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그분을 종착지가 아닌 길로 본다면,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보고 다가간다면,

그분께 전혀 다가가지 않은 것이다.

 

- C. S. 루이스, 『헤아려 본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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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안식일 그리고 주일 - 마태복음을 중심으로
양용의 지음 / 이레서원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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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 요약      

 

    저자는 구약성경과 신구약 중간기 문서들 등을 통해 안식일의 개념이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살핀 후, 마태복음에 실린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예수님께서 안식일을 어떻게 생각하셨는지를 추적한다.

 

     처음 규정상으로는 단지 쉬는 날이었던 안식일이 시간이 지나면서 예배와 관련된 특별한 날로 그 성격이 변해가고, 또한 그 날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규정들이 더해지면서 일종의 율법적 짐이 되어버렸음을 밝힌다. 그리고 예수님은 ‘안식일의 주인’으로서 그 날에 관한 새로운 이해를 보여주셨고, 제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예수님의 이해에 근거해 더 이상 안식일의 다양한 규정들을 준수하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좀 더 흘러 중세에 이르면서 ‘주일’에 안식일의 개념이 더해지는, 일종의 변형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종교개혁자들에 의해 잠시 교정되기도 했던 이런 경향은 다시 청교도시대를 거치면서 주일에 관한 안식일적 엄숙주의로 변해버렸다.

 

     한국 교회의 주류인 보수적인 장로교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이런 경향을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책의 말미에 저자는 예수님의 안식일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주일에 대한 바른 이해와 적용에 관한 제안을 담고 있다.

 

 

2. 감상평   

 

     오랫동안 유대인들은 한주일의 일곱 번째 날인 안식일을 준수해왔다. 오늘날에도 안식교와 그 뿌리에서 뻗어 나온 다양한 이단들은 안식일 준수를 신자들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규범으로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날 대다수의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안식일을 기념하며 지키지 않고, 일요일을 예배일로 삼고 있다. 과연 어디서부터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일까? 나아가 어떤 이해가 성경적인 바른 이해일까?

 

     저자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이기도 한 이 책에서, 앞선 주제에 관한 성경적, 그리고 문헌적 연구를 시도한다. 이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저자는 예수님의 안식일 이해는 이전의 어떤 설명과도 다른 새로운 것 - 예수님이 곧 안식일의 주인으로서, 그분은 사람들이 만든 규례에 구속되지 않으시며, 나아가 안식일의 제정 목적은 그분 안에서 성취되었다 -이었음을 밝혀낸다. 안식일 규정에 관한 비문법적, 비문학적, 비역사적 해석을 바탕으로 특정한 교리적 설명에 구원이 달려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잘못된 가르침에 대한 좋은 대답이다.

 

     학위 논문이다 보니 전문적인 용어도 자주 등장하고 해서 비전공자들이 읽기에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맥을 제대로 집으며 본다면 꽤 도움이 될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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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럴 팩터 (1disc)
임초현 감독, 사정봉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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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줄거리    

 

     국제경찰로 요인을 경호하던 중 머리에 총탄을 맞고 쓰러진 존/만비(주걸륜). 동료이자 연인이었던 아이스마저 그 작전 중 죽고 그 자신은 머리에 박힌 총탄을 빼낼 수 없어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가 된 그는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 그런데 그곳에서 어머니는 자신의 이기심으로 존만을 데리고 집을 나와 버린 과거에 대해 고백을 하고, 죽기 전에 존의 형과 아버지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는 부탁을 한다.

 

     어머니의 부탁으로 아버지와 형을 찾아 나선 존. 그러나 그의 형은 유명한 범죄자로 최근 탈옥까지 했던 만양(사정봉)이었다. 변종 천연두 바이러스를 제조/유포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려는 세력 아래서 일하던 만양을 막으려는 존. 그러나 일은 좀 더 복잡하게 얽히더니 둘은 하나밖에 없는 딸/조카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치게 된다. 홍콩을 누비며 벌어지는 액션들이 펼쳐진다.

 

 

 

 

2. 감상평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요인 경호 도중 벌어지는 총격적은 꽤나 스피디하게 전개되면서 멋진 액션까지 보여준다. 연인을 잃은 채 부상을 입고 돌아온 주인공이 어머니의 고백을 듣고 어린 시절 헤어진 형과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는 전개도 나쁘지는 않다. 적절하게 감성적인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괜찮았을 뻔했다.

