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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병동
하하키기 호세이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소설은
다양한 사정으로 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여러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을 드라마처럼 그려내고 있다. 우울증,
정신박약, 환청, 자폐증 등 다양한 증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저마다 결코 가볍지 않은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묘한 규칙성을 가지고 있는
병원생활에 잘 적응하며 서로를 배려할 줄도 아는
사람들이다.
이
병원은 환자의 증상에 따라 폐쇄병동에서부터 준개방, 개방병동까지 다양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었고, 개방병동에서 생활하고 있는 환자들은 본인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외출도 가능해서 마음에 맞는 환자들끼리 봄이면 꽃놀이도 다녀올 수 있는
식이었다.
병원에서
여는 발표회에 올릴 연극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모두가 약간은 들떠 있을 즈음, 병원 안에는 잇따라 사건들이 (좋은 사건과 나쁜 사건이 함께)
일어난다.
2. 감상평
。。。。。。。
제목만
보면 전형적인 일본식 공포물이나 추리소설이 아닐까 싶었지만, 웬걸 내용은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 실제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작가는 정신과 병동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뭉뚱그려 ‘정신병자’로 치부하며 보통 사람들은 자신들과는 다른 세계에 사는 ‘이상한
놈들’로 치부하고 넘어가기 쉬운 주인공들이지만,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나름의 질서와 원칙에 따라 ‘더불어’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소설의
제목인 ‘폐쇄병동’은 언뜻 소설 속 배경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자유롭게 병원 밖을 오고갈 수도 있고, 사실 소설
속 ‘현재’ 동안은 그저 ‘괴벽’이라고 부를 만한 행동 정도만 가끔씩 보일 뿐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것처럼 보이지 않으니까. 병원에서 일한
지 오래된 간호사들은 그런 그들을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었고, 오히려 그들을 ‘폐쇄병동’에 가두려는 사람은 오히려 병원 밖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오늘 우리들에게서도 그대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은..
소설
속 중심인물인 주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런 외부인들의 시선이라는 철창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훈련을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해 오고
있었고, 마침내 스스로 병원 밖으로 나가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가장 힘든 것은 ‘두려움의 극복’이었지만, 마침내 그들은 해 낸다. (이런
차원에서 일종의 성장소설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책
전반에 걸쳐 보이는 저자의 따뜻한 시각이 마음에 든다. 문득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 봐도 괜찮을 것 같단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