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은 그 자체로 만족스럽다.

사랑에는 보상이 따르지만 보상이 사랑의 목적은 아니다.

- 베르나르 드 클레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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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 - 85회 아카데미 작품상 수장작
벤 애플렉 감독, 존 굿맨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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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줄거리 。。。。。。。  

 

     1979년 이란에서는 미국의 지원 아래 유지되고 있던 부패한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다. 팔레비 왕조의 왕들을 통해 이란의 석유자원을 약탈하고 이란 국민들을 압제하던 미국에 대한 극심한 저항감은 미국대사관을 향하고 수백 명의 미국인들이 인질이 된다. 혼란 중 여섯 명의 직원들이 탈출을 하고 그들은 캐나다 대사의 집에 은신하게 된다.

 

    여섯 명의 외교관을 구하기 위해 고용된 토니 멘데즈. 그는 여섯 명을 영화 스태프로 위장해 탈출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진짜 배우들과 제작자들을 동원해 언론에 크게 홍보까지 한다. 마침내 이란에 잠입한 토니는 혁명수비대의 날카로운 감시만이 아니라, 그의 계획을 좀처럼 믿지 못하고 틱틱대는 외교관들의 미온적인 태도까지 상대해야 했다. 더구나 외교적 위험 때문에 미국 정부에선 그의 계획을 취소시키려고 까지 하는데..

 

 

 

 

2. 감상평 。。。。。。。  

     실제 있었던 인질구조 작전을 영화화한 작품. 어느 정도의 각색이 들어가긴 했겠지만, 확실히 작가의 머릿속에서 인위적으로 구성된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장치들’ - 우연의 연속이라든지 하는 -이 많지 않아도 긴박감을 준다. 여기에 30년도 더 된 이야기를 그리면서 그 때의 화면을 보는 것 같은 기법을 사용하면서 중간중간 당시 실제 영상들까지 삽입해 사실성을 더하니 몰입도 급상승. 영화 종반부의 공항탈출 장면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까지 준다.

 

 

     물론 인질사태라는 사건은 물론 불행하고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긴 하지만, 영화 속에서 거의 일방적으로 악으로 묘사되는 이란 사람들의 모습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일찍부터 미국은 전 세계의 석유자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친미성향의 지배자들을 임명하거나 뒤에서 조종하는 수법을 전개해왔다. 그가 독재자이든, 국민들을 고문하고 비밀리에 죽이든 상관없이 그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기만 하면 돈과 무기를 공급해 온 게 사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은 그 땅의 사람들이 마땅히 가져가야 할 부를 약탈해가는 미국에 대한 저항적 성격이 강했고, 영화 속과 같은 미국인들에 대한 분노는 이를 반영한다. 마치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에서 일하던 일본인들을 보는 식민지 조선 사람들의 분노와 비슷하달까. 어찌됐던 그 여섯 명의 외교관들은 이란 땅에서 벌어지던 약탈과 학대에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니까. 이렇게 보면 일방적인 평가를 하기가 쉽지 않은 사건이다.

 

 

 

 

     21세기에 들어서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많은 전쟁을 일으키고,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이라크전쟁에서도 볼 수 있듯, 여기엔 노골적인 거짓말까지 동원되지만 언제나 그렇듯 끝나고 나선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아니, 책임은커녕 엄청난 보수를 받고 전쟁의 직접적 이익을 얻은 기업들로 자랑스럽게 영전까지 하니,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침략을 당한 나라의 국민들, 그리고 자신들의 세금으로 힘 있는 기업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는 미국 국민들이다. 힘이 없어 미국에 빌붙어 살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좀 서글픈 거고.

 

    다시 또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토니의 작전을 지지하고 박수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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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컨스피러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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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한 기자가 뺑소니 사고로 죽게 된다. 그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님을 알게 된 동료 기자 의림은 자체적으로 이를 조사하던 중 ‘북학인’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사람과 접촉하게 된다. 그의 지시대로 프랑스와 미국 등지를 다니며 ‘임무’를 수행하던 의림은 스위스 비밀계좌에 입금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빼돌린 전두환이 돈을 환수하려는 계획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이건 더 큰 계획의 일부였을 뿐이고, 북학인은 그렇게 만든 돈으로 세계 유수의 한국 과학자들을 국내로 영입하려고 하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 미국 인텔에서는 현존하는 D램 반도체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해냈고, 이것이 장차 군수분야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들은 잠재적 적들이 같은 기술을 가지는 것을 원치 않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그런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는 삼성전자의 지배권을 빼앗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2. 감상평 。。。。。。。 

 

    뭔 말을 하려는 건 알겠다. 전국의 머리 좋은 애들은 모두 법대나 의대로 몰려가고,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이 결코 바람직할 리 없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이런 상황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소설에 ‘삼성전자’를 전면에 내세웠던 것도 그런 이유고.

    역시 문제는 그 방식과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가는 기술 부분이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저자의 ‘우파 본색’(부정적인 의미보단 중립적인 의미로 보면 되겠다)이 여실히 드러난달까. 소설 속 ‘삼성전자’는 ‘오로지 과학기술로만 승부하여 우리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회사’이고, 작가는 ‘이 회사를 우리 사회가 아낌없이 칭찬하고 그것을 보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뜻에서 실명을 그대로 썼다’(8)고 한다.

