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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원 데이
론 쉐르픽 감독, 앤 해서웨이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대학동기인 엠마(앤 해서웨이)와 덱스터(짐 스터게스)는 졸업식 날 충동적으로 잠자리를 갖는다. 인생을 마음껏 즐기기를 원하던 덱스터는 엠마에게
아주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녀 하나와만 관계를 맺기엔 뭔가 아쉬웠는지 연인도 그렇다고 친구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로 계속 그녀와
인연을 이어가려고 한다(이른바
어장관리).
20대를 나름 잘 나가는 (하지만 그냥 쓰레기 같은) 방송의 MC로 활양하지만 어디 젊음이 영원하던가. 나이를 먹자 더 이상
그런 종류의 쇼에 어울리지 않았던 덱스터는 해고를 당하고, 여자친구의 임신으로 급하게 한 결혼은 얼마 가지 않아 파경을 맞는다. 그렇게
빈털터리가 되고 나니 다시 엠마가 생각나고, 그녀를 찾아 파리로 가지만 이미 엠마는 남친까지 있었던 것.
하지만
웬걸 이 무슨 마조히즘 기질인지, 엠나는 그렇게 오랫동안 자신을 주머니 속 장난감처럼 자기 편할 때만 부르던 덱스터를 따라나서고 둘은 같이 살기
시작한다. 졸업 후 20여년 만에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이 이어지나 싶었지만, 불의의 사고가 두 사람을 갈라놓고
만다.

2. 감상평 。。。。。。。
솔직히
이게 수십 년 동안 기다려온, 혹은 지속해 온 사랑 이야기라고 미화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줄거리에도 썼지만, 덱스터는 당장 자기가 갖기는
싫지만 또 완전히 버리긴 아까워 술 처마시고 주변에 여자 없을 때만 꿩 대신 닭이라는 건지 뭔지 엠마를 찾을 뿐인대, 그렇게 젊음을 흥청망청
낭비하는 덱스터가 또 얼굴은 잘 생겼는지 엠마는 좀처럼 그를 완전히 잊어버리지 못하고 오라면 또 온다. 이게 정상적인 관계인걸까? 아마 잘
나가는 심리학자들은 두 사람 모두 지극히 심리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진단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결국 만날 인연은 만나게 된다는 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는 동안 두 사람이(혹은 한 쪽이라도) 아주 일편단심으로 상대만
바라보고 기다리느냐 뭐 그것도 아니다. 얼굴만 보고 이 여자 저 여자 기웃거리는 덱스터는 물론, 좀 더 안정된 관계를 갖고 싶었던 엠마 역시 몇
차례의 동거를 하며 덱스터를 기다렸(?)으니까.
엠마를
만나고 난 뒤 덱스터도 정신을 차리게 되었지 않느냐며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넘어가야 하는 걸까나.. 모든 건 지나고 보면 아름다운 추억
따위로 포장될 수 있는 건지.(심지어 엠마는 두 번 모두 현재 같이 살고 있는 남자가 있으면서도 덱스터의 얼굴만 보면 그대로 무너지는 극도의
의존성 기질을 보여준다)

이
얼토당토않은 설정을 뭔가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건 역시 아름다운 그림이다. 유럽 곳곳을 배경으로 선남선녀인 두 남녀 주인공이 사랑
놀음을 하니 뭐 그 자체야 예쁘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에 여주인공을 죽임으로써 보는 사람의 감수성을 물씬 자극해 이 비정상적인 상황을
덮어버리니 감독과 작가 모두 머리는 제대로 썼다.(앤 해서웨이의 죽음을 보고 마음이 아프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이냐..) 하지만 역시 이
영화의 여운은 일종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극단적으로
남자 중심으로 읽으면, 역시 남자는 여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