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마마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 제시카 차스테인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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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아내를 죽이고 한 살, 세 살의 어린 두 딸을 데리고 도망친 제프리. 우연한 사고로 산 속에서 길을 잃고 버려진 오두막으로 들어가게 된 세 사람. 그 후로 그들의 행방은 묘현해졌고 그렇게 시간은 5년이 흐른다. 제프리의 동생 루카스는 행방불명된 형과 조카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하던 중 마침내 오두막에서 두 자매를 발견한다. 놀라운 건 그들을 돌봐주는 이가 아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매는 무사히 살아 있었던 것. 제프리는 그들을 데리고 와 돌보기 시작했고, 자매도 서서히 새로운 삶에 적응이 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누가 그들을 키웠던 걸까? 어린 시절 엄마를 잃었던 자매는 자꾸 ‘마마’라고 부르는 미지의 존재에 관해 언급하기 시작했고, 루카스의 집에서는 계속해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2. 감상평 。。。。。。。   

 

    오래 전 죽었지만, 자신의 아이를 잊지 못하고 귀신이 되어 오두막에 남겨진 어린 아이들을 키운 어머니. 아이들은 그녀를 '마마‘라고 부르게 된다. 한 편의 동화나 민담을 읽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배경과 인물 이름만 좀 바꾸면 우리니라 지방 어딘가에서 전해져 온 전설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모성애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자연히 영화 속 ‘마마’의 성격은, 평범한 귀신영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무조건적인 악으로 묘사되기 보다는, 모성애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위해가 될 만한 사람들을 죽이는 (일종의 정상참작이 가능한?) 존재로 그려진다. 때문에 영화 중반쯤 진행되었을 땐, 결말부에 귀신에게 인정을 호소하며 사정해서 주인공들이 평화를 얻겠구나 싶은 예상이 들었고, 결말은 비슷했다. 익숙한 설정이 익숙한 결말을 낳은 케이스.

 

 

    요새 나오는 공포영화들처럼 자극적인 영상을 만드는 데만 쓸데없이 돈을 쓰는 길은 택하지 않았다. (뭐 영화 자체가 블록버스터 급은 아니니까) 시종일관 어두운 배경은 저예산적인 세트를 가리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공포를 자아내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기능을 의도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화면이 조금만 더 밝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 그리고 집 안에서 찍은 장면에서 두세 차례에 걸쳐서 이미 창문 밖은 환하게 밝았는데 시간이 늦었다며 자라고 말하는 모습이 등장하는 등 세심한 부분이 좀 아쉽다.

 

     두 명의 아역배우의 연기는 이 영화를 지탱시키는 중요한 기둥 중 하나였다. 나이는 어리지만 맡은 배역을 아주 실감나게 연기해낸다.(빅토리아 역의 아역배우는 ‘미수다’에 나왔던 ‘따루’를 자꾸 떠올리게 해서 재미있었다) 대신 연출이 - 인물의 성격 묘사라든지, 사건의 전개를 좀 더 흥미롭게 만들지 못했다든지 하는 - 아쉽게 느껴진다. 사실 초반에 아이들이 그린 벽화가 등장할 때만도 꽤나 흥미롭게 진행되겠구나 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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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참된 승리는

부흥회에서 나타나지 않고 평범한 삶에서 나타납니다.

 

- 오스왈드 챔버스, 『주님은 나의 최고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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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내려놓음 -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은혜 이용규 저서 시리즈
이용규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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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내려놓음』이라는 책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자신의 선교 사역에 은혜를 주셨는지를 나누며, 그분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던 저자가, 비슷한 이름의 또 다른 책을 써냈다. 이번 책은 자기애(自己愛)와 자기의(自己義)라는 두 가지를 키워드로 삼아, 자신을 사랑함으로 내려놓지 못했던 것들, 또 자신의 의로움을 인정받고 싶어서 풀지 못했던 것들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내용을, 자신의 경험을 재료 삼아 풀어놓는다.

