계획은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최여사가 상이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안 교수의 수가 조금씩 뒤틀렸고, 일이 점점 꼬여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최 여사의 점수에 주민번호가 뜨면 사람이 죽는다. 이야말로 데쓰노트 저리가라 하는 엄청나게 허황되면서도 흥미로운 설정이다. 상대방의 얼굴이나 본명을 알 필요도 없으니 훨씬 더 편하기까지 하다. 물론 최여사가 얻을 점수를 정확히 계산해 미리 패를 맞춰놓을 수만 있다면.(근데 뒤로 가면 억지로 특정한 행동까지 하도록 해도 기능한다는 설정으로 변하니 지나치게 쉬워지기까지 하는 듯)

 

     데쓰노트의 경우 그 설정을 설명하기 위한 과정 자체를 영화적 재미로 녹여내려고 했고, 나름 소기의 효과를 거뒀던 것 같다. 실제로 일어나는 사건들은 단순하지만, 그 매커니즘을 설명하는 과정은 머리를 제법 아프게 만들 정도로 복잡했고, 그 과정을 이용한 주인공들의 행동이 극을 재미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영화 ‘고스톱 살인’에는 그런 복잡한 메커니즘 추적 과정이 없다. 영화는 이유를 묻지도 설명하지도 않고, 그저 그 능력을 사용하려는 이(상이)와 그 능력을 신기해 하는 이(안 교수)만이 존재한다. 아쉬운 부분.

 

 

 

 

     스토리의 전개에도 상상력의 부족이 두드러진다. 이 엄청난 현상을 보면서도 두 사람은 그것이 어떤 함의를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썩 만족스럽지 못한 연기력은 한층 아쉬움을 더한다.

 

     저예산 영화라고 해서 스토리까지 허술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은데, 흥미로운 소재가 좀 아쉽게 낭비된 듯한 느낌. 그래도 전혀 기대하지 않고 봤던 것 치고는 생각보단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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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논어 - 喜喜樂樂 희희낙락 동양고전
이준구 편저 / 스마트북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1. 요약 。。。。。。。      

 

     논어는 공자의 가르침,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주고받았던 말들, 그의 제자들이 했던 말 등을 모아 놓은 일종의 경구집이다. 이 책은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논어를 각 장별로 우리말로 풀고, 토를 달아 놓은 원문과 주요 어구들에 대한 설명, 그 장에 관한 강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 감상평 。。。。。。。   

 

     처음 읽어본 논어였지만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몇몇 구절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유명한 것들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역자가 그 내용을 잘 풀어놓았을 뿐만 아니라 책의 구성 역시 눈에 편하다.

 

 

     공자는 실패한 정치가이자 성공한 사상가라는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깊은 학식과 인품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현실정치에 반영하고자 했던 그의 계획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의 이상주의적 면모는 지나치게 독야청정하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공자는 수많은 견제로 인해 좀처럼 그의 뜻을 펼칠 수 있는 힘 있는 자리에 오르지 못했던 것.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런 현실을 피해 스스로 은거하며 사는 방식을 택하기도 했지만, 공자는 배운 것을 현실에 적용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는다. 그 자체만 두고 보더라도 상당히 이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았던 인물이지만, 현실에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마음이 좀처럼 버려지지는 않으니 이런 양가감정이 논어에도 그대로 묻어나온다.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고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할까를 염려하라는 그의 가르침은, 명분도 없는 반란세력의 보스가 자신을 부른다고 달려가는 그의 모습과는 좀처럼 잘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정치에 대한 그의 열정을 생각해보면 아주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그 역시 약간은 모순점을 가지고 있었던 인간이었으니까.

 

     논어 전체를 두고 말하는 ‘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좀처럼 그 실체가 잡히지 않는다. 짧은 경구들로 구성된 책이니 만큼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은 당연. 약간 우스갯소리를 섞어 말하면 그냥 공자가 좋다고 말하는 게 ‘인’인 건가 싶은 생각도. 물론 이건 책을 좀 더 깊게 읽지 못한 부족한 독자 탓일지도 모르겠고.

