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아버지의 자살 소식을 듣고 모인 웨스턴 가족. 여느 가족들처럼 장례식을 치르고 함께 모여 홀로 남게 된 엄마 바이올렛(메릴 스트립)을 위로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들을 보내는가 싶었지만, 곧 약물중독인 엄마의 까칠한 지적질이 시작된다.
똑똑한 맏딸이지만 남편과의 사이에는 불화로 별거상태인데다 사춘기에 접어든 열네 살짜리 딸은 제멋대로인 바바라(줄리아 로버츠), 언니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열등감을 감추고 잘 나가는 이혼남(근데 이 남자는 또 바바라의 십대 딸에게 치근덕..;;)을 남자친구로 소개하는 것으로 자신의 열등감을
감추려 하고 있는 카렌(줄리엣 루이스), 그리고 이 둘 사이에 조용한 성격으로 살아오면서 뭔가 억눌려온 듯한 아이비(줄리안 니콜슨)는 사촌인
찰스(설상가상 찰스는 아빠와 이모가 외도를 해 낳은 이복오빠였..)와 연애
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의 독설은 날카로워지고, 덕분에 가족들이 가지고 있던 문제는 수면위로 훤히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다들 또 자존심은 강해,
지고 들어가려 하지 않으니 점점 날카롭게 서로를 할퀴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여기 어지간히 시끄러운 집안이 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함께 모였으니 물론 그 분위기가 좋을 리는 없겠지만, 이건 뭐 그런 수준을 뛰어
넘는다. 가족들 사이에 무슨 원수를 대하듯 꼬집고 물어뜯는 말들이 난무하는데(실제로 폭력을 휘두른다는 말은 아니다), 또 가만히 들어보면
지적하는 사람의 말이 좀 삐딱하긴 해도 아주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니다. 지금은 서로 떨어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가족인
만큼 서로의 치부까지 다 알고 있으니 작정하고 공격하면 그보다 더 아플 수도 없을
터.
영화 속 등장하는 웨스턴 가족의 문제는 현대 가족이 경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를 전부 쑤셔 넣은 모양새다. 외도로 시작한 혼외정사, 배다른
남매, 이혼의 전조로서의 별거, 사춘기 자녀와의 갈등, 바람둥이와의 위험한 연애, 약물중독, 알콜중독 등등. 이렇게까지 잔뜩 문제를 안고 있는
가족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어지간하면 이 중의 한두 개는 걸릴 테니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울지도..
등장인물들, 특히 그 중에서도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엄마 바이올렛은 말이 너무 많다. 내내 약물에 취해 있으면서 딸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데
여념이 없고, 오랫동안 피해의식에 쩔어 있어 보는 사람마다 할퀴면서도 자신이 모든 피해를 감당하고 있는 척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 단연 추하게
늙었다 싶은 노인의 전형이라고 할 만한데, 영화 막판으로 넘어가면 남편과 자신의 동생이 바람을 핀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수십 년간
묻고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또 아주 몰인정하게 비난할 수만은 없게 만든다.(물론 그래도 너무 시끄러운
건...)
하지만 자신의 외로움을 보상받기 위해 내뱉은 독설의 결과는 결국 모든 딸들로 하여금 집에서 다시 한 번 뛰쳐나가게 만든 것 뿐, 정작 자신은
완전하게 혼자가 되어 버렸다. 시끄럽게 떠드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
같다.

무게감
있는 배우들은 역시 이름값은 한다. 줄리아 로버츠니 메릴 스트립이니 하는 주연배우들은 물론 베네딕트 컴버배치, 이완 맥그리거까지.. 참,
재미있는 건 세 딸 역할을 하는 세 명의 여배우의 이름이 줄리아(Julia), 줄리안(Julianne), 줄리엣(Juliette)이라는 것.
아마도 애칭은 다들 줄리라고 부르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상 같은 이름이다. 외국 쪽도 이름을 짓는 데는 좀처럼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시끄러운, 요란한, 하지만 그닥 내용은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