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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공포관 ㅣ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이야기의 주인공은 가타야마라는 이름의 형사와 그의 파트너인 이즈미, 그리고 가타야마의 여동생이자 이즈미의 애인인 듯한 하루미, 여기에 가타야마네 집에서 기르고 있는 삼색(검은색, 갈색, 흰색) 고양이 홈즈다.
어느 날 한 아파트의 가스폭발 현장에서 목이 졸려 살해된 여학생을 발견한 가타야마와 하루미. 사건의 단서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어느 날 가타야마에게 칼에 찔린 한 여학생이 찾아온다.(근데 이 사건은 앞서의 중심 사건과 직접 연관이 없는 거라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
어찌어찌 해서 가타야마와 하루미, 그리고 홈즈는 사건이 여학생의 학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학교의 ‘괴기 동아리’에 속한 남학생들도 연루되어 있는 것 같다는 추측에 도달한다.(하지만 아직까지 변변한 증거는 없다) 학교를 집중적으로 파기 시작하는 가타야마.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숙모가 맞선 상대로 소개한 것이 공교롭게도 그 학교 여학생이라든지 하는 예상 못한 전개 속에서 좀처럼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하지만,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홈즈’가 결정적인 상황마다 ‘야옹’ 하는 울음소리와 눈빛으로 단서를 찾아내면서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고양이의 이름이 전설적인 추리소설의 주인공인 홈즈다. 그에 걸맞게 이 작품에서 사건 해결을 위한 결정적인 단서들은 모두 이 고양이가 발견하고 알려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고양이에게 무슨 초능력이 있다던가, 인격이 부여되는 설정이라든가 하는 건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저 평범한 고양이의 행동처럼 보이는 일에 가타야마의 여동생인 하루미의 ‘통역’이 더해지면서 실제보다 뭔가 대단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과장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걸 통해서 사건의 단서들이 또 발견되고 있으니, 확실히 작가의 능력이 가장 공들여 발휘되는 포인트다.
살인사건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워낙에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가 어리숙해 보여서 그런지 생각만큼 무거운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가타야마와 여동생, 홈즈의 일화가 등장하는 부분이면 분위기는 확실히 개그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코미디가 약간 가미된 텔레비전 수사물을 보는 느낌이랄까. 실제로도 이들은 사건을 해결해 간다기보다는, 그저 사건이 해결되어 가는 모습을 따라간다는 느낌이 좀 더 강하다. 이렇게 수사해도 경찰노릇을 할 수 있을까도 싶지만, 확실히 ‘홈즈의 수사’를 부각시키는 덴 이만한 설정도 없다.
일본 소설들을 읽을 때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이름이다. 일단 길기도 길뿐더러, 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 여기에 이 작품의 경우는 등장인물도 적지 않아서 더욱 힘들었다. 책의 중간을 읽을 때까지도 형사 이름과 괴기 동아리의 회장 이름이 헛갈릴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다른 일본 작품들처럼 지나치게 과장된 세계관이나, 뜬금없이 형이상학적 주제를 논하는 식으로 흘러가지 않고, 현실세계 안에서 문제를 만들어나가고 풀어나가는 점은 마음에 든다. 그리고 전개 자체가 빨라서 몰입해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묘한 분위기가 있는, 썩 괜찮은 연작물. 나머지 책들도 기회가 된다면 볼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