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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 1
최정원 지음 / 북향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1. 줄거리 。。。。。。。
제주도
남단 여인들만 사는 전설의 섬 이어도에는 새의 날개 형상을 본 따 만든 날개옷을 입고 자유로이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있었다. ‘미령’은 그 섬의
여왕이 낳은 딸들 중 하나로 조선과 왜를 오고가며 정보를 수집하는 비행부대를 이끌고 있었다. 그리고 미림이 첫 장거리 비행에 나선 날, 그의
어머니인 여왕은 섬에서는 기를 수 없는 아들을 낳고 만다. 아이가 열 살이 될 무렵, 왜국에서는 풍신수길이 전국을 통일하고 조선을 침략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이에 여왕은 미령에게 남동생인 미림을 데리고 육지로 나가 조선을 위해 싸우라는 지시를 한다.
미령은
동생과 함께 조선 땅에 흩어져 있던 ‘조인(鳥人)’들을 모아 왜군들의 침입에 대비하는 특수부대를 창설하고, 유연이라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하늘을
나는 전차, 비거를 제작한다. 그리고 이 와중에 불안한 위치에 있었던 훗날의 광해군과의 로맨스까지.
마침내 미령 등이 포함된 의병들과 관군 연합군이 전국에서 몰려든 왜군들과 진주성에서의 한 판 대결을
펼친다.
2. 감상평 。。。。。。。
작가는 임진년 왜군이 우리나라를 유린했을 당시 ‘비거’, 즉 하늘을
나는 수레가 있어 활약을 했다는 조선과 일본 쪽의 몇몇 기록을 확인하고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이 세계 최초의 비행기를
만들었다는 것이 단순한 상상이 아니었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서문에는 이에 대한 사료나 증거물들이 발굴되기 전까지 사람들이 이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쓴다고 밝힌다. 요컨대 작가는 ‘비거’라는 것의 실재했던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것.
그런데 정작 책의 내용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그런 의도와는 정반대로 흐르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전설 속의 섬인 이어도를 꺼내든 것부터가 실수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날개옷’이라는 (아무리 봐도 사람의 팔을 저어 하늘을 나른다는 설정 같은데) 무리한 설정과 ‘조인’이라는 비현실적인 존재는 책의 내용의
신뢰성을 함께 떨어뜨리지 않나 싶다.(사실 처음 조인鳥人이란 말을 들었을 때는 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가 싶었는데, 그냥 자기
날개옷으로 날아다니는 사람이라니!!)
여기에 전쟁의 위험이 코앞인데,
저자가 그렇게 영웅시하는 왕자(광해군)는 여인의 벗은 몸에 감탄이나 하고 있고, 심지어 애까지 배게 만들고 있다. 부모가 돌아가신 후 3년 내에
아이가 생기면 죄를 지은 것으로 여기던 고리타분한 시대에, 심지어 국가가 사라질 위기에 몰려 있는데.. 전반적으로 여성을 주도적인 위치로
묘사하려던 저자의 과도한 의식이 이어도, 미령이라는 설정을 등장시키고, 광해군과의 로맨스까지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역사물로서의 서술도 좀 가벼운
느낌이고, 조선시대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과연 선조가 그렇게 찌질이 중의 상 찌질이고, 신하들은 하나같이 무능에 자기
한 몸을 위해서 안달하는 양아치었을까. 물론 어지간히 외교적 감각이 부조했던 이들이 의사결정에 큰 힘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그토록 열세였던 조선이 결국 왜국을 물리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무능한 지배층, 착하고 충성된 백성들이라는 구도로만은 설명하기
어렵다.
전반적으로 많은 기대를 갖고 보기
시작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부쩍 흥미를 잃게 만들었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