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2010년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 우리나라 해군 소속의 초계정 천안함이 침몰해 수십 명의 병사들이 죽었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이 일에 온 나라가 놀랐고, 국방부는 한 달 여 만에 북한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에 의해 침몰한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백서를 발간한다. 하지만 ‘과학적’이라는 보고서의 주장과는 다르게, 초기부터 정부 측의 발표에는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되었고, 심지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해명조차 여러 차례 바꿔왔다.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해양과 선박 전문가 두 명(신상철, 이종인)의 설명을 바탕으로, 정부가 애써 감추려고 했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특별한 상황이라는 이유로, 진실을 감추고 나아가 이 거짓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조차 억압하는 현실을 비추면서, 감독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소통의 문제로까지 나아가려 한다.

2. 감상평 。。。。。。。
처음부터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느닷없이 북한에 의한 폭침설이 나오더니 그대로 확정되었다. 모든 증거는 꿰어 맞춰지고 있었고, 뉴스에 증거라고 발표하는 것들은 하나같이 어이가 없었다. 그래놓고선 후다닥 모든 일을 정리했고, 장엄한 영결식으로 순직한 군인들을 영웅으로 만들더니 이 결론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을 빨갱이로, 종북주의자(?)로 몰기 시작했다. 뭐가 그리 급해서 이렇게 서둘러 덮어버린 걸까.
이 영화는 사건을 재구성하며, 정부에서 감추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 실체에 대해 합리적인 추론을 하고 있다. 영화 속 추측이 사실과 완전히 부합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적어도 파란 매직으로 1번이라고 써 있는, 잔뜩 녹슨 어뢰 잔해물을 가지고 북한이 침몰시켰다는 증거라고 주장하는 군 관계자보다 신뢰감이 느껴지니..
영화는 그동안 고소, 고발을 통한 언론통제와 협박으로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들도 담담하게 보고한다. 이미 선수가 바다 위로 떠올라 주민들도 다 볼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군에서는 바로 그 지점을 수색하지 않고, 하루가 지난 후에야 전혀 다른 곳부터 수색작업을 벌였다는 것과, 어뢰로 인해 폭침되었을 경우 당연히 보여야 할 적외선 관측기 상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군은 처음에 이 영상이 없다고 잡아 때다가 나중에야 드러낸다), 그리고 보고서에는 배 아래에 아무런 좌초의 흔적이 없다고 명시했지만 실제로는 그 흔적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는 어이가 없을 정도의 사실까지...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협박전화까지 하며 극장에서 내리도록 만들었다는 자칭 ‘보수단체’는 대체 뭘 보고 흥분한 걸까. 영화를 제대로 보기는 했을까. 아니면 그냥 무조건 자기편이라고 생각되는 쪽이 무슨 헛소리를 해도 쪽쪽 빨아주려는 변태들인 걸까. 영화 어디가 순직자들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영화는 진실을 감추고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군과 정부의 권력자들에게 의혹의 화살을 날리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군과 정부는 합리적인 질문에 합리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어용단체들을 동원해 덮으려고만 하고 있으니.. 그나마 머리도 나쁜지 헛발질에, 자기 발에 스스로 올무를 채우는 짓(개인으로 고소하면서 공무를 진행하고 있다는 증언은 뭐냐)을 하는 걸 보면 어이가 없기까지 하다.
대단히 잘 만들어진 영화. 집 근처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