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소녀시대 윤아가 결혼을 하고, 미쓰에이 수지마저 결혼 발표 기자회견을 한다는 가까운 미래의 어느 날, 웜홀을 이용한 시간여행이라는 아이디어는 러시아의 거대 자본의 지원을 받아 바다 속 기지에서 3년 째 연구되고 있었다. 그러나 수익이 나지 않는 연구를 무작정 지원할 수는 없었고, 결국 연구소로부터 철수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연구를 포기할 수 없었던 우석(정재영)과 팀원들은 이론적으로 24시간이 지난 미래로 가서 15분 동안 머물 수 있는 현재의 기술을 먼저 실제로 실험해보기로 한다. 우석과 영은(김옥빈)이 캡슐에 탑승했고 곧 그들은 미래로 날아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본 것은 처참하게 파괴된 연구소.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미래에서 가져온 CCTV에 담긴 영상을 보고 모두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사고를 미리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2. 감상평 。。。。。。。
시작부터 빠르게 등장인물들을 소개한 후 곧바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바다속 기지, 그러니까 일종의 거대한 밀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란 말, 그리고 겨우 여섯 명(본사에서 파견된 조 실장을 포함하면 일곱 명)의 등장인물들이 그 안에서 만들어 내는 에피소드. 정해진 시간(다음 날 오전 11시)에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느낌이라, 확실히 점점 조여 오는 맛이 느껴진다.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
영화의 소개나 타이틀의 중심은 시간여행이다. 하지만 웜홀이니 입자가속기니 하는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복잡한 물리학적 개념은 당연히 금방 지나가 버리고, 심지어 시간 여행도 최초의 한 번으로 끝이다. 나머지는 그 첨단기술의 분위기를 물씬 자아내는 세트 안에서 어떻게 예정된 사고를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일종의 스릴러물이라고 하는 게 좀 더 정확할 것 같다.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물론 이건 단지 바다 속 연구소 안의 그들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잘만 하면 얼마든지 미래에 예견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리는 우석의 모습은, 과학기술로 유토피아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계몽주의 시기 근대인들의 오만함이나 환경 파괴가 뻔히 예상되는데도 자신들이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며 시멘트를 처바르기 바쁜 개발지상주의자들의 그것이 떠오른다. 영화의 전개는 그런 교만함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다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뭘 해도 미래는 바뀌지 않는다는 숙명론으로까지 나아가는 듯하지만 뭐 딱히 진지하게 이 문제를 다루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영화의 가장 아쉬운 점은, 누구도 미래를 진지하게 바꿔보려고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부분이다. 모두들 정해진 미래의 모습이 담긴 CCTV를 보며 패닉에 빠지거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물론 이건 영화 자체를, 현재와 미래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보다 그냥 이리저리 불길 속을 뛰어다니는 식으로 만들려고 했던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의 생각 때문이었겠지만.. 좀 아쉬운 것도 사실. 한국 영화에서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진지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에 더.
배우들의 연기력은 괜찮은 편이다. 고집불통의 정우석 박사 역의 정재영은 딱 짜증을 불러일으킬만한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하고 있고, 최다니엘은 조금은 불안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지완이라는 인물을 무난하게 연기한다. 무엇보다 김옥빈이 참 예쁘게 나왔는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예술 한다는 감독보다는 이 정도의 영화에 자주 출연하면서 차분하게 이미지나 커리어를 쌓아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늘어지지 않아서 좋았다. 15세 관람가라기엔 조금 잔인한 장면들이 눈에 띄지만,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참, 다른 사람들도 봤을지 모르겠지만, 영화 종반부에 박철민이 했던 대사 - “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 는 동명의 책 제목이기도 하다. 꽤 위트가 넘치는 단편소설집이니 한 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