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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6
프란츠 카프카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8월
평점 :
1. 줄거리 。。。。。。。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외판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레고르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깜짝 놀라고 만다. 그의 몸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벌레로
변해버린 것. 그의 모습을 본 늙은 부모와 어린 여동생은 경악을 하고, 그날부터 그레고르는 자신의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생활하게
된다.
몇
달이 지나도 그레고르의 몸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점차 가족들도 그를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한다. 어느 날 그의 집에 하숙을 하고 있던
사람들 앞에 그레고리가 나타나는 일로 가족들은 그에게 분노하고, 그렇게 다시 자신의 방에 갇히게 된 그레고리는 얼마 후 죽은 채로
발견된다.
2. 감상평 。。。。。。。
카프카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변신’을 비롯한 몇 개의 작은 작품들을 함께 모아 엮은
책.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소설의 무대는 거의 그레고르의 집 안을 벗어나지 않고, 또 대부분의 등장인물은 부모와 여동생처럼
가족이다. 모든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인 가족은 대개 혈연을 매개로 구성되기에 무엇보다 강한 것으로 여겨진다. 법률에서도 가족의 다른
구성원에 대한 불리한 증언은 강요받지 않도록 보장하고 있을
정도니까.
그런데
이 작품 속 가족은 좀 다른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유용성’으로 모든 걸 판단하려는 실용주의, 합리주의적 모습이다. 가족들은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자 점차 그를 멀리하기 시작한다. 이건 단지 그의 외향이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당장의 먹고 살 일이 더 큰 문제였고, 나아가 그레고르를 짐으로 여기기에 이른다. 그가 죽었을 때 가족들은 슬픔보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모습은 이를 잘
보여준다.
좀
과장된 설정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많은 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시간이 갈수록 인간은 그 자체로 인정받기
보다는,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느냐, 혹은 생산할 수 있느냐로 등급이 매겨지는, 객체로 전락해버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증거가 노인이나
극빈자들, 장애인들처럼 생산력이 떨어지는 이들과 함께 살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투자를 거부하는 모습이다. 왜? 그래봤자 돈이 되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인간을 소외시키는 사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불행으로 이끌게 될 것이다. 일단 결국 모두가 늙게 될 테니까. 모든
것이 경제적인 가치로 재단되고, 그렇게 형성된 힘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이 살기 좋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소설
속 그레고르는 더 이상 인간이 되지 못한 채 죽고 만다. 그레고르 한 사람에겐 그게 비극의 끝이었을지 모르지만, 이 세상에 남아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여전히 그 비극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 좀
답답하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