 

 

2. 감상평    

 

     책이 나온 지는 꽤 시간이 흘렀는데 이제야 읽게 되었다. 앞서의 책이 출판된 지 일 년 반 만에 또 다른 책을 출간할 수 있었던 걸 보면(그것도 대충이 아니라 많은 생각과 독자의 이해도까지 고려하면서), 인품이나 사역을 위한 준비만이 아니라 저자로서의 자질 또한 잘 갖춰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저자가 쓴 앞서의 책에 관한 서평에서 지나치게 개임의 경험에 감동을 받고 그에 의지하는 신앙생활을 하게 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에 관해 살짝 우려를 표했었는데, 이번 책의 경우는 그런 부분이 조금은 보완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책이 일종의 ‘간증’의 성격을 띠고 있는지라 저자 자신의 경험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은 같지만, 앞서의 책처럼 비슷한 내용의 단순반복이 아니라 주제와 항목별로 구분해 단조로움을 줄였고, 여기에 성경의 내용들을 중심으로 한 교훈을 설명하는 부분까지 더해지고 있어서 경험으로만 모든 것을 해석하려는 위험에서 벗어나고 있다. 다행히 저자의 성경 해석은 정통적인 해석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사역자로서 겪었던 어려움과 그 극복과정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많은 준비 그 이상의 무엇이 없으면 도저히 해결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있는데, 저자는 그 때마다 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그분을 붙잡는다.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면 그분이 우리의 길을 인도하시리라는 성경의 약속(잠 3:6)이 어떻게 실제로 이루어지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오랜만에 추천할 만한 책을 만났다.

 

 

 

     덧. 부활 이후 갈릴리로 간 베드로에 관한 저자의 설명(202)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다. 저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으라고 했는데 베드로는 갈릴리로 도망갔다는 일반적인 오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는 행 1:4의 기록과 혼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행 1:4은 부활 후 승천하기 직전 하신 말씀으로, 갈릴리로 돌아간 이후에 하신 말씀이다). 제자들이 갈릴리로 간 것은 이미 이전에 예수님께서 여러 차례에 걸쳐 부활 후 제자들보다 먼저 갈릴리에 가실 것이라고 하셨기 때문이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본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예수님이 먼저 갈릴리로 가실 것이라는 말씀을 전해야 했다. 게다가 제자들이 예수님을 갈릴리에서 만난 건, 요한의 기록에 따르면 세 번째 나타나셨던 일로, 저자가 낭만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배신한 제자들을 책망하지 않으시는 예수님’에 관한 이미지는 사실 이전의 만남에서 해소되었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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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승 감독, 장영남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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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열 살짜리 딸아이가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버려진 것을 알게 된 영남(장영남). 아이가 밤이 될 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경찰 지구대에 신고를 하러 갔지만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금방 돌아올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던 경찰과 싸우다 나오던 길이었다. 서둘러 아이를 들쳐 엎고 병원에 가지만, 유명한 의사인 전남편은 자신의 평판이 떨어질까 걱정하며 서둘러 아이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라고만 재촉하고, 사건을 맡은 마 형사(마동석)는 계속해서 수사중이라며 집에 가서 기다리라고만 말한다.


     자기 손으로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선 영남. 하지만 경찰들은 다 잡은 그를 놓쳐버리고는 분통 터져 하고 있는 영남을 향해 도리어 수사를 방해한다고 핀잔을 준다. 결국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심부름센터를 통해 범인을 잡아 직접 딸의 복수를 하는 것뿐이었다.



2. 감상평 。。。。。。。   


     최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이 충격적인 사건을 다뤘다. 한 중견기업 회장 부인이 남편의 외도상대라고 의심하던 여대생을 청부살해하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음에도,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형집행정지를 얻어내 병원 특실에서 자유롭게 외출까지 하며 지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대충 봐도 돈을 받고 허위 진단서를 끊어준 의사와 형집행정지를 청구해준 검사의 말도 안 되는 작당질이다.


     이런 사건들이 밝혀질 때마다 사람들은 유전무죄니 하며 그 불의에 대해 분노하곤 한다. 근데 자본주의란 게 원래 그런 거다. 이름에서부터 자본, 즉 돈을 최고 정점에 놓은 채 사고하고 결정하는 것을 제일로 여기겠다는 의지가 표출되어 있지 않던가. 결국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더 많은 돈을 가진 자가 절대 우위에 올라서게 되고, 반대로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서민들은 사회의 하층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이 영화 속 소시민 중 한 명인 ‘아줌마’도 결국 그런 ‘공정한 사회’의 구조적인 희생자다. 초등학생 딸이 강간을 당했는데도 그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사적 복수를 금지하고 이에 대한 전권을 독점하고 있는 국가권력은 그녀에게 그냥 기다리라고만 할 뿐이다. 그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철저한 약자, 그래서 쉽게 무시해도 되는 존재였으니까.


