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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베스의 기도 - 내 삶을 기적으로 채우는 기도의 원리
브루스 윌킨슨 지음, 마영례 옮김 / 디모데 / 2001년 2월
평점 :
1. 요약 。。。。。。。
역대상의 계보 속에 단 한 번 등장하는 야베스란 인물과 그의 기도를 분석한 책. 저자는 그가 한 기도를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셨다는 기록을 근거로, 야베스의 기도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를 갖춘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야베스의 기도의 본질은 ① 하나님은 우리가 요청해야만 복을 주실 수 있으며, ② 복을 달라고 구하는 것은 이기적인 기도가 아니라 자연스러우며 당연한 것이고, ③ 더 큰 복을 구하면 그대로 주실 것, 그리고 ④ 주신 복을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 죄의 유혹으로부터 지켜달라고 기도할 필요도 있다는 내용이다.
2. 감상평 。。。。。。。
전에도 한 번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근 10년 만에 다시 한 번 보게 됐다. 그냥 단순한 기복신앙을 담고 있는 책이라는 인상이 강했었지만, 다시 천천히 읽어보니 ‘긍정의 힘’ 종류의 단순한 내용과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책의 중후반부로 넘어가면서 확실히 저자의 관심은 더 폭넓은 사역의 지경에 관한 내용이다. 예컨대 저자는 ‘소위 말하는 아메리칸 드림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가지고 계신 꿈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111)고 말한다. 실제로 후반부에 기도의 응답으로 제시되는 많은 예들은 전도와 사역자들을 키우기 위한 교육들, 그리고 저자 자신의 목회적 활동들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저자는 책의 전반부에서 ‘만일 야베스가 월 스트리트에서 일을 했더라면 그는 아마도 “하나님, 제가 투자한 주식의 가치를 올려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을 것이다’(47)라고 말하고 있다. 주식이 오르는 것과 아메리칸 드림은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앞에서는 긍정적으로 설명하며 관심을 끌어 놓고선 뒤에서 다시 그걸 부정하는 건 좀 정직하지 못한 글쓰기 방식이다.(문제는 독자들은 전반부의 내용을 근거로 이 책을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다)
더 큰 복을 구하고, 받은 은혜를 가지고 하나님을 즐겁게 해 드리는 삶을 살며 스스로도 보람을 찾자는 메시지 자체는 뭐라 할 게 없지만, 저자의 생각 속에는 개인의 욕심과 사역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 보이고, 이럴 경우 욕심이 사역으로 변해가는 긍정적인 과정도 가능하지만, 역으로 사역이 욕심을 위한 것으로 변하는 심각한 상황도 초래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또 하나, 이 책 역시 개인의 경우를 성급하게 일반화시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경건한 성도는 평생 동안 그의 ‘지경’이 고작 해야 몇 사람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저자의 기준에 따르면 그런 사람은 하나님께 제대로 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책망을 받을 만하다. 그럼 고작 해야 지상 사역 내내 수십 명의 사람들을 모으는 데 그치고, 그나마 자신의 최후의 순간에는 핵심적인 열두 명의 제자들마저 자신을 떠나보내게 만들었던 예수님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하나님을 위해 더 큰 일을 하라는 도전은 좋다. 하지만 책 전반에 걸쳐 물량주의의 자취가 지나치게 강하게 느껴지는 건 분명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