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편에 투표하는 것도

 

정의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정의가 승리하기를 바란다는 당신의 의사를

 

사람들에게 가볍게 표시하는 것일 뿐이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정의를 운수에 맡기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정의가 다수의 힘을 통해 실현되기를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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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백을 하면 : HD 리마스터
조성규 감독, 예지원 외 출연 / 디에스미디어 / 2013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1. 줄거리    

 

     주말만 되면 지루한 강릉을 떠나 서울행 버스를 타고 영화나 연극을 보고 돌아가는 유정(예지원). 그리고 그녀와는 정 반대로 주말만 되면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강릉으로 향하는 영화 제작자 인성(김태우).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주말마다 서로의 집을 바꿔 머물기로 약속을 한다.

 

     단지 그것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서로에게 공통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된 두 사람. 하지만 좀처럼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간다. 마침내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인성은 유정을 찾아가 데이트를 신청한다.

 

 

 

 

2. 감상평    

 

     음..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화? 특별히 어려운 내용도 없고, 오히려 평범한, 주변에서 한 번은 봤을 것 같은 (혹은 경험해봤거나) 그런 이야기가 큰 무리 없이 소소한 에피소드들로 완성된다. 그래도 이 영화가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건 주연을 맡은 두 배우 김태우와 예지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종류의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이니까.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다가가기에 소극적인 느낌을 주는 건 무슨 큰 일 때문은 아니다. 그저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고, 주변 사람들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거고, 하지만 자기 자신은 특별히 문제라고 느끼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랄까. 하지만 작은 연결고리로도 새로운 관계는 만들어질 수 있었고, 좋은 만남은 조금의 적극성만 더해져도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

 

 

 

 

     화끈하고 자극적인 요리가 아니라, 조금은 덜 짜고, 덜 맵고, 덜 단 그런 밥을 먹는 듯한 느낌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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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아이돌 외모 담당 출신의 발연기 전문 배우 나비(차예련)는 칸 영화제까지 다녀온 영화감독 홍진우(조현재)의 연극에 출연하기로 결정한다. 문제는 그의 작품이 지나치게 야했다는 것. 나비는 자신의 친구 세라(이엘)를 대역으로 출연시키기로 하지만, 조금씩 작품에 제대로 빠져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마침내 연기에 눈을 뜨게 된 것!

 

     어느 날 함께 연극에 출연하던 장우가 세라를 나비인 줄 알고(아무리 가면을 쓰고 출연한다고 해도 대충 봐도 얼굴 윤곽이 다른데 이게 말이 됨?) 적극적으로 들이대면서 사고가 일어난다. 두 사람 사이의 동영상이 일명 ‘나비 동영상’으로 퍼지면서 나비는 곤경에 처하게 되는 것. 하지만 감독 진우의 기지로 문제는 코믹스러운 방식으로 해결된다.

 

 

 

2. 감상평   

 

    비슷한 시기에 여배우의 스캔들과 관련된 두 편의 영화가 개봉을 했다. 하나는 김강우, 정진영 주연의 ‘찌라시’였고, 다른 하나는 이 영화 ‘여배우가 너무해’였다. 하지만 닮은 소재를 담고 있다는 것을 빼면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찌라시가 복수를 중심으로 한다면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어서, 문제 자체가 그리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고, 마찬가지로 해결도 그리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 초점은 여기에 맞춰진 게 아니니 극의 논리성에 딴지를 거는 건 애초부터 무의미..

 

 

     차예련이라는 배우는 예쁘다. 플랜맨을 보면서 이 배우는 왜 늘 영화에선 조연급으로 나올까 라는 문구를 썼다가 지웠는데, 생각해 보니까 언젠가 한 번 여배우들이 잔뜩 나왔던 영화에서 윤은혜 등과 함께 나름 주연급으로 출연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그 영화는 그닥 완성도가 뛰어나지 않아서 묻혀버렸다.)

 

 

     연기력이 아주 아닌 건 아니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걸 언뜻 지나가다 보면 나쁜 수준은 아니었으니. 그렇다면 역시 아직까지 좋은 작품을 만나지 못한 걸까.. 이 영화에선 시종일관 밝은, 백치미를 뽐내는 여주인공 역할이었는데, (캐릭터가 썩 마음에 들진 않아도) 연기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여전히 ‘차예련 만의 영화’는 아직 못 만난 게 아닌가 싶다. 영화 데뷔도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좀 아쉬운 배우다.

 

     가볍게 볼만한 영화. 일부러 찾아 볼 만한 수준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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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4-03-10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예련이 플랜맨에서 조연으로 나온 것은 이해가 안되더군요.

노란가방 2014-03-10 21:58   좋아요 0 | URL
네!! 적극 동감. 그 영화 보면서 차예련은 왜 주연이 안 되나 싶었는데 찾아 보니 한 적은 있더라구요. 썩 인상적인 역할은 아니었지만요.
 

 

 

남녀 사이란 어느 쪽이 됐든 한쪽이

 

억지로라도 끈을 꽉 묶어놓고 있지 않으면

 

자연히 풀려버리는 허망한 면이 있다.

 

 

- 다나베 세이코, 『서른 넘어 함박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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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쉬 탱크
안드리아 아놀드 감독, 마이클 패스벤더 외 출연 / 이오스엔터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딱 봐도 껌 좀 씹는 언니 같은 모습의 미아(케이티 자비스)는 고작 열다섯 살의 소녀다. 홀어머니 아래서 어린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데, 엄마라는 분은 늘 술과 담배를 끼고 살면서 애들보단 자기 놀고 즐기는 게 더 중요하신 양반이다. 하나 있는 동생도 보고 배운 게 그것뿐이라 입만 열면 욕인 데다 친구와 함께 하루 종일 텔레비전 보며 몰매 술 담배 하는 게 일상. 미아 역시 학교는 일찌감치 때려 친 지 오래고, 유일한 낙은 춤을 추는 것이었지만, 그나마 마땅히 친구라도 부를 만한 사람도 없으니..

 

     어느 날 엄마가 ‘코너’라는 이름의 수상한 남자를 집으로 데려오고, 미아는 잘 생긴데다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젠틀함까지 보여주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간 어느 밤이 지난 후 코너는 갑자기 떠나버리고, 그를 찾아 나선 미아는 그가 애까지 딸린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2. 감상평   

 

     시종일관 답답했던 영화. 하루 앞의 작은 희망조차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미아가 할 수 있는 건 딱히 없었다. 겉으로는 세 보이지만 속은 여린 미아는 천상 어린애였고, 알 수 없는 반항심과 때때로 일어나는 열정은 그녀의 삶을 점점 복잡하게만 만들었다. 술에 쪄들어 있는 엄마는 그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고, 엄마의 남자친구는 처음부터 미아의 보호자가 될 자격이 없었다.

 

     영화 말미에 미아는 얼마 전부터 새로 알게 된 친구와 함께 장거리 여행을 떠난다. 그건 오랫동안 그녀에게 악영향만을 주었던 집(혹은 엄마)으로부터 독립을 하기로 결정했음을 보여준다. 떠나는 날 아침, 엄마, 동생과 함께 음악에 맞춰 그녀가 좋아하던 춤을 함께 추는 모습은 이를 축하하는 일종의 세레모니와도 같았다. 지속적인 악영향을 주던 근원으로부터 단절이야말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첫 걸음이니까.

 

 

 

 

     영화가 썩 즐겁지는 않았다. 영국의 중하층 사람들의 막막한 삶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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