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딸이 강간을 당한 채 죽어 있다는 소식을 경찰로부터 듣게 된
상현(정재영). 범인은 고등학생 신분인 동네
양아치들이었지만, 경찰은 좀처럼 수사범위를 좁히지
못한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압박감을 느낀 양아치 패거리 중 한 명이 상현에게 범인에 관한 신상을 문자로 보내왔고, 상현은 그 중 한 명의 집을
찾아갔다가 우발적으로 녀석을 죽이고 만다. 그놈의 집에서 발견된 영상에
자신의 딸이 유린당하는 모습이 생생히 찍혀 있었고, 놈은 그걸 보며 히죽이고 있었던
것.
사건과 관련된 나머지 놈들을 찾아 복수하러 나선 상현. 그리고 범인을 찾는다는 목적은
같지만, 복수하고 있는 상현 또한 막아야
하는 경찰 억관(이성민). 나쁜 놈들을 잡아야 하는 경찰이
도리어 그 나쁜 놈을 지켜주기 위해 나서야 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이해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2.
감상평
。。。。。。。
원작인 소설을 읽어 본 적이 없어서, 둘 사이의 비교는 하기
어렵다. 영화만 두고 이야기
하자면, 스토리 라인은 주목을 끌만
했지만, 진행은 약간 늘어지는 듯
했고, 영화의 포인트를 어디다 두었는지
잘 파악이 안 된다.
딸을 잃고 복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심정에 집중하는 것도
아니고, 위에서
언급했던, 나쁜 놈을 지켜주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경찰의 입장이 주가 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 이성민은
조연이었으니까) 이 두 가지 포인트의 바탕에 깔려
있는,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가벼운
처벌이라는 소재도 언뜻 언급은 되지만 구체화되고 있지는 않다.
어쩌면 이런 저런 것들을 모두 두루 담아내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저 언급되었다고 해서 뭔가를
말하는 거라고 할 수는 없는 거니까. 영화는 그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매만지고 공을 들여서 ‘보여주어야’ 하는 건데, 이 작품은 꽤 시사성을 지닐 수
있는 소재를 그냥 단순한 추격물로 만들어 버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정재영의 ‘탐문수사’와 ‘추적’만 보인다. (분량도 너무
길었다. 눈밭에 뒹굴며 촬영할 때
고생했다는 건 알겠는데..)

갈수록 미성년자에 의한
강력범죄율이 높아지고 있는(우리는 초등학생이 초등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그리 신기하지도 않은 불행한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상황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물론 이 문제를 단칼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저 ‘법대로’ 처리하면 된다는 식의 생각은 답이
아닌 게 분명하다. 만 14세, 혹은 19세라는 임의적인 기준을 세우는 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법이니 어쩔 수 없다는 말은 그저
임의적으로 제정해 놓은 법이라는 도구에 전능(全能)을 부여하는, 조금은 무책임한 자세인지도
모른다.
문제 해결의 시작은 사회라는
좀 더 큰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근본적인 개조, 혹은 대책을 고민하는 데서부터가
아닐까 싶지만, 일단 내 자식은
‘좋은’ 성적 받아서
‘좋은’ 대학 들어가, ‘좋은’ 직장 얻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뭐가 그렇게 ‘좋은’ 건데?) 생각으로 가득한
부모(어른)들에게서, 내 자식만
아니면, (혹은 걸리고 난
후에도) 내 자식은 그럴 리가 없다는
수준을 뛰어 넘는 생각이 쉽게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수작이라는 느낌은
주지 못하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