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잘 나가는 CF 감독인 상희. 성공을 위해서 결혼을 하고, 뇌물을 주는 건 딱히 그에게 큰일도 아니었다. 여기에 또 하나, 대단한 여성편력까지... 어찌됐건 그의 작전은 성공해 마침내 장인으로부터 대기업 후계자의 자리를 물려받기 직전의 자리에 오른다.
대망의 후계자 지명을 하루 앞두고 온 문자 한 통. 알고 지내던 감독이 보낸 성접대로 알고 단 한 시간 동안의 일탈로 생각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자신의 섹스 동영상이 촬영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다시 걸려온 여자의 전화. 앞으로 90분 동안 자신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으면, 동영상을 장인에게 보내겠다는 협박. 일을 무마시키기 위해 상희는 90분 동안 정신없이 뛰어다니지만, 과연 결과가 좋을까?
2. 감상평 。。。。。。。
인생을 그렇게 거리낌 없이 방만하게 살아 온 남자가 한 여자에게 잘못 걸려 된통 당하는 이야기. 그럼 이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는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하는 걸까?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에게 걸려온 전화에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상희에게 이입하기엔, 캐릭터 자체가 딱히 불쌍하지도, 그렇다고 절박함도 잘 느껴지지 않고, 그런 상희를 종용하는 혜리의 편이 되기엔 그녀에 관한 정보가 너무 적다. 영화는 그렇게 누구 편에 서기도 어정쩡한 상태로 계속 흘러가는데, 당연히 몰입도가 떨어진다.
여기에 문제는 혜리가 시키는 미션들마저 그다지 진지하지도, 의미가 깊은 것도 아니라는 점. 그녀의 말을 통해서 성상납을 요구하는 남자들이나 그렇게 해서라도 성공하고 싶어 하는 여자들 모두에 대한 냉소를 약간 읽어낼 수는 있지만, 그냥 상희를 고생시키려는 것 말고는 딱히 뭘 위해 그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영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는 모든 사태 뒤에 있는 배경이 드러나는 부분이었을 텐데, 영화는 그 기회마저 내차버린다. 아예 모든 걸 알고 있던 상희의 부인이 남편의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꾸민 것이라는 식이었다면, 그리고 이 사실을 오직 관객과 그녀만 알고 있었다면, 그녀를 이용하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상희에 대한 일종의 통쾌한 복수로 읽어낼 수도 있었을 텐데, 고작...
뜨는 배우 주상욱의 연기는 딱 그 정도였는데, 영화 속 캐릭터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내기 보단, 그냥 주상욱이라는 느낌만 준다. 장미인애의 경우는 뭐.. 열심히 운동은 했는데 연기력은 그닥..
영화가 90분에 끝난 게 다행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