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조선 말 철종이 왕위에 올랐던 시기, 전국의 백성들은 탐관오리의 수탈로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서자 출신으로 뛰어난 재능에도 더 이상 출세할 수 없었던 조윤(강동원)은 적자인 동생이 죽자 아버지의 가문을 이어받으려는 계략을 꾸미고 이 와중에 글 모르는 백성들을 속여 엄청난 부를 챙긴다. 그리고 그런 조윤에게 가족을 잃고 화적이 된 사람들 중 도치(하정우)가 있었다.

 

    조정에서 내려온 관리와 한 패가 되어 더욱 백성들을 악랄하게 수탈하는 조윤을 응징하기 위해, 마침내 도치의 패거리가 나선다.

 

 

 

2. 감상평 。。。。。。。。

 

 

    확실히 하정우, 강동원처럼 티켓파워가 있는 배우들을 정면에 내세웠기 때문인지 초반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영화다. 주연배우의 연기도 크게 나무랄 데 없었지만, 여기에 이경영,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윤지혜처럼 연기파 조연들이 탄탄하게 뒷받침을 하고 있으니 연기력 부분은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강동원의 목소리가 사극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부분 정도.

 

    다양한 조연들이 나오지만, 초반에 각각의 캐릭터를 빠른 속도로 잡아나간 후 주인공 격인 도치의 성장기를 그려내겠다는 의도는 전체적으로 괜찮게 구현되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변곡점이 하나도 없이 너무 무난하게 흘러간다는 게 문제. 영화의 부제가 민란의 시대인데, 영화 속에 민란은 존재하지 않을뿐더러(물론 민란의 정의를 어떻게 보느냐에 좌우되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보다는 화적으로 가장한 영웅들의 활약만 두드러진다.

 

 

 

 

    왕이나 권력자들의 이야기를 그려왔던 기존의 묘사에서 벗어나 백성들을 중심으로 뭔가를 보여주려고 했다는 애초의 기획 의도는, 그냥 또 다른 영웅이야기로 끝나버린 게 아닌가 싶다. ‘뭉치면 백성이고 흩어지면 도적이다라는 대사는 두어 번에 걸쳐 등장하면서 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문장임을 강조하지만, 이 영화가 이 문장을 잘 살려내지는 못했다.

 

    오락영화로서는 나쁘지 않지만, 그 이상의 특별함을 보여주지는 못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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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4-07-27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도는 무협과 사극의 탈을 쓴 마카로니웨스턴이라고 보심 됩니다.하정우가 쌍권총대신 두개의 도를 자유재로 쓰는것에서 쉽게 알수 있죠.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무슨 심오한 주제와 철학을 찾지 않는 것처럼 이 영화 역시 재미로 보는 영화라고 할수 있지요^^

노란가방 2014-07-27 21:00   좋아요 0 | URL
아.. 마카로니웨스턴.. 덕분에 재미있는 어휘 배웠습니다. ^^
그냥 딱 오락영화.. 포스터가 너무 진지해서 속아버렸어요.ㅋㅋ
줄줄이 개봉하는 다른 한국영화들은 좀 달라야 할텐데요.. 명랑 같은.

카스피 2014-07-28 23:07   좋아요 0 | URL
마카로니 웨스턴은 이탈리아 감독인 세르조 레오네가 황야의 무법자를 발표하면서 등장하게 되는데 주로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 촬영하고 이탈리아어로 녹화된 서부영화를 가리킵니다.저 예산으로 단기간에 촬영하고 흥행을 위해서 헐리우두 서부영화와 달리 폭력 장면이 많이 나오는 등 자극적인 면이 강하지요^^
 
개똥이
김병준, 송삼동 외 / 루커스엔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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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누구도 진짜 이름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그는 단지 개똥이(송삼동)이라고 불렸다. 서울 도심의 한 철거예정지의 공장에서 시종일관 아무 말 없이 일하고 있는 그는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는데도 끝까지 자신의 허름한 집에 머물려고 한다. 어린 시절 폭력적인 남편에게서 벗어나 동네를 늘 떠나고 싶어 했던 엄마는 사건이후 마침내 그곳을 떠날 수 있었고, 개똥은 그 사건 이후 충격으로 말을 잃어버렸다.

 

    어느 날 학대받던 어머니를 떠오르게 하는 선주를 만나 은근히 마음을 써 주던 개똥. 결국 마을이 재개발을 이유로 완전히 철거될 지경에 이르면서 그가 일하던 공장도 문을 닫게 되고, 개똥은 엄마와 같은 방식으로 마침내 그 지긋지긋한 동네를 떠난다.

