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창조주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그곳을 다스릴 인간을 창조한다. 그러나 인간은 그를 거역하고 세상에 살육을 불러왔고, 세상은 피로 가득한 황폐한 곳이
된다. 창조주를 경외할 줄 아는 셋의 후손인 노아는 신의 선택을 받고 다가올 거대한 홍수로부터 생명을 살릴 방주를 만들기 시작하고, 가인의
후손인 두발가인의 군대는 그런 방주를 빼앗으려
한다.
마침내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노아는 가까스로 가족들과 함께 방주에 오른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들 역시 세상을 망가뜨린 인간임을 깨달은 노아는, 결국
인간이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새롭게 태어날 아기를 죽이려고 달려드는 편집증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성경 창세기에 등장하는 노아 이야기와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른
스토리.

2. 감상평 。。。。。。。
영화가
‘성경적’인지 아닌지를 다투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게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독교 교리를 전달하거나 성경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구현하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면, 그 스스로 자신이 진리를 말하고 있다고 주장 - 이를테면 댄 브라운의 어이없는 팩션 소설들처럼 -하는 게 아닌 이상 영화 자체가
말하려고 했던 게 무엇이었나를 생각해 보는 게 좀 더 생산적일 것
같다.
물론
영화 자체는 성경에서 가져온 모티브이지만, 감독은 이 이야기를 완전히 새롭게 읽어내려고 한다. ‘(마치 최근 10년 동안 자주 제작되고 있는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그 신화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확연하게 구분되는데 두
이야기의 중심엔 물론 주인공 노아가 있다. 전반부는 방주를 제작함으로써 생명을 보존하는 구원자로서의 노아가 있고, 후반부엔 자신을 포함한 인류의
죄악을 그치기 위해 자기 자손마저 세상에 남겨두지 않으려는 심판자로서의 노아가
등장한다.
그러나
심판자로서의 노아는 결정적인 순간에 살인 대신 사랑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의 선택으로 인해 인류는 보존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이 이
영화의 재미있는 지점이다. 처음부터 창조주가 세상에 홍수를 내리려고 했던 것은 타락한 인간이 흘린 피 때문이었다. 만약 노아가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태어난 손녀들을 죽였더라면 그 역시 홍수로 죽어간 인류와 다를 바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그의 후손도 세상에서 사라짐으로써 타락한
인류를 심판하려는 창조주의 계획은 완전히
성취된다.
하지만
노아는 좀 다른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결과로 다시 시작되는 인류는 살육이 아닌 사랑으로 시작되는 신인류다. 어떻게 보면 이 역시 타락한
인류를 물로 정화하고 세상을 새롭게 만들려는 신의 계획의 성취이기도 하다. 노아는 구원자와 심판자 사이에서 갈등을 겪지만, 결국 어느 쪽을
선택했더라도 그분의 계획은 성취되었을 것이라는
말.

영화는
살육이 아닌 사랑이라는 방식으로만 인류는 다시 삶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낸다. 그리고 정말로 우리에겐 이전과 같은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승자독식, 약육강식, 부익부빈익빈이라는 악한 원리에서 벗어나 좀 더 정의로운 원리가 회복되어야 한다. 사실 지금의
모습이라면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이 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