 

 

     곳곳에 당장 오늘에 적용할 만한 번뜩이는 생각들이 묻혀 있다. 차분히 새기며 읽어볼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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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사과 하나 때문에 주님을 잃었고,

 

이제는 돈 때문에, 먹을 것 때문에, 하찮은 것 때문에

 

주님을 여전히 잊고 있습니다.

 

- 조지 허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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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감독으로부터 새로운 방식의 영화를 찍어보자는 말을 듣고 모인 배우들. 현장에 모인 그들은 감독이 이미 미국에 가버렸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그곳에서 화상카메라 들을 통해 제작을 지휘하고 현장에 있는 조감독이 이를 대신해 전달하는 식으로 영화를 찍겠다고 말한다. 놀라움도 잠시,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10분짜리 단편영화) 찍어야 하는 스케줄 상 일단 모두들 촬영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서로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감독과 배우들은 조금씩 소통의 문제를 겪게 되고 이는 곧 양측 사이의 신뢰를 깨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점점 고조되어 가는 불만을 잘 가라앉히고 영화는 완성될 것인가.

 

 

 

 

2. 감상평 。。。。。。。  

 

     독특한 영화를 여러 편 찍었던 이재용 감독이, 이번에는 영화를 찍는 방식에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원격으로 영화를 찍겠다는 이 대담한 시도는 영화 전체에 일종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중심 소재였고, 덕분에 영화는 요새 유행하는 관찰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물론 관찰 프로그램의 핵심인 ‘사실성’이 일종의 페이크 다큐 느낌을 주는 이 영화에서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는 미지수..)

 

     영화는 일종의 액자 구성을 띄고 있는데, 그 액자 속에 또 하나의 액자가 들어있는 좀 더 복잡한 구조다. 먼저 이 영화(‘뒷담화’) 자체가 영화를 찍는 사람을 그리는 영화인데, 배우들은 다시 ‘십분 만에 사랑에 빠지는 방법’이란 제목의 영화를 찍는 사람들을 연기한다. 재미있는 점은 그 ‘십분 만에~’라는 영화의 내용이 꼭 이 영화 ‘뒷담화’를 떠올리게 하는 스토리라는 것. 그 영화의 감독으로 출연하는 하정우는 연인과의 만남을 위해 사상 초유의 원격제작을 선언하고는 사라져버린다. 마치 엘리베이터 같은 곳의 앞뒤로 거울이 있는 공간에 들어가면 거울 속에 내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모양을 떠올리게 하니, 정신을 잘 차리고 봐야 한다.

 

 

 

 

     다만 이런 형식상의 흥미로움이 내용의 재미로 이어지고 있는가 하는 부분은 크게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지 않나 싶다. 감독은 물론 배우들 역시 연출된 상황과 다큐 사이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고, 덕분에 완전한 리얼함을 보여준 것 같지도 않다. 물론 최대한의 자유도를 보장하며 영화가 촬영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카메라가 계속 따라다니는 데 거기서 얼마만큼의 솔직함을 보일지는 분명 사전에 (누구에 의해서든지) 결정되어 있는 거니까.

 

     배우들의 잡담을 보면서 즐거워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들이 만들어 내는 갈등을 보며 몰입을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영화 속 나름 클래이맥스 중 하나였던 ‘몰카 사건’도 그리 재미있지 않고. 연기력만큼은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 배우들을 잔뜩 모아두었지만, 그들을 하나로 묶어낼 만한 좋은 시나리오가 없으니, 설정만 가지고 한 시간 넘게 끌어가기엔 좀 무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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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는 동물들이 입고 있을 때가 좋습니다.

 

 

- C. S. 루이스, 『루이스가 메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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