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중국 송나라 대, 명장 양업은 나라를 여러 번 외적들로부터 지켜낸 이름 높은 장군이다. 또 다시 요나라의 대군이 침략을 해왔고, 황제는 양업과 앙숙인 반공에게 총사령관의 직책을 맡기고는 양업에게 그를 보좌하게 하는 희대의 멍청한 명령을 내린다. 결국 반공의 계략에 의해 적진에 고립된 양업은 치명적인 부상까지 입게 된다.
아버지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은 양업의 일곱 아들들은 사병들을 이끌고 아버지를 구하러 가지만, 적장인 야율원에 의해 하나씩 쓰러지고 만다. 아버지의 시신이라도 업고 돌아가려는 여섯째 연소는 야율원과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

2. 감상평 。。。。。。。
그저 그런 뻔한 중국 무협물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고 적들의 화살과 창은 모두 주인공을 피해가는 환타지 강한 장면들이 아니라, 초전부터 창에 찔리고, 화살에 맞아 부상을 입으면서도 끝까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아들들의 리얼한(물론 다들 일당오십 정도는 되는 히어로들이긴 하지만) 장면들을 담아내고 있고, 스토리도 이리저리 헤매지 않고 딱 충효(忠孝)에 맞춰진다.
중국 민간설화에서 양씨 가문은 충효의 표본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최근에 봤던 영화 중에서도 ‘양문여장’이라는, 이 양씨 가문의 며느리마저 무용(武勇)과 충성을 겸비했다는 내용의(물론 이 여인은 실제 인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영화가 있을 정도니까. 흥미로운 건 양업 자신도 망국(亡國)인 북한(北漢)의 장군 출신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가 활동하던 시기 자체가 송이라는 나라가 새롭게 건국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니 처음부터 송나라 백성 따위는 없는 게 당연하긴 하지만, 북한에서 송으로 귀순한 그가 송 조정을 위해 목숨을 바쳐 충성한다는 이야기는, 새로운 나라에 정착하게 된 이탈주민이 자신의 불안한 신분을 커버하기 위해 정착한 나라에 과잉충성을 보이는 케이스가 떠오른다. 요새도 뭐 탈북자 출신들이 북쪽으로 전단지 뿌린다고, 김정은 때려잡아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의심 받지 않으려면 더욱 자신의 과거에 대한 적개심을 보여야 하는 이치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진가곡 전투가 986년이고, 약간 후인 999년에는 포청천으로 유명한 포증이 태어나니, 송으로서는 건국 초기부터 꽤나 괜찮은 인물들이 연달아 태어난 셈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도 그리 오랫동안 평화를 유지시켜주지는 못했고, 양업과 그의 아들들이 지키고자 했던 송은 거란족(요나라)의 침입을 막기 위해 동맹을 맺었던 여진족(금나라)의 위세에 눌려 한참 남쪽으로 후퇴해 남송을 이루게 된다. 이게 1127년이니 960년에 세워진 송은 170년도 못 버텼던 것이다.

암튼 뭐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서.. 양업의 일곱 아들들은 너무 많아서 솔직히 다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수염도 없고, 그냥 다들 매끈한 얼굴로 어필하려는 것 같아서 말이지. 다들 클로즈업 제대로 받고 싶다는 욕구 표출? 반면 영상 자체는 감독이 신경 쓴 티가 난다. 인물들의 움직임이나 배경들, 특별히 색채감 등은 눈에 띈다. 특히 갈대밭에서 활 한 자루를 들고 벌인 일대일 대결은 그냥 멋지다!
딱 깔끔하게 볼 수 있는 정도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