 

     그런데 감독은 액션을 포기할 수 없었는지 영화의 장르를 좀 더 터프하게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설득력 있는 개연성이 보여야 한다는 건데, 이건 뭐 영화 상영시간을 늘리기 위한 건지, 두 명의 남자 주인공의 액션 신을 좀 더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인지 좀처럼 이야기가 끝나지 않고 늘어진다. 물론 그 가운데 딱히 새롭게 전개되는 내용은 없는 상태.. 도심에서 벌어지는 추격적/총격전이 볼거리는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야기는 어느 정도 뒷받침 되어야 하는 건데 말이다.

 

 

 

 

     덕분에 초반에는 뭔가 비중이 있나 싶었던 주인공 존(만비)의 여자 친구인 아이스는 그대로 완전 존재감이 사라져버린 조연으로 전락해버렸고(그래 물론 신인급이라는 거 이해는 한다), 영화는 갑자기 조카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된 삼촌, 그리고 굳이 머리 쓰다가 겨우 두 명에게 당해서 와해되는 멍청한 어둠의 조직 이야기밖에 남지 않는다.

 

     요컨대 영화의 중심이 뭐냐는 것. 로맨스? 액션? 스릴러? 휴먼 드라마? 뭐 몇 가지 장르를 동시에 품을 수도 있는 건데, 이 영화의 경우는 감독이 욕심을 좀 많이 냈다 싶은 느낌. 그래도 액션신은 볼만했다.

 

 

 

     아.. 그리고 추가적인 느낌 하나 더. 역시 아무 데서나 총질하지 않는 우리나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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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긍정적 강화를 활용해야 하며,

억제하려는 행동이 아니라

강화하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 폴 마르시아노, 『존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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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20세기 초반 열강에 의해 침략을 받고 있던 중국. 혼란한 상황 속에서 각지에는 군벌이라고 불리는, 사병으로 무장한 자칭 장군들이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꽤나 세력을 가지고 있었던 ‘뢰사령’은 일본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해 더 넓은 영토를 확보하려 하고 있었고, 부하 중 한 명은 일본과 손을 잡고 이미 무너져 버린 청나라를 회복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마술사 장현(양조위)은 비밀리에 뢰사령을 제거하려는 일당과 손을 잡고 자신의 기술을 이용하지만, 그 과정에서 뢰사령의 진심을 알게 된 장현은 마음을 바꿔 그와 손을 잡고 왕정을 복고하려는 세력과 맞서기로 한다.

 

 

 

 

  

2. 감상평    

 

     마술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감독의 연출방식 자체가 약간은 과장되고 극적인 효과를 자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영화 전체가 한 편의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20세기 초반 중국이라는, 동서양과 과거와 현대가 혼재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다양한 볼거리들이 등장하고, 군벌이라는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비꼼으로써 시종일관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된다.

 

     주 스토리 라인은 자질이 부족한 군벌들과 그 패거리들이 벌이는 악행을 막기 위해 마술쇼를 이용하는 비밀조직이 등장하고, 여기에 보조 스토리로 주인공인 마술서 장현의 약혼자가 군벌 중 하나인 뢰사령의 일곱 번째 부인이 된다는 일종의 연적(戀敵)관계까지 더해지면서 나름 영화를 재미있게 할 만한 소재들은 갖추고 있다. 하지만 뭐가 문제였는지 영화는 좀처럼 진지한 방향으로 나가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잘 몰입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선악의 진영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듯하고, 주인공이 일을 계획하고 싸우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다. 모든 게 잘 끝났으니 해피엔딩 아니냐는 식은 좀 아닌 것 같다.

 

 

 

 

     심각한 시대물을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물론 시대적 상황이 암울하더라도 그 시대를 직접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는 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게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이건 마치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의 고위 관리를 제거하기 위해 나선 주인공시 폭죽 몇 번 터뜨리고 못해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수준 낮은 B급 영화는 아니다. 나름 위트도 있고(다만 그게 쉽게 공감이 안 된다는 게 문제), 배우들의 연기력도 나쁘진 않다. 몇 차례의 마술쇼 공연을 중심으로 영화 전체를 쇼로 꾸민 듯한 분위기도 독특한 맛이 있다. 그런데 스토리가 조금만 더 탄탄했더라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양조위를 보고 들었던 기대가 배신당한 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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