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집에 산다는 것
감독 : 크리스토퍼 스미스, 므렛 뮐러
1. 줄거리 。。。。。。。
집이란 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자신만의 집을 짓고 싶다고 결심한 주인공은, 지나치게 작은 집을 짓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에 연결해 끌고 다닐 수 있는 트레일러 위에 집을 짓기로 한다. 처음에는 여름이 다 지나기 전 몇 개월 동안 완성하려던 계획은 크게 틀어졌고, 겨울을 지나고 새로운 봄을 맞이할 때까지 이어진다.
영화는 주인공 커플의 집짓기 과정을 보여주면서, 물량주의의 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집’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고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 감상평 。。。。。。。
땅 덩어리가 넓다보니(한 개 대륙을 빼앗았으니..) 미국의 땅값은 상대적으로 싼 편이다. 물론 대도시나 그 가까운 곳들은 좀 다르겠지만, 조금 벗어난 외곽 지역의 사정은 확실히 다르다. 덕분에 미국의 건축물들은 넓은 부지를 넉넉하게 이용해서 크게 짓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땅값 비싼 우리나라는 위로 치솟는 쇼핑몰도, 미국에서는 낮고 넓게 짓는 게 일반적(사실 이편이 싸게 먹히기도 한다. 지하로 깊게 들어가거나 고층건물을 올리는 것에 비하면 몇 분의 일 정도로).
하지만 그렇게 ‘좀 더 크게’, ‘좀 더 넓게’만을 보고 달려온 생활은 수많은 문제들을 낳고 만다. 자연은 그렇게 빠른 변화를 수용할 수 없었고 결국 환경을 파괴하는, 오직 ‘인간들만을 위한 발전’을 추구하게 되었던 것. 어디 그뿐인가, 더 많이 갖는 것이 성공의 증거처럼 여겨지는 오늘날에는 사람들은 더 이상 쉴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줄 많은 도구들이 존재함에도, 사람들은 더 많은 일을 해야만 한다.
작은 집짓기 운동은 이렇게 ‘큰 규모’라는 신기루를 쫓아 무리를 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조금 덜 소유하고 조금 덜 힘을 주고 사는 방식을 제안한다. 그것은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고.

물론 단지 작은 집을 짓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여전히 우리는 전기 없이는 평범한 삶을 사는 것조차 어려워진 세상 속에 있고, 친환경으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태양전지패널을 만드는 데도 환경파괴가 동반되기도 한다니까. 그리고 작은 집을 짓고 산다는 것 자체가 그리 ‘저렴’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지 특정한 한 가지 ‘행동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세계관’이 교정될 때 가능한 게 아닐까 싶다.
한 시간이 안 되는 짧은 영화인데, 내용의 흐름 상 조금 더 자르고, 밀도 있게 만들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