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1907년. 일본의 전쟁광들이 우리나라를 한창 침탈하고 있을 무렵, 일본의 한 산골마을에서 살고 있던 오싱네 가족 역시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범국이라고 해도 전쟁의 열매로 흥청망청 댈 수 있는 건 소수일 뿐이니까. 결국 오싱의 아버지는 이제 일곱 살 난 딸을 이웃마을의 식모로 보내기로 한다. 이제 고생문이 열렸다.
식모살이가 어찌 쉬울까. 하지만 온갖 고생과 수모를 견디면서 오싱은 어느덧 한 뼘만큼 자라고 있었다.

2. 감상평 。。。。。。。
여주인공 역을 맡은 하마다 코코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물론 아직 어린 배우이니 깊은 내면연기까지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당돌하게 보일 정도로 또박또박 말하는 대사처리나 추운 겨울 눈밭에 뒹구는 것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까지, 말 그대로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다. 어린 아이스럽지 않는 모습이 약간 걱정되는 면도 없지 않아 보이지만, 염려는 일단 좀 더 미뤄도 좋을 것 같고.
전체적인 작품의 느낌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 자체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근대소설들을 보는 듯했다. 전쟁을 배경으로 가난한 가정, 어린 나이의 식모살이, 그 과정에서의 수모와 곤경들.. 감독은 다뜻한 시선으로 어린 오싱 앞에 펼쳐진 도전들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응원하고 있다.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새하얀 눈의 세계다. 영화의 초중반을 지배하고 있는 이 백색은 오싱의 가족이 처한 가난이라는 어려움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드는 동시에, 새하얀 백지 위에 자신만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꿔가고 있는 오싱의 첫 도전의 배경이 되는 도화지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20세기 초반 일본의 전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감독은 전쟁에 대한 찬양보다는 반전(反戰)이라는 메시지를 담는다. 특히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전쟁에 끌려간 동생을 그리워하는 요사노 아키코의 시 ‘그대여 죽지마오’가 인상적이다. 다른 책을 통해서 접했던 시를 이렇게 또 다른 스토리의 영상 위에서 다시 듣게 되니 좀 다른 느낌이다. 볼만 했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