     결국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다시 돈을 통해 힘을 획득하는 것밖에 없었다. 적어도 돈이 있으면 쉽게 범인을 잠을 수도,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복수를 할 수도 있는 사회가 또 자본주의 사회니까. 감독은 그렇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생살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그래서 마음이 좀 불편하기까지 한다. (원래 진실은 불편한 법이다.)



     주연을 맡은 장영남의 연기력이나 따로 뭐라고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명품이다. 그녀의 표정만으로도 내용이 전달될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시간대가 서로 다른 사건을 잘라 절묘하게 배치하는 감독의 역량도 나쁘지 않다. 다만 그리 길지 않은 상영시간 안에 직접적인 복수 이외의 결말을 담아내기엔 부족했던 건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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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과 황제 - 1453년 비잔틴 제국 최후의 날, 세계를 바꾼 리더십의 격돌
김형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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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이미 많은 작품으로도 만들어졌던 1453년의 콘스탄티노플 함락을 다룬 책이다. 앞뒤에 붙은 잡다한 부분들을 빼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 첫 번째 부분은 며칠 동안 계속된 오스만 제국의 메흐메트 2세가 동로마제국(비잔틴 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키는 과정을 간략하게 서술하는 부분이고, 두 번째는 가상의 비망록(로마의 황제와 오스만의 술탄이 각각 남긴 것으로 상정된)을 근거로 당시 상황에 대한 허구적 재구성을 다루는 부분이다. 끝으로 세 번째는 저자 자신이 현지 조사를 하며 보고 느꼈던 내용들을 일종의 기행문식으로 짧게 남긴 이야기다.

 

 

2. 감상평   

 

     저자 이름이 어딘가 낯이 익다 했더니, 민자당 때부터 신한국당, 한나라당, 그리고 최근에는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꾼 그 정당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하다가 마지막엔 국회의장까지 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그의 정치인으로서의 이력에 대한 호불호는 뒤로하고라도, 그런 정치인 출신이 이런 역사 관련 서적을 냈다는 게 흥미롭다.

 

    책 자체만 두고 볼 때, 우선 저자는 본문의 구성 방식, 그러니까 비잔틴의 마지막 황제가 적어 놓은 비망록이 발견되고 이에 메흐메드 2세가 그의 비망록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놓았다는 것을 가장 특별한 점으로 꼽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식의 가상의 책을 상정하는 방식이 처음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이미 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한 시오노 나나미도 ‘콘스탄티노플 함락’이라는 책에서 유사한 방식을 사용한 바 있다), 그렇게 가상으로 만들어 낸 비망록의 내용도 실제로 황제나 술탄이 썼음직한 것보다는 그냥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현대의 저자가 썼다고밖에 볼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서술적이고, 부수적인 내용들이 자주 보인다.

 

     콘스탄티노플 함락은 오랫동안 기독교 문화를 꽃피웠던 유럽 중심의 시대가 저물고, 이슬람교에 기반한 세력이 유럽에 큰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리는 중요한 사건이다. 물론 이미 그 이전에도 이슬람 문명의 침투는 시작되었지만, 서로마 제국이 함락된 이후 로마 제국의 정통성을 이어받고 있다고 자부했던 동로마 제국의 수도가 술탄에게 정복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큰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일이니까. 하지만 이 책에선 사건 그 자체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그 사건이 좀 더 큰 맥락에서 주는 의미를 제대로 부각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남아 있는 자료들을 연구해서 역사적 사실을 최대한 실감나게 살려내려고 노력했던 부분은 인정하지만, ‘역사적인 주제의식을 참신한 문체와 다양한 형식 속에 용해하고 있다’거나(이어령), ‘콘스탄티노플 함락 전후사를 다룬 지금까지의 저서 중 단연 최고의 작품’(이희수)라는 추천사는 받을 정도일까 싶다. 이름도 꽤나 알려진 교수들인데 저자랑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이런 책임감 없는 추천사를 남발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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