 

 

 

 

2. 감상평 。。。。。。。。   

 

    어린 시절 폭력적인 가장 아래서 트라우마를 입은 개똥(그의 본명은 장길복이었다)의 삶이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통해 감독은 뭘 보여주려고 했던 걸까. 영화를 보면서도 썩 명쾌하게 다가오지 않았던 이 질문의 답은, 제작노트를 봐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때문에 개똥이의 불행은 한 개인의 불행 이상으로 확대되지 못하고, 더 큰 울림을 주는 데도 실패한 게 아닌가 싶다. 결정적으로 왜 개똥이가 엄마와 같은 결말을 따라가야 하는지 어떤 당위도 제시되지 않으니까.

 

    주연을 맡은 송삼동의 좋은 연기는 인상적이다. 영화 전체에 걸쳐서 대사가 단 한 마디 밖에 없을 정도로 어려운 감정연기였지만 훌륭하게 수행한다. 조연들도 전체적으로 크게 거슬리는 부분 없이 무난하게 녹아들어간다. 구성은 좀 아쉬웠지만 배우들의 섭외는 재능이 있는 듯.

 

 

 

 

    영화가 시종일관 답답하다. 그 중에서도 무슨 일을 마주해도 입을 꾹 다물고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개똥이의 모습이 가장 답답하고. 마지막에 마침내 뭔가 터뜨리는 그의 모습이 시원하기도 했지만, 그런 식으로,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터뜨리는 게 과연 해결인가 싶은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 좀 더 정돈될 필요가 있을 것 같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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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보다 동물이 고통스러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말라
오히려 그들은 스스로를 돕지 못하기 때문에
더 고통 스럽다는 것을 알라

 

- 루이스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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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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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2000년 대 이후 한국에서 가장 활발한 정치실험의 중심에 있었던 유시민의 에세이집이다. 1부에서는 헌법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현실이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한다. 2부는 좀 더 주제에 있어서 자유도를 높여서 장관과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자신이 느꼈던 것들, 또 특별히 참여정부와 자신의 정치적 이력에 대한 일종의 변명 등이 실려 있다.

 

 

 

2. 감상평 。。。。。。。  

    책이 나온 2009년은 이명박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1년 쯤 지나고 있을 무렵이었다. 책을 한창 쓰고 있었을 무렵은 2008년이었을 테고, 책이 정식으로 출판된 지 몇 달 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적어도 이 당시에는 고향에 내려가 농사지으면 방문객들과 함께 잠시 여유를 즐기기도 하던 시기였을 것이다. 물론 여전히 정치계에 남아 있었던 유시민은 현실적인 이유에 있어서도 좀 더 치열한 고민들을 하고 있었을 테고, 그 고민 중 하나는 그 당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헌법에 대한 애정을 물씬 드러내고 있다. 사실 우리는 뭐 어디다 내놔도 크게 꿇리지 않을 수준의 헌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좋은 헌법을 가지고 있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실현되는 사회에서 사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헌법 따위를 딱히 자신의 직무 수행에 있어서 준거의 틀로 여기지 않는 (아니, 헌법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은) 통치자와 그에 봉사하는 하수인들이 있는 한 좋은 헌법은 유명무실해질 뿐이다.

 

    여기까지는 보통의 사람들도 충분히 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저자는 한 가지 더 덧붙인다. 한국 사회가 헌법의 내용을 실현할 만큼의 충분한 비용을 아직 지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요컨대 우리의 헌법은 갑작스럽게 주어진 것인지, 대가를 치루고 얻어낸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비용은 언젠가 누군가는 반드시 치러야 하는 성격의 것이기에, 오늘날과 같은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재앙(물론 여기에서 재앙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파탄을 의미한다)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것.

 

 

    메인아이디어는 꽤 흥미롭지만, 나머지 모든 부분의 퀄리티는 좀 아쉽다.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야 어느 정도 벗어났겠지만, 그가 속해 있던 당은 엉망진창으로 망가지고 결국 탈당까지 해야 했으니 어지간히 고민이 많았을 거라는 짐작은 간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사정들 때문인지 칼럼들에는 주제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 수식문장들이 많아 전반적으로 늘어지는 느낌이다.

 

    예컨대 이즈음 도킨스에 빠졌었는지 뜬금없는 문화유전자 타령을 하면서 우리 민족의 유전자 속에 새겨진 지도자에 대한 절대 충성이라는 가치관을 타파해야한다는 식의 논리 전개(p. 44)는 그다지 와 닿지 않는다. 여전히 정치적인 부분에 관한 관점들은 날카롭지만, 그 외의 부분들에는 코페르니쿠스의 천동설(?) 같은 기본적인 실수(p, 40)까지 퇴고되지 않은 채 나올 정도로 여유가 없어 보였다. 하나의 책으로서는 내가 읽은 유시민의 책 중에는 가장 완성도가 낮지 않았나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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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뿐만 아니라 일에도 무절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열정인 것 같지만 실은 안절부절못하는 것이거나,

심지어 자신을 치켜세우려는 것에 불과할 수 있지요.

 

 

- C. S. 루이스, 『루이스가 메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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