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다는 것 - 교실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든 교사들에게
윌리엄 에어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갈수록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교육이라는 것 자체의 가치와 목적이 불분명해지고 있는 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이 책이 쓰인 미국 역시 마찬가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갈수록 공교육예산은 줄어들고 있고, 교사들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악전고투를 해야 한다. 계획적인 고려 없이 즉흥적으로 입안된 법률들과 강력한 로비로 인해 만들어진 제도들로 인해 교육에도 경쟁이라는 가치가 최우선적인 것이 되어버렸고, 그 결과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그나마 나은 전통이 가져다 준 민주적인 사회라는 열매를 잊어버리고, 다시 한 번 돈에 의해, 권력에 의해 서열화 되는 봉건제적 사회로 돌아가고 있다.

     이 책은 자라나는 세대들, 이 사회의 미래를 그리고 만들어 갈 어린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고민들을 담고 있다. 저자는 교사가 만능인이 될 수는 없다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면서도, 그 안에서 교실을 바꾸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한다.


2. 감상평    

    어느 분야에서나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교사라는 직분은 특히나 더 그런 느낌을 준다. 단순히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이유 말고도,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고 성장시키는 일, 그 결과를 비교적 단 시간 내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막상 실제 현장으로 들어가면, 관료화된 조직이나 수많은 잡무들, 그리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인식은 금새 교사들을 좌절시키고 만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들은, 실제로 학생들과 교실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교사들이 품어야 할 마음가짐에서부터, 저자 자신의 실제 경험들을 예로 들며 다양한 협동, 탐구 학습 방식들까지 다양하다. 물론 ‘경험’이란 것이 만능은 아니지만, 일단 실제로 해봤던 내용들이기에 단순히 추상적이거나 이상적인 내용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만한 것들은 아니다.

     물론 꽉 짜인 교육과정에, 아이들의 머릿속에 넣어야 할 지식의 목록이 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교실 밖에서, 혹은 교실 전체를 이용하는 교육방식을 실제로 적용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다시 한 번 처음의 각오를 되살리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변의 교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판검사들은 법과 원칙을 포기해도 이들은 걱정이 없다.

변호사들의 숫자가 너무 적기 때문에

이들이 변호사가 됐을 때

국민들이 법률가의 양심 따위를 따지며

법률서비스 제공자를 선택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 박경신, 『진실유포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줄거리    

 

     잘 나가는 성형외과 의사 최인범. 그의 젊은 아내인 순정에게는 매일 아침 출근 시간이 지옥 같다. 늘 같은 머리에 같은 스타일의 드레스, 그리고 조금만 기분이 상하면 크게 분노하는 인범과 같이 살고 있는 이유는 오직 돈 뿐이다. 순정이 자신 몰래 바람을 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인범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당장에 잔인한 복수를 시작하고, 영화는 사이코패스 정신과 의사가 하나씩 사람들을 죽여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그려낸다.

 

 

2. 감상평    

 

     주연을 맡은 김창완씨도 이제 많이 늙었다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극한 분노를 차갑게 표현해 내야 하는 역할이었음에도, 그의 분노연기는 왠지 모를 어색함이 묻어나온다. 배역에 잘 맡지 않는 역할이었다기보다는, 극 자체가 워낙에 허술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진행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번만은 확실히 버거운 느낌.

 

 

 

     영화가 하도 허술하고 어이가 없어서 감독이 누구인지를 찾아봤더니 ‘실종’, ‘세이예스’ 같은 영화를 제작했던 사람이란다. 둘 다 사람을 가둬놓거나 이유 없이 쫓으면서 고문하고 괴롭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영화들로 썩 좋은 기분으로 보지 않았던 작품들인데, 그 중에서도 이번 영화는 최악이라고나 할까.

 

 

     주인공인 인범은 이유 없이 신경질적인데다가 폭력적이고, 심지어 잔인하기까지 하다. 물론 세상엔 별의 별 놈들이 다 살고 있겠지만, 최소한 영화 속 인물들은 각자의 행동에 어떤 책임감이나 설명이 붙어 있어야 할 텐데 이 영화에선 그런 부분이 아예 생략되어 있다. 그냥 사람 자르고, 찌르고, 죽이고 하는 일들에 재미를 느끼는 욕구불만자들이 아니라면, 이 영화에서 뭘 느껴야 하는 건지.

 

 

 

     살인을 다루는 영화에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과잉’은 종종 불쾌함을 유발하곤 한다. 어차피 사람 잡아 죽이는데 ‘적당한 선’이 어디 있겠느냐 만은, 적어도 이런 식은 아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정치경제학 (축약본)
헨리 조지 지음, 린디 데이비스 축약, 김윤상 옮김 / 아름다운땅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1. 요약      

 

     저자는 정치경제학이란 인위적으로 구성된(임의적인) 것이 아니라, 마치 자연처럼 원래 있었던 어떤 경제적 원리(자연법)를 정리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경제학적 원리들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더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은 원래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전제 아래 경제학의 기본 원리들에 관한 통속적인 이해를 비판한다. 예를 들어 자본을 부와 동일시하는 행태는 문제가 있으며 사실 자본은 부의 한 형태, 일부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생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토지와 노동이라는 것, 또 분배는 생산과 구별되는 별도의 요소가 아니라 생산의 한 형태라는 것이다.

 

     저자는 경제구조에 있어서 토지와 노동의 가치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부의 한 형태/일부일 뿐인 자본(자본가)이 생산에서 얻는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는 인위적인 것으로, 때문에 정당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2. 감상평    

 

     부(富)란 본질적으로 토지에 노동을 투입한 결과로 얻는 것이라는 통찰이 인상적이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분명해서 누구도 쉽게 이의를 달 수 없는 명제다. 토지는 공기나 물처럼 처음부터 주어진 것으로 모든 생산의 기본을 이루는 요소고, 여기에 노동을 더할 때 생산물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생산해 낸 생산물은 실제로 노동을 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원칙적으로 옳다.

 

     하지만 오늘날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은 이와 많이 다른데, 실제로는 생산의 결과물의 일종으로 그 자체로는 아무 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자본(가)이 생산물의 상당부분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토지가 특정인에게 독점적으로 소유되고 있는, 즉 토지소유구조의 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흐름을 망가뜨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부동산투기는 여기에서 직접적으로 파생되는 문제 중 하나일 뿐이고, 지나치게 높은 지대(地代)의 문제는 단지 농업이나 임업과 같은 1차 산업만이 아니라 경제 생태계 안의 다른 제조업들에도 심각한 어려움을 가져오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역시나 토지소유구조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한데, 저자가 지적하는 것처럼 소위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 문제를 건드리지 않은 채 복잡하고 어려운 용어들로 현실의 문제를 가린 채 변죽만 울려대고 있으니..

 

     축약본이고, 또 100년 전에 쓴 책이다 보니 좀 예스러운 글투가 보이기도 해서 책 전체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기엔 제한되는 점도 좀 있었지만,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에 대한 단순하고 명쾌한 저자의 진단에서 탁월함을 느끼기에는 어렵지 않다. 읽어볼 만한 책.

 

 

     참, 책을 서둘러 만들었는지, 곳곳에 수정해야 할 부분을 가리키는 화살표와 수정 이전의 원고가 그대로 찍혀 나와 있다. 좀 더 세심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붙잡혀 있다.

 

- 이용규, 『더 내려놓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