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도저히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를 위해 춤이 필요하다는 말을 남긴 유명한 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작품세계를 영화화 했다. 사랑과 슬픔, 기쁨과 자유 같은 인간 고유의 기본적인 정서들을 격정적으로 표현하는 그녀의 대표작품들을 영상으로 옮겨, 영화 전체가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2. 감상평 。。。。。。。     

 

     영화 속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춤이란 게 원래 의사소통의 한 가지 방식이다. 말이란 게 정확할 것 같지만, 또 그렇지만도 않은 게 말하는 사람의 진짜 의도가 자주 곡해되기도 하니까. 예를 들면 극단적으로 말의 내용만을 남기고 모든 것을 제거해 버린 ‘문자메시지(SMS)'로만 어떤 중요한 내용을 전달하려는 사람은 의사소통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이다. 직접 상대를 마주하고 이야기 할 때 드러나는 비언어적인 표현들까지 더해지면 좀 덜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무엇엔가 압도되는 경험이나 감격, 터져 나오는 감정과 같은 것들을 위해서는 말이 최상의 도구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깊은 종교적 체험에는 꼭 춤이 함께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현대무용에 관해서 딱히 아는 게 없지만, 영화 속 무용단의 춤을 보면서 그들이 표현하려고 애쓰고 있는 감정과 내용이 깊게 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말로 하는 무엇보다 그 깊이가 달랐다. 다만 그 전달의 양과 폭의 깊음과는 반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정확도에 대해서는 좀 부족하다는 느낌도 사실. 여전히 이지적인 쪽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나였다.

 

 

 

     사람의 몸이, 그리고 몸의 움직임이 이렇게도 예쁘고 아름다울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영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줄거리 。。。。。。。     

 

     강간, 살인 혐의로 복역하던 중 가석방 된 왕원양. 출소 후 한 여자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고, 얼마 후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그 여자의 아버지가 시체로 발견된다. 베타랑 형사인 임반장은 사건을 추적하던 중 살해된 사내에게 죽은 딸이 한 명 있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 대한 강간, 살인 혐의로 체포된 이가 왕원양이었다. 모든 증거는 왕원양이 죽은 피아니스트의 살인범이라고 지목하고 있었지만, 임반장은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음을 느꼈고,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약간 투박한 느낌의 홍콩 영화. 확실히 요즈음의 홍콩영화는 동양적 정서와 헐리우드의 기법 사이에서 길을 잃은 듯하다. 폭력에 대한 묘사는 유럽식의 하드코어에 가까워지는 듯하면서도 종종 약간은 어이없을 정도의 단순한 처리가 보이기도 한다. 뭐 워낙에 국제적인 도시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소재들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데, 이게 잘 하면 독특한 매력이 될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최근의 영화들에서는 그냥 어색함, 혹은 엉성함이 좀 더 느껴진다.

 

 

     스릴러를 표방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정보들은 이런 종류의 영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사건의 진실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어찌됐건 보이는 게 전부라면 굳이 영화라고 할 필요도 없을 테니 말이다. 필연적으로 뭔가 반전이나 진실의 드러남 같은 게 있을 텐데, 뭔가 제대로 만들고 싶었다면 초반에 쏟아 놓았던 단서들이 가리키는 대상에서 또 한 번 뒤집어주는 뭔가가 있을 법도 했는데 아쉽다.

 

     이 와중에서도 두 명의 주연 배우들의 선 굵은 연기력은 볼만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가 좀 올드한 느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게으름 - 거룩한 삶의 은밀한 대적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게으름이라는 악덕에 대한 영적인 분석과 통찰이 가득 담긴 책이다. 저자는 게으름의 본질이 자기사랑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게으름이 사람들의 삶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력들을 분석한다.(1부) 나아가 2부에서는 게으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에 관해서 차분히 설명하고 있다.

