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인권을 주제로 한 다섯 편의 단편 영화들을 모아 놓은 옴니버스 영화. 탈북자들에 대한 편견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다룬 <이빨 두 개>,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가 겪어내야 하는 한국 사회의 찝찝한 뒷면에 관한 이야기 <니마>, 직장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면서도 도리어 꽃뱀으로 몰아가는 경찰과 주변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백문백답>, 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가 이삿짐 배달 중 일어난 도난사건과 얽혀 들어가는 이야기 <바나나 쉐이크>, 그리고 마지막으로 산부인과에서 일어난 유산과 도난 사건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부부를 문제 있는 쪽으로 몰고 가는 병원과 인터넷의 만행을 그리는 <진실을 위하여>가 구성내용.
2. 감상평 。。。。。。。
최근 들어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길에서 만난 세상』이라는 책을 읽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던 차에, 다시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현병철 위원장이 들어선 후 정부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시와 침묵으로 일관하며 망가진 위원회지만, 그래도 꾸준히 이런 영화들을 만들고 있었다니 아주 쓸모없는 짓만 한 건 아니었나보다.
일반적인 독립영화의 수준은 상회하는 탄탄한 기본 전개를 가지고 있다. 물론 옴니버스라는 특성 상, 각각의 단편들마다 수준은 조금씩 달라진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마찬가지인데, 주로 아마추어 배우들이 출연한 <이빨 두 개>나 <니마>는 조금 어색한 느낌도 있었지만, 김현주(백문백답)나 심이영(진실을 위하여) 등이 등장하는 작품들은 또 대단히 프로페셔널한 모습이다.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인권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하늘 아래 똑같은 인간인데도, 인간이란 종족들은 얼마나 추잡한 본성을 지니고 있는지 피부색이 다르고, 성별이 다르고, 출신이 다르다는 이유로 바로 옆에 살고 있는 그들을 쉽게 무시하고 모른 척 한다. 영화는 우리 사회의 그런 불편한 모습들을 때로는 직설적으로, 또 때로는 은근하게 그려내고 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보는 게 화가 나고 불편했지만, 그렇다고 외면만 해서는 아무 것도 변하는 게 없는 거니까.
인권이라는 무겁게 느껴지는 소재를 생각보다 쉽게 풀어낸,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