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폭력적인 남편과의 이혼소송. 그리고 급히 구한 허름한 아파트. 메리는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걸려오기 시작한 이상한 전화 한 통은 며칠간 계속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말을 하고 있는 로즈는 자신이 메리보다 과거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통화를 하면서 로즈 역시 남편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메리는, 동병상련의 감정이 느껴졌던지 어느새 위로를 건네게 되고, 다음 날 전화기 속 로즈는 메리의 ‘조언’대로 남편을 처리했다고 말한다. 아마도 그 일은 원래대로라면 자살로 생을 마쳤어야 할 로즈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은 듯하고, 이제 그녀는 메리를 자신의 친구로 놓고 집착하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전화와 같은 도구를 통해 평범한 사람이 과거와 접속하게 된다는 소재는 보통 살랑살랑한 로맨스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반대로 그 전화가 공포로 변해간다. 영화는 전화 속의 상대방이 했던 일들이 하나씩 현재의 주인공에게 일어나면서 점점 고조되는 심리적 공포를 잘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과거의 로즈와 함께 메리를 괴롭히는 또 하나의 적, 즉 전 남편 스티븐의 위협까지도 더하면서 구성상의 단조로움에서도 벗어난다.
영화 속 공포의 근원은 귀신도, 거대한 음모도 아닌 스토킹이다. 로즈와 스티븐 모두 메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녀를 자신의 의지대로 조종하려는 탐욕스러움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스토킹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메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결국은 상대방이 자신의 욕구에 부응해야만 한다는 극단적인 이기심일 뿐. 사실 사생팬이니, 스토킹이니 하는 것들의 본질이 여기에 있다.

다만 이 심리적인 공포감을 좀 더 실감나게 드러낼 수 있는 카메라 기법이나 연출이 아쉽다. 여기에 감독은 전화가 어떻게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게 되었는지와 같은 복잡한 문제는 그냥 건너뛰고 있으며, 이런 설명 부족은 결론부에서도 좀 아쉬운 점으로 작용한다. 결정적으로,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딱히 뭔지 모르겠다는 점은 큰 감점 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