 

 

2. 감상평 。。。。。。。     

 

     청교도식의 글쓰기로 유명한 저자의 책이다. 때문에 종종 길을 잃을 정도로 깊숙하게 주제에 천착하는 방식의 글쓰기로 인해 읽기가 쉽지 않은 책들인 경우도 많은데, 이 책은 그보다는 훨씬 쉽고 간결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발행연도를 보니 출판된 지는 꽤 됐는데 이제야 손에 들고 읽는다. 좀 더 일찍 읽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좋은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나태함을 영적인 차원으로 분석하는 시도가 신선했다. 물론 게으름의 반대 의미로서의 부지런함이 더 좋은 것이라는 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동의를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생산성이나 효율과 같은 산업적이고 유물론적인 차원에서 하는 접근이 전부인 경우가 많았고, 뭐 상황은 교회 안에서도 비슷했다. 특별히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결국 이 문제는 일과 쉼에 대한 성경적 관점이 무엇이냐에 좌우되는 문제였는데도 말이다.

 

     저자의 치밀한 분석적 글쓰기는 이번 주제에는 정확히 어울렸고, 결과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유보의 여지를 처음부터 남겨두지 않는다. 책을 읽고 옳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하거나, 무시하거나 둘 중 하나다.

 

 

     최근의 나태함에 대해 반성하게 만든 책. 좋은 책이란 이런 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씀’이라 일컬음 받는 분에게 중심을 둔 종교가

그 말씀에 있어 지극히 허술한 종교가 되어가고 있다는 게

참 재미있지 않은가?

 

단순히 교리적 용어들에 대한 거부감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무분별한 혹은 과도하게 감상적인 노래,

말씀이신 주님에 대해 증거하는 성경 말씀에 대한 무지,

말씀에 대한 우리 믿음을 주변 세상에 전하고자 할 때

시각적인 수단에 더 많이 의지하는 현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가치관과 이념에 상반되는 음성으로

말씀하시는 하나님께 귀 기울일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 마르바 던, 『언어의 영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Summary 。。。。。。。   

 

     바닷가의 한 횟집으로 잡혀 온 고등어 한 마리. 횟집의 수족관 안에는 언제 잡혀 회 접시에 올라갈지 모르는 다른 물고기들이 있었다. 나름의 법칙과 위계질서를 가지고 최장수 생선인 올드 넙치의 지도 아래 사람들이 지나갈 때면 죽은 척 하는 방식으로 질긴 삶을 이어오던 물고기들은, 바다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고등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끊임없이 자유로운 바다로의 탈출을 꿈꾸는 고등어, 그리고 올드 넙치의 숨겨진 과거. 고등어는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2. Review 。。。。。。。     

 

     근본적인 변화에 다한 소망이 사라진 시대, 2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현실은 그 증거다. 그저 죽은 척하고 현실에 순응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전술이 되어버린 세상만큼 절망적인 상황도 또 없을 것이다. 영화는 바로 이런 현실을 횟집 수족관이라는 작은 공간을 통해 매우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딱히 처지가 별로 다르지도 않으면서 그 안에서 위계질서를 만들고, 관상용과 식용의 차이를 운운하는 어리석은 모습은 딱히 현실과도 다르지 않다.

 

     영화는 그런 현실을 극복하는 인물로 바다로 돌아가기를 추구하고 동료 물고기들을 설득하는 고등어를 내세운다. 좀 아프고 힘들더라도 현실을 바꾸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메시지다. 그저 숨을 쉬는 게 사는 게 아니라, 사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 물론 언제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현실론의 강력한 반박을 물리치는 게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또 누군가는 저 앞에서 사람답게 사는 것에 대해 외쳐주기를 바라는 게 우리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보면 살아 있는 생선을 그대로 먹는 식습관에 대한 반대 혹은 단순히 바다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고등어의 이야기가 담긴 우화, 하지만 잘 보면 매우 직설적이고 투박한 현실 풍자. 한국 애니메이션 수준이 꽤나 올라왔다는 느낌을 주는 영화이기도 하고. 배경음악이 좀 많이 슬프다는 게 걸린다. 어차피 현실 자체가 슬픈데 굳이 영화에서까지 슬프고 싶진 않아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