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문단을 대표하는 천재적인 시인 이적요. 그를 늘 따라다니며 제자요 조수 역할을 하던 서지우는 최근 출간한 소설이 대대적인 히트를 하면서 최근 주가상승중이다. 어느 날 이적요의 집에 나타난 은교라는 여고생. 가정학대로 상처받고 적요에게서 치유를 받고자 하는 은교와, 그런 은교를 통해 자신의 늙음에 대한 극복을 기대하는 적요, 스승에 대한 존경과 자신에 대한 열등감 사이를 오고가며 은교를 빼앗고자 하는 지우. 이 묘한 삼각관계의 이야기.
2. 감상평 。。。。。。。
생각했던 것보다 잘 만들었다. 일단 주요 등장인물 세 명의 성격이 입체적이기 때문에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감이 유지된다. 각각의 인물 하나하나에 몰입하면서 이야기를 따라 가게 되니 수준급의 연출이다. 물론 원작 이야기 자체가 탄탄한 것도 한 몫 했을 것이고.
배우들의 연기도 역시 수준급. 김고은의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과 김무열의 점점 익어가는 실력, 그리고 박해일의 열연이다. 다만 박해일의 경우 원래의 그를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노인 연기가 조금 어색해보였다. 특히 아무리 흉내를 내려고 해도 음성은 쉽게 바꿀 수가 없는 거니까.

연출과 연기와는 별도로 영화의 주제나 방향에 대해서는 좀 다른 평가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단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이슈가 되었던 노출장면. 당연히 관계자들은 필수적 운운하겠지만, 정말 그런 걸까? 적당히 홍보와 흥행을 위해 일부러 연출한 거라는 게 좀 더 정확하지 않을까? 여고생으로 출연하는 배우의 몸을 핥듯이 조명하는 반복적인 카메라 워크는 확실히 자극적인 영상을 강조하는 거였지 뭐. 굳이 그렇게 안했어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말이다.
로리타 콤플렉스를 들먹이며 어린 여자의 몸에 대한 늙은 남자의 집착을 정상적이고 당연한 무엇으로 설명하려는 진화심리학적 관점 따위는 처음부터 불편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런 소리를 태연히 말하는 대담함도 놀랍고, 여성의 몸을 욕망의 대상으로만 보려는 그 철저한 남성우월주의적 시각도 참 보기 싫다. 물론 이 영화가 그런 시각만을 담고 있다고 평가절하 하는 건 좀 억울한 면이 있을테지만, 영화화 하면서 그런 시각이 부각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도 거짓말이 아닐까.

뭐..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탁월하다고까지 말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주말 오전 남자 혼자 보기엔 잘 맞지 않는 영화. ㅋㅋ