    (주식의 0.1%만 가지고서도 복잡한 지배구조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면서, 자기 아들에게 그 모든 특권을 물려주기 위해 불법증여하다 법적 처벌까지 받았던 그 회사와 이름이 같은 건 실수인가 싶을 정도. 심지어 소설 속엔 이건희 ‘회장’이 등기임원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사실 그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공식적인 직책을 맡고 있지도 않다. 이쯤 되면 차라리 가상의 기업을 만드는 게 더 나았을 뻔..)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통해 어느 정도 작가의 성향은 짐작하고 있었다. 사실 제대로 된 보수, 혹은 우파라면 자기 민족의 우수성을 인식하고(나치나 일본 극우파 식의 배타적 우수성 주장과는 다르다), 국익(이건 단지 특정 정권의 이익이란 의미가 아니다)을 우선하는 태도와 긍정적 비전을 제시하는 식의 행동방식을 보이기 마련. 작가의 작품들에 이런 면들이 반영되는 걸 보며 나름 괜찮은 보수파이구나 싶었는데, 이쯤 되면 작가가 지나치게 순진하다고 해야 하나.

    여기에 대한민국 학생 모두가 이공계열로 가게 해 달라는 소설 속 비전은 약간의 수사적 과장이 가미되어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한 마디로 오버다. 여기엔 경제지상주의적 세계관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고, 인문학에 대한 몰이해도 살짝 엿보인다. 다른 작품들에서 그토록 ‘역사의식’을 강조하던 작가가 말이다. 필(feel)에 꽂혀 쓴 책인 건 알겠는데, 과유불급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

     사실 소설의 구조나 전개 부분도 완성도가 그리 높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초반에 한참 뛰어다니는 기자 ‘의림’은 어느 샌가 사라져버리고, 자랑스럽게 유체이탈까지 떠벌리는 북학인이라는 캐릭터도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여기에 지나치게 허술한 CIA의 삼성 접수 음모와 너무나 쉽게 마무리되는 결말까지.. 역사 소재를 가지고 작품을 썼을 때는 괜찮았던 저자였는데, 확실히 경제 쪽은 아마추어적 느낌이 물씬 난다.

    차라리 박정희의 비자금이라는 소재와 삼성 접수라는 소재를 분리해서 다른 작품으로 만들었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여러모로 저자의 이름값을 못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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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가시가 박혔을 땐 (빼내기 전까진)

 

깊숙이 박힌 그곳을 누르지 않는 것이 유일한 상책이지요.

 

다시 말해 싫은 사람들은 (용서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생각이 그리로 향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 C. S. 루이스, 『루이스가 메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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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천재 피아니스트 톰은 몇 해 전 연주회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곡을 연주하던 중 실수를 하고 그 트라우마로 잠정은퇴를 한다. 5년이 지나 피아노 연주회를 통해 재기하려는 톰은 좀처럼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마침내 무대 위에서 연주를 시작하지만, 악보에는 빨간 펜으로 ‘단 한 개의 음표라도 잘못 연주했다간 죽여 버리겠다’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단순한 장난으로 생각했지만, 상대는 실제로 소음기가 달린 총으로 그를 쏠 수 있음을 확인해주고는, 연주회장에 와 있는 그의 아내의 목숨도 위험할 거라고 위협한다.

 

     협박범의 말대로 몇 년 전 연주하는 데 실패했던, 그 세상에서 가장 연주하기 어렵다는 곡을 치기 시작하는 톰. 그가 연주하고 있는 피아노는 그 자체가 특별한 잠금장치였고, 그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면 엄청난 금액의 돈이 있는 금고의 열쇠가 나타나게 되어 있었던 것. 연주가 끝날 무렵, 톰은 목숨을 걸고 모험을 하기로 결심한다.

 

 

 

 

2. 감상평 。。。。。。。  

 

     끊임없이 연주가 흘러나온다. 어떤 때는 조용하게, 또 어떤 때는 빠르게 고조된다. 피아노만이 아니라 함께 협연을 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귀를 즐겁게 해 준다. 피아노 연주회를 배경으로 협박범과 천재 피아니스트가 벌이는 싸움을 그리는 이 심리 스릴러는 단지 스토리만이 아니라 귀까지 즐겁게 해 주는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영화의 대부분은 실제 연주회가 진행되는 동안을 그리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연주가 진행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덕분인지 쓸데없이 질질 끄는 부분 없이, 아주 깔끔하게 꼭 다뤄야 하는 장면들만 보여준다. 이런 영화라면 잠시 한눈을 팔 틈 없이 몰입할 수 있을 터.

 

 

 

 

     이 영화의 가장 큰 에러는 포스터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의 종반까지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존 쿠색을 포스터 상단에 저렇게 크게 넣어버리면 그 자체로 스포일러가 아니냔 말이다. 내가 바로 협박범이요 하고..;; 게다가 그렇게 치밀하게 계획을 꾸민 협박범이라기엔 좀 허무하게 퇴장하는 느낌도 주고.. 하지만 결말부는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독특한 인상을 오래 줄 것 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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