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한 여자의 죽음. 검사는 그녀의 남편을 유력한 용의자로 여기고 고발하지만, 변호를 맡은 허당 변호사 호쇼 에미는 무죄를 밝히고자 한다. 사건이 일어날 동안 한 여관에서 가위에 눌려 있었다는 피의자. 직접 여관을 찾아간 에미는 마침내 사내 위에 올라타고 있었더는 패전 무사의 유령을 만나게 되고, 그를 이번 재판의 증인으로 삼고자 한다. 사상 초유의 재판에 사람들의 관심은 급격히 집중되고..
2. 감상평 。。。。。。。
시종일관 웃으며 볼 수 있는 괜찮은 코미디 영화. 유령을 법정에 세우겠다는 발상 자체도 독특했지만,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유쾌하다. 사고뭉치에 하는 일마다 뭔가 나사가 빠진 것처럼 어리숙한 주인공 호쇼 에미의 캐릭터는 영화 전체에 가벼운 리듬감을 넣어주고, 패전무사 로쿠베는 본격적인 유머 코드를 담당해서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영화가 빠지기 쉬운 함정인, 밑도 끝도 없는 개그 욕심에 스토리가 희생되는 일 따위는 없었으니 감독이 나름 애를 썼다. 일본에서는 꽤나 상도 많이 탔다고 하니까. 다만 호쇼 에미와 그의 남편의 재결합 이야기는 그냥 엔딩 크레딧으로만 보게 되는 거였나?

반복해서 말하지만, 유령을 재판에 세운다는 황당한 설정이 이 영화의 중심 소재다. 언뜻 대단히 어이없는 내용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생각해 보면 현실의 재판 중에는 이보다 훨씬 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가. 돈 백 만원을 훔쳐서 감옥에 가는 사람은 많아도 천억을 훔쳤다고 감옥에 가는 사람은 없다는 어떤 책의 말처럼, 돈이면 얼마든지 처벌을 피하거나 줄일 수 있고, 술을 마시면 어떤 심각한 범죄라도 감형이 되고, 충동적이라면 또 줄고, 어려운 어린시절과 초범이라는 댓구가 들어갈수록 점점 내려가는 형량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나라니까. 아니 뭐 그 전에 “힘 있는 분들”이라면 아예 제대로 기소부터 안 될 테고. 어쩌면 우리는 유령이 참여하는 것보다 훨씬 더 황당한 재판들을 매일매일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엔 자연스러운 감동까지도 신경 쓴, 지나치지 않고 유쾌한 영화.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