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레이건 행정부는 미래를 내다보는 창문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습니다.

 

가령 당신이 공보청에 일하고,

당신의 임무가 일반 대중이 정책 입안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여

기업을 돕는 것이라고 해봅시다.

내가 볼 때, 여기에 전에 그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한

아주 멋진 생각이 있습니다.

 

그건 뭐냐 하면 선거를 완전히 상징적인 행위로 만들어버리는 겁니다.

물론 일반 대중은 계속 투표를 하고 그와 관련된 활동을 합니다.

선거운동도 하고, 유세도 하고,

두 명이 되었든 여덟 명이 되었든 후보도 내게 합니다.

하지만 대중이 투표하는 사람은 텔레프롬프터를 그대로 읽기만 하고,

남이 얘기해 주기 전에는 아는 것이 거의 없고,

얘기해 줘도 잘 모르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 노암 촘스키,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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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가방 2014-05-2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이 부분 읽다가 한참 웃었다. 근데 내용은 완전 슬픈..
 
포스트잇 라이프 (보급판 문고본)
앨리스 카이퍼즈 지음, 신현림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1. 줄거리 。​。。。。。。    

 

    부모의 이혼 후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열네 살의 클레어.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엄마는 늘 바빠서 얼굴을 보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두 사람은 거실의 냉장고 앞에 쪽지를 붙여놓는 방식으로 서로 대화를 한다.

 

    클레어는 새로 사귀게 된 남자친구 문제로 고민을 하고, 아르바이트로 나름 바쁘기도 한 사춘기 소녀다. 부모의 이혼이란 작지 않은 문제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하지만 또 뜻대로 잘 되지 않는 일을 만날 때마다 신경질도 부린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에게 암이 생기면서 두 사람의 대화는 점점 더 애틋해져간다.

 

 

2. 감상평 。​。。。。。。  

 

    책 전체 페이지가 노란 색 포스트잇 한두 장이 붙어 있는 배경 위에 짤막한 메모가 적혀 있는 식이다. 말 그대로 엄마와 클레어가 주고받는 쪽지를 엿보는 느낌이랄까. 물론 두 사람은 단지 쪽지만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었고, 독자는 그 쪽지 행간에서 두 사람이 함께 저녁을 먹고, 쇼핑을 하고, 병원에 가고 하는 부분들을 추측할 수 있다. 재미있는 구성.

 

    사춘기 소녀의 눈을 통해 가족의 가치와 엄마와 딸 사이에 통하는 특별한 교감 등을 아주 실감나지는 않지만 적당히 녹여내고 있다. 데뷔작 치고는 나쁘지는 않은, 편안하게 읽어갈 수 있는 작품.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이라 평소에 책을 잘 안 읽던 사람들이라도 쉽게 권해줄 수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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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들과 비슷비슷한 제품을 만드느니

 

비전을 가지고 도전하겠어."

 

 

- 스티브 잡스, 영화 '잡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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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
프레드 로델 지음, 이승훈 옮김 / 후마니타스 / 201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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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1933년 스물여섯 살의 나이로 예일대 로스쿨 교수가 되어 40년 동안 같은 학교에서 일해 온 저자가 현대의 엉터리 법조체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낸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문명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건 법률가들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를 어려운 법률적 용어로 바꾸어 규제하고 허가를 받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그토록 떠받들고 있는 법이란 생각만큼 명료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아서, 그것을 가지고 법률가들이 자기들만의 장난을 할 여지가 넘쳐난다는 것. 결국 법률가들은 그렇게 만들어낸 새로운 작업장에서 그들의 생계를 유지하고도 인생을 즐길만큼의 충분한 돈을 벌어들인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법률가들이 없는 세상, 돈을 받고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법이 되는 세상을 바라본다.(저자의 직업이 로스쿨 교수라는 걸 생각해 볼 때 흥미로운 내용) 이를 위해서 먼저 각종 법령들과 헌법이 일반인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말로 기록되어야 하며, 특별히 복잡한 사안을 가려야 할 경우 책상에 앉아 서류만 만지는 법률가 대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재판과정에 주요한 임무를 맡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 감상평 。。。。。。。  

 

    법치주의라는 말이 만들어진 이래로, 법이라는 도구는 사람들을 지배하는 가장 고상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들은 잘 빼입은 양복을 입고 다니거나 모든 걸 덮어버리겠다는 위압적인 느낌을 주는 검은 법복(과 종종 가발까지 더하기도 한다)을 입고, 모두의 위에서(실제로도 판사들은 법정 내 나머지 구성원들보다 높은 위치에 앉아 있다), 모두의 경외를 받으며(판사가 법정 내 출입할 때 나머지 구성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점잖게 훈계한다.

 

    이 책은 그런 법조계의 잘 차려진 겉모습이 마치 공갈빵처럼 그 속은 비어 있는 상태임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법률가들만 아는 어렵고 복잡한 용어를 사용해 뭔가 대단한 게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별 거 없는, 말 그대로 법률가들 마음대로 하는 적용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미국의 연방대법원(우리나라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합쳐놓은 기능을 한다고 보면 될 듯)의 판례들, 판결주문들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물론 행정수도 건설이 위헌이라는 이유를 조선시대 경국대전 운운하며 ‘관습헌법’이라는 사상초유의 개념을 제시하며 말장난을 하던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도 크게 뒤쳐지진 않을 듯하지만.

 

    저자는 이를 법조문의 추상성과 법률가들 끼리 통하는 ‘리걸 마인드’라고 지적하는데 옳은 지적이다. 특히나 일반 시민들의 법적 감수성과 전혀 동떨어진 판결을 남발하는 법원과 어이없는 실수(인지 고의인지)와 권력자들과 재벌들에 대한 봐주기 수사로 일관하는 비겁한 검찰들, 돈이면 뭐든지 한다는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변호사들에 대해서라면 우리도 한 마디 할 충분한 경험이 있으니까.

 

 

    하지만 궁극적으로 법률가라는 존재 자체를 없애버린다고 해서 책에서 지적한 것과 같은 문제들이 모두 사라질지는 미지수다. 저자가 언급했던, 판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모두 올곧은 성품을 가지고 사건을 대할 거라는 보장도 없고, 일반 시민들이라고 해서 편견에 치우치지 않은 판결을 확실하게 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사실 망언 남발하고 늘 자기 이익이나 챙기는 수백 명의 국회의원들을 계속 뽑아주는 걸 보면, 국민들의 수준도 그리 높지 않은 게 분명하다)

 

    책은 법률가들이 스스로 둘러쓴 권위라는 요술망토를 벗겨내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고, 법률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표현해 그것을 매개하는 이들이 농간을 부릴 여지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굳이 저자처럼 법률가들을 저주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 부분은 분명 주목해야 할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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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기 얼굴을 보려면 반드시 맑은 거울이 있어야 하고,

군주가 자기의 허물을 알려고 하면

반드시 충직한 신하에 의지해야 하오.

군주가 만일 스스로 현인이나 성인이라 여기고

신하도 정확한 의견을 제시해 바로잡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에서 위험과 실패를 면하는 것이 어찌 가능하겠소?”

 

당 태종

 

 

- 오긍, 『